"신생아에 국가가 1억 투자… 학업·주거·노후자산 마련" [정책&인물]
이광재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국부펀드·국민연금 등 활용
정부가 국민 자산 형성 지원
국민이 AI시대 富의 주주 돼야
"이제 아빠, 엄마 찬스가 아니라 국가 찬스입니다. 금수저, 은수저가 아니라 '국가수저'를 만들어보자는 겁니다."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국부펀드와 연기금 등을 활용해 국민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투자국가' 구상을 내놨다. "돈을 쓰는 정부에서 돈을 버는 정부로, 보조금 경제에서 투자 경제로 전환하자"는 게 핵심이다. 예결위원장은 국가 1년 살림살이를 최종적으로 조율, 심사하는 핵심 요직이다. 여당 소속이지만 예산, 기금 운용 등에서 노출되는 여야 간 이견의 최종 조정자이기도 하다.
이 위원장의 이 같은 문제의식은 인공지능(AI) 시대의 자산 격차에 대한 우려에서 출발한다. 이 위원장은 "AI 혁명은 엄청난 생산성과 부를 가져오겠지만 대부분은 빅테크와 자본이 가져갈 것"이라며 "국민이 AI 시대 부의 원천적인 주주가 돼야 자기 삶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구체화한 정책이 국부펀드를 활용한 '국민생애기본자산'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가 1억원을 투자하고 장기간 운용해 청년기의 학업·주거·창업 자금과 노후자산을 마련해주는 방식이다. 연 7% 수익률을 가정하면 20세에 약 3억8600만원이 되고, 이 가운데 1억원을 사용한 뒤 나머지를 65세까지 운용하면 약 60억원이 된다는 계산이다. 이 중 40억원은 개인의 노후자산으로 활용하고 20억원은 국고로 환수해 다음 세대에 재투자한다는 생각이다.
제도 설계에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그는 "1억원을 해야 하는지 5000만원을 해야 하는지, 7%가 아니라 6%로 운용되면 어떻게 되는지 충분한 논쟁이 필요하다"고 했다. 재원으로는 예산 일부와 불용액, 공공 보유 주식 배당금 등을 거론했다. 내달 초 국회 세미나를 통해 공론화에 나설 예정이다.
재정 운용의 틀도 바꿔야 한다고 봤다. 정부 예산 약 800조원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연기금 1500조원, 국공유자산 3500조원, 시장자금 약 8000조원 등 국가의 '4개 돈주머니'를 함께 활용하자고 했다. 그는 "주택 문제 하나만 보더라도 일반회계와 연기금, 국공유자산, 금융기법을 한꺼번에 활용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합적으로 보는 국가 시스템이 없다"고 짚었다.
이런 접근은 주택정책으로 이어진다. 10억원짜리 주택이라면 개인이 우선 2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지분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보유한 뒤 소득에 따라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지분적립형 주택이다. 이 위원장은 "집에 인생을 저당 잡혀서 살 수는 없다"며 "새로 조성되는 신도시에서 전체 주택의 10~15%를 지분적립형으로 공급하자"고 제안했다. 정부에도 여러 차례 건의해 정책 반영을 추진 중이다.
국민연금 자산 일부를 국내 주택에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국민연금은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놓고 1%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며 "해외 부동산에 투자해 7% 이익을 낼 것이냐, 국내에 투자해 3~4% 이익을 낼 것이냐를 놓고 보면 후자도 충분히 생각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금 수익률과 안정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걸림돌이다.
지역경제에서는 재정 지원보다 투자에 방점을 찍었다. 부산·울산·경남의 제조업 기반에 피지컬AI를 접목할 '동남권투자공사'가 대표적이다. 지역별 투자공사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대학과 기업·연구기관을 결합하는 '대학도시'를 조성해 지방의 성장동력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2027년도 예산안 심사에서는 주택·출퇴근 교통·중소벤처·보육·문화 분야에 재정을 더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반면 연간 약 40조원에 달한다는 불용액은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AI라는 말 하나로 퍼주는 예산이 많이 있지 않을까"라며 "AI를 활용, 특정 분야의 예산 중복과 낭비를 점검하는 심사를 처음 시도하겠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김형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