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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보험 26% 늘 때… 배상 보험료는 감소 [갈길 먼 해킹 피해구제]

홍예지 기자,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5대 손보사 원수보험료 313억에도
개인정보 배상책임보험료 2.7%↓
임의보험 ‘사이버패키지’에 집중
피해자 배상 재원 확충 효과 미미
"보장 수준 등 실질 구제 점검 필요"

사이버보험 26% 늘 때… 배상 보험료는 감소 [갈길 먼 해킹 피해구제]

금융권을 상대로 연쇄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정보 유출 피해자를 위한 배상 안전망은 뒷걸음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5대 손해보험사의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 보험료 총액은 작년 동기보다 2.7%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들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시 실질적인 피해 구제에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5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사이버보험 원수보험료는 313억4279만원으로 전년 동기 247억9161만원보다 65억5118만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26.4%다. 신계약 건수도 지난해 상반기 2307건에서 올해 상반기 2486건으로 179건 늘어 7.8% 증가했다. 보유계약 건수는 같은 기간 6142건에서 6468건으로 5.3% 늘었다.

그러나 전체 사이버보험 시장의 성장세와 달리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의 배상과 직결되는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은 보험료가 감소했다. 실제로 5대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Ⅰ·Ⅱ의 신계약 건수는 2193건으로 전년 동기 2048건보다 7.1% 증가했지만, 원수보험료는 46억5450만원에서 45억3031만원으로 2.7% 줄었다. 계약 건수는 늘었지만 보험료는 역행한 것이다.

사이버보험은 관련 법령에 따라 가입 의무가 부과되는 의무보험과 기업이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임의보험으로 나뉜다.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사업자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으로 정보주체에 대한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보험이다. 관련 법령에 따라 보험 가입 또는 이에 상응하는 준비금 적립 의무가 부과돼 사업자의 배상책임 이행을 뒷받침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의 보험료 감소에도 전체 사이버보험 시장이 성장한 것은 임의가입형 사이버패키지류 상품이 큰 폭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임의가입형 사이버패키지류 상품군의 올해 상반기 원수보험료는 229억769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0억1011만원보다 69억6686만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43.5%로 전체 사이버보험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사이버패키지류는 자기손해와 제3자 배상책임 등을 묶어 보장하는 상품 및 기타 유사 상품을 포함한다. 개인정보·기업기밀 유출에 따른 배상책임뿐 아니라 네트워크 보안 사고, 데이터 및 시스템 복구, 사고 대응비용 등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사이버 위험을 보장한다.

다만 기업이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가입하는 임의보험인 데다 계약별 담보 구성과 보장한도가 다르다. 이에 따라 사이버패키지류 보험시장의 성장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 대한 배상재원 확충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행 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 의무가입 제도는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가입액과 계약별 보장 수준 등을 함께 살펴보고, 실제 사고 발생 시 피해 구제가 가능한 구조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홍예지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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