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지사기' 압수 현금 2억4000만원 몰수 확정... 피해자에 돌려준다
캄보디아 거점 조직, 축구 '역베팅' 93.75% 수익 미끼로 321명서 61억 편취
1심 "피해회복 곤란 단정 못해" 몰수 안 해... 2심 "해외 반출 가능성" 몰수
[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투자사기 조직원의 집과 차량에서 나온 현금 2억4325만3000원이 몰수 확정됐다. 국가가 거둬들이는 돈이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절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지난 1일 사기와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4년과 압수 현금 몰수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4년 5~6월께 말레이시아 유명 복합 리조트 이름을 사칭한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내세운 투자사기 조직에 가담해 하위 회원 관리와 편취금 자금세탁을 맡았다. 이 조직은 축구 경기에 '역베팅'하면 93.75% 확률로 적중해 원금 손실 없이 수익을 보장받는다며 투자자를 모았지만, 실제로는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주는 이른바 폰지사기였다. A씨는 조직원들과 공모해 지난해 3월 3일부터 지난해 5월 12일까지 피해자 321명에게서 61억원가량을 가로챘다. 수사기관은 A씨의 주거지와 차량에서 5만원권을 100장씩 묶은 현금 2억4325만여원을 압수했다.
쟁점은 이 현금을 몰수할 수 있느냐였다. 사기로 피해자에게서 받아낸 돈은 원래 피해자에게 돌아가야 할 재산이어서 형법으로는 몰수할 수 없다. 다만 부패재산몰수법은 피해자가 범인을 상대로 반환청구나 손해배상청구를 하기 어려워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고, 이렇게 몰수한 재산은 피해자에게 돌려주도록 정하고 있다. 압수 현금이 이 법이 말하는 '범죄피해재산'인지,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는지가 1·2심에서 갈렸다.
1심인 제주지법은 올해 1월 A씨에게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하면서 현금은 몰수하지 않았다. 압수된 돈이 A씨의 고유재산이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환부돼야 할 범죄피해재산이라고 보면서도, 검사가 낸 증거만으로는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인 제주지법은 지난 6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을 파기하고 현금을 몰수했다. 조직적·계획적 범행인 데다 캄보디아 본거지에서 가상화폐 등을 이용해 여러 차례 자금세탁이 이뤄진 만큼 범죄수익 대부분이 해외로 반출됐을 가능성이 크고,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재산 흐름을 추적해 민사상 청구권을 행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다. 몰수를 빠뜨린 것을 이유로 파기할 때는 판결 전부를 다시 정해야 해 형량도 새로 매겼는데, 2심에서 피해자 71명과 합의한 사정이 반영돼 형은 징역 4년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1항의 몰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형이 무겁다는 A씨 주장은 판단 대상이 되지 못했다. 형사소송법은 사형이나 무기, 10년 이상의 징역·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를 허용하는데, A씨에게는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