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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은 교체하느라 난리인데"… 여기는 4명이 다 터졌다, KIA 살린 '미친 외인 농사'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올러(11승)·네일(13승) 완벽한 원투펀치 가동
정규시즌 팀 전체 승리의 30%인 '24승' 합작
'최형우 공백 지웠다' 타율 0.327·21홈런 카스트로, 득점권 맹타 휘두르며 특급 해결사 안착
실패한 유격수 데일 대신 투수 시라카와 영입 '신의 한 수'
데이터·현장 검증 빛난 스카우트팀

12일 오후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트윈스 대 KIA타이거즈의 경기. 4회 말 무사 1루 상황 KIA 카스트로가 중견수 왼쪽 1루타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트윈스 대 KIA타이거즈의 경기. 4회 말 무사 1루 상황 KIA 카스트로가 중견수 왼쪽 1루타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타선의 심장 최형우와 내야의 사령관 박찬호가 떠났다. 모두가 2026시즌 호랑이 군단의 몰락을 점쳤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정반대였다. KIA 타이거즈는 정규시즌 3위라는 성적표를 거머쥐며 당당히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김도영, 나성범 등 국내 선수들의 분전도 컸지만, 꼴찌 후보를 단숨에 3위로 끌어올린 결정적 원동력은 단연 '외국인 농사 대풍작'이다.

아담 올러, 제임스 네일, 해럴드 카스트로, 그리고 아시아쿼터 시라카와 케이쇼까지. 외국인 선수 한두 명의 부진에도 한 해 농사가 흔들리는 KBO리그 생태계에서, KIA는 사실상 네 장의 카드를 모두 적중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외국인 1선발 아담 올러. 연합뉴스
외국인 1선발 아담 올러. 연합뉴스

가장 눈부신 성과는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한 외국인 원투펀치다. 120만 달러를 투자한 올러는 30경기에 등판해 11승, 평균자책점 3.13, 180탈삼진이라는 압도적인 구위를 뽐냈다. 200만 달러의 사나이 네일 역시 31경기에서 13승,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하며 특유의 스위퍼를 앞세워 선발진을 든든하게 지켰다.

두 선수가 올 시즌 합작한 승수만 무려 24승. KIA가 거둔 정규시즌 79승의 약 30%를 외인 원투펀치가 책임진 셈이다. 특히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진 8월, 두 선수는 등판한 4경기에서 26이닝을 소화하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을 합작해 팀 상승세의 강력한 쌍끌이 엔진 역할을 해냈다.

타선에서는 패트릭 위즈덤을 대신해 합류한 카스트로가 '효자 외인'으로 우뚝 섰다. 당초 홈런 생산력 면에서 의문부호가 붙기도 했으나, 카스트로는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7, 21홈런, 88타점, OPS 0.928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남겼다.

9월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wiz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네일이 5회에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9월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wiz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네일이 5회에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 0.367이 말해주듯 찬스에서 유독 강했다. 지난 9일 NC 다이노스와의 3위 결정전 길목에서도 결정적인 3점포를 쏘아 올리며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최형우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운 카스트로의 활약 덕분에 KIA는 올 시즌 팀 홈런 174개(리그 2위), 장타율 0.435(1위), OPS 0.782(1위)라는 막강한 화력을 뿜어낼 수 있었다.

마지막 퍼즐은 벤치의 과감한 결단이 돋보인 아시아쿼터 시라카와 케이쇼였다. 당초 KIA는 유격수 제리드 데일을 영입해 박찬호의 공백을 지우려 했으나, 시즌 초반 계획이 어긋나자 5월 28일 과감하게 데일을 방출하고 투수 시라카와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시라카와는 팔꿈치 수술 이력이 있었지만, 김잔 전력기획팀장을 비롯한 스카우트진이 현장 관찰과 데이터를 철저히 교차 검증해 구위 회복을 확신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시라카와가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하면서 KIA는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였고, 치열한 순위 경쟁을 끝까지 버텨낼 수 있었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2회 KIA 선발투수 시라카와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2회 KIA 선발투수 시라카와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9월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wiz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카스트로가 6회말 1사 2루에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
9월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wiz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카스트로가 6회말 1사 2루에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KIA는 기존 외국인 선수 3명을 단 한 명도 교체하지 않고 완주한 몇 안 되는 구단이다. 단순히 이름값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한 검증을 거친 프런트의 역량과 벤치의 유연한 대처가 맞물린 결과다.

이제 KIA 앞에는 '집토끼 단속'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놓여 있다. 맹활약을 펼친 올러, 네일, 카스트로의 몸값 상승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외국인 샐러리캡 제한 속에서 이들을 어떻게 잔류시킬지가 내년 시즌 호랑이 군단의 명운을 쥐고 있다.

선수들의 의지만 있다면 KIA는 내년 시즌 이 선수들을 그대로 가져가도 큰 무리가 없다. 그만큼 만족스럽다.

한 가지 팩트는 명확하다. 차·포를 떼고도 3위라는 기적을 쓴 2026시즌 KIA의 가을은 이들 4명의 '외인 판타스틱 4'가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외인 농사 #네일 #올러 #카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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