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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금지도 못 막은 스토킹 살인…日, 한국식 '전자발찌' 검토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日경찰청, 19일 전문가 첫 회의
고위험 가해자 위치추적·치료 의무화 검토
한국도 범행 못 막은 사례…경보 이후 신속 대응 관건

지난 3월 26일 20대 여성이 스토킹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도쿄 이케부쿠로 포켓몬센터 현장의 모습. 직원들이 현장에서 달아나는 등 분주한 모습이 담겼다. 사진 출처: 엑스 캡처. 뉴시스
지난 3월 26일 20대 여성이 스토킹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도쿄 이케부쿠로 포켓몬센터 현장의 모습. 직원들이 현장에서 달아나는 등 분주한 모습이 담겼다. 사진 출처: 엑스 캡처.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일본이 스토킹 가해자에게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한다.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남성이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가해자의 접근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제도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한국과 유럽의 운영 사례를 참고하되 장치 부착 대상을 어디까지 정하고 경보를 실제 피해 예방으로 어떻게 연결할지가 과제다.

1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은 전날 스토킹 가해자의 위성항법시스템(GPS) 단말기 부착 등을 논의할 전문가 검토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19일 첫 회의를 열고 논의 결과를 토대로 스토커규제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해자에게 치료·상담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논의를 촉발한 것은 올해 3월 도쿄 이케부쿠로의 '포켓몬센터 메가도쿄'에서 발생한 여성 직원 피살사건이다. 전 연인이었던 남성 용의자는 앞서 스토커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됐고 접근금지 명령도 받았다. 그러나 약식기소 후 석방됐으며 경찰이 권한 치료·상담도 거부했다. 접근을 금지하고 자발적인 치료를 권하는 기존 조치로는 범행을 막지 못했다.

스토킹 신고와 금지명령은 늘고 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토킹 상담은 2만2881건으로 전년보다 16.9% 증가했다. 접근금지 등 금지명령은 3037건으로 25.8%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반면 치료·상담 권고에 응한 가해자는 147명에 그쳤다. 경찰이 금지명령 대상자 전원에게 참여를 권하고 있지만 실제 참여자는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본이 참고하는 한국은 스토킹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해 피해자 접근을 감시하고 있다. 특히 유죄 확정 전 접근금지 잠정조치와 함께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제도는 2024년 1월 12일부터 시행됐다. 가해자의 접근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피해자에게 위치정보를 알리는 방식이다.

아사히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은 한국에서 장치를 부착한 스토킹 가해자에 의한 살인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피해 예방에 일정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스토킹 대상 제도에 대한 평가로 한국의 전자발찌 제도 전반이 범행을 막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에서는 전자발찌를 부착하고도 살인을 저지른 사례가 있다. 2021년 강윤성은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했다. 스토킹 접근 감시 제도와는 적용 대상이 다른 사건이지만 위치를 추적하는 장치만으로 범행을 막을 수는 없다는 한계를 보여준다.

한국 법무부도 지난해 말 스토킹 전자감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위치추적시스템과 경찰청 112 시스템의 연계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법무부의 접근 감시와 경찰의 현장 출동을 연결하려는 조치다.

일본의 제도 설계에서도 부착 대상과 정보 공유 범위가 주요 쟁점이다. 경찰청은 금지명령을 받은 가해자 중 위험성이 높은 사람으로 대상을 한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착 기간과 방식, 피해자뿐 아니라 경찰도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지 등을 검토한다.

검토회에는 헌법·형사정책·정신의학 전문가와 스토킹 살인사건 유가족 등이 참여한다.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가해자의 권리를 제한할 기준과 현장 대응 절차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마련하느냐가 제도의 실효성을 가를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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