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 두 차례·흉기 소지·전자발찌…예고된 위험에도 뚫린 안전망 [흉기 난동, 끝없는 참극(中)]
강력범죄 전력에 재범위험성 '높음' 평가까지
경찰, 범죄 전력 파악하고도 구속영장 검토 안 해
전자감독 위반 4차례…기관 간 공조 실효성 도마
[파이낸셜뉴스] 인천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가 과거 두 차례 살인미수 범행을 저지르고 전자감독 준수사항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확인됐다. 범행 일주일 전에는 흉기 소지 혐의로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반복된 강력범죄 전력과 위험 징후에도 범행을 막지 못하면서 경찰의 신병 확보 판단과 법무부 전자감독 체계의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다.
15일 파이낸셜뉴스가 확보한 판결문과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인천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최모씨(59)는 2004년과 2015년 살인미수, 2007년 흉기를 이용한 상해, 2021~2022년 전자감독 준수사항 위반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다수 있었다.
최씨는 이후 해당 여성과 결혼했다가 이혼했으며 2015년 2월 재결합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인천 부평구 자택에서 동일인을 다시 흉기로 위협했다. 피해자가 흉기를 빼앗은 뒤 경찰에 신고했고, 최씨는 이후 다시 흉기를 빼앗아 피해자(전처)의 가슴과 등, 팔 등 6곳을 찔렀다. 경찰관이 삼단봉으로 팔을 내려쳤는데도 공격을 이어가려 했으며 피해자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인천지법은 최씨에게 징역 4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범위험성 평가척도(KORAS-G)는 14점으로 '높음',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는 15점으로 '중간' 수준이었다. 법원은 강력범죄 전력과 동일 피해자에 대한 반복 공격 등을 근거로 재범 위험성을 인정했다. 최씨는 항소심에서 정신과 치료 이력과 음주에 따른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서울고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을 유지했다.
그러나 전자감독 기간에도 준수사항 위반은 이어졌다. 최씨는 2021년 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의 외출제한 명령을 어겼다. 인천지법은 위반 횟수 등을 고려해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보면서도 반성과 재범 방지 다짐 등을 참작해 2022년 11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처럼 강력범죄 전력이 누적됐지만 범행 직전 경찰 수사에서도 신병은 확보되지 않았다. 최씨는 지난 8월부터 병원 진료에 불만을 품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이후 병원 측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흉기 소지에 따른 안전 우려를 제기하자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6일 최씨를 조사한 경찰은 살인미수 전력과 전자발찌 착용 사실을 파악하고도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씨는 범행 당일 중독 상담과 보호관찰관 면담, 복약검사를 받고 점심식사까지 함께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전자장치 훼손이나 준수사항 위반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같은 지도·감독에도 범행이 발생하면서 관리체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경찰과 법무부가 위험 정보를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과 보호관찰소가 정기적인 협의체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협력체계를 상시화할 필요가 있다"며 "위험성이 예상되는 대상자에 대해서는 양 기관이 협력해 맞춤형 위해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호관찰 인력 확충도 과제로 꼽힌다.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보호관찰관 1명이 관리해야 하는 대상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라며 "여러 명을 동시에 관리하다 보면 반복적인 위험 신호가 나타나더라도 그 심각성을 판단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강력범죄 전력이나 재범 가능성만으로 피의자를 구속하기는 어렵다는 법적 한계도 있다. 다만 현행법에서도 구속 사유를 심사할 때 재범 위험성과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를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위험 징후를 종합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속은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 주거 부정 등 피의자 측 사유를 중심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위해 우려를 고려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강력범죄 전과가 있고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다면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최승한 박성현 최은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