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가 아니라 일꾼이었다"…장인 밑에서 일하다 이혼 결심한 남성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이낸셜뉴스] 장인의 권유로 직장까지 그만두고 부동산 중개업을 배우기 시작한 남성이 제대로 된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잡일에 시달렸다며 이혼을 결심했다. 처가를 나온 뒤 아내와도 별거하게 된 남성은 곧 태어날 자녀를 만나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2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남성 A씨는 장인과의 갈등으로 결혼생활을 정리하기로 했지만, 오는 11월 출산 예정인 자녀의 면접교섭 문제로 법률 상담을 요청했다.
A씨 부부는 짧은 연애 기간에 임신 사실을 알게 돼 지난 1월 결혼식을 올렸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신혼집을 따로 마련하지 못한 두 사람은 처가에서 생활했다.
이후 A씨는 대규모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장인의 권유를 받아 기존 직장을 그만두고 중개업을 배우기로 했다.
그러나 A씨가 실제로 맡은 업무는 부동산 중개보다 도배와 장판 교체, 주택 수리 등이 대부분이었다. 월급도 제때 받지 못했다고 한다.
처가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도 장인의 간섭이 계속됐다. A씨는 "집에서도 장인의 간섭은 계속됐다. 외동딸인 아내를 생각해 아들 노릇을 하려 했지만 장인은 나를 일꾼처럼 부렸다"고 호소했다.
장인과의 갈등은 가족에 대한 모욕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장인은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 일이 생길 때마다 "내 딸을 데리고 나가라"고 소리쳤으며, A씨의 어머니를 험담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아내를 설득해 처가에서 독립한 뒤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내는 부부싸움이 발생할 때마다 집을 나갔고, 지난 8월 크게 다툰 이후에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내가 집을 떠난 뒤 A씨는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했다. 장인과 아내로 인해 오랫동안 심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겪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혼을 요구했으며, 아내도 이를 받아들였다.
문제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녀였다. 부부는 오는 11월 출산 예정인 아이의 양육권을 아내가 갖는 데 동의했지만, 면접교섭을 놓고는 합의하지 못했다.
A씨에 따르면 아내는 "아이를 절대 보여주지 않겠다"며 자녀와의 만남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A씨는 이혼 후에도 자녀를 만날 수 있는 법적 방법을 문의했다.
배보람 변호사는 부모가 면접교섭에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법원을 통해 자녀와 만나는 방법을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협의이혼 과정에서 면접교섭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면접교섭의 방법과 범위를 정할 수 있다"며 "법원이 면접교섭을 허용하는 결정을 했는데도 아내가 이를 따르지 않으면,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출생 전에는 태아를 대상으로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없다고 했다. 아이가 태어난 뒤 바로 법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배 변호사는 "출생 전 태아에 대해선 아직 면접교섭 청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아이 출생 직후 곧바로 면접교섭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관련 서류와 사실관계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게 좋다"며 "이미 정해진 양육권도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면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인에게 지급받지 못한 급여도 법적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근로계약 관계가 있었는지에 따라 대응 방법은 달라진다.
배 변호사는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인정된다면 미지급 임금 청구를 검토할 수 있고, 근로관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용역 제공에 대한 보수 청구 또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인이 사위에게 불필요한 업무를 강요하거나 집에서 나가라고 반복적으로 압박한 행동도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A씨의 어머니에 대한 험담이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거나 모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한다면 명예훼손 또는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