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동복지

쿠팡, 현재까지 산재은폐죄 불성립…부당해고·취업방해·불법파견 무혐의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산재은폐 의혹 관련
합의금 지급·면담 통해 산재신청 회유·방해 의혹
현재까지 산안법상 산재은폐죄는 불성립
은폐정황 관련 추가 수사
산안조치 위반 무더기 적발에 과태료 19억원
故장덕준씨 사건 공소시효 만료로 불기소 송치
PIP운영·블랙리스트 등은 확인됐지만
이를 기반으로 한 법 위반사항은 없어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뉴시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노동당국이 쿠팡의 산업재해 발생사실 은폐 정황을 확인, 이와 관련한 수사를 개시했다. 합의금·면담 등을 통해 노동자의 산재요양 신청을 회유한 정황을 추가로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약 7개월 간의 기획감독을 거쳤음에도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은폐죄 성립요건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산업안전보건조치 위반사항에 대해서만 19억원가량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지난 2020년 10월 사망한 고(故) 장덕준 씨 관련 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나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다.

산재은폐 의혹과 함께 제기된 부당해고, 블랙리스트 운영, 불법파견 의혹에 대해선 성과향상프로그램(PIP) 취업규칙 미반영 외에는 노동관계법상 위반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부적절 조치 O 산안법상 산재은폐죄 X…은폐정황 추가 수사
고용노동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쿠팡 본사 및 계열사 105개소 대상 산재은폐·노동관계법 위반 의혹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 장 씨 관련 고발 사건과 관련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언론과 정치권에서 제기된 산재은폐 의혹과 관련해선 합의금·면담을 통한 산재요양 신청 취하를 회유하고,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사례를 발견했다. 이에 대해선 추가 수사를 통해 범죄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 3월 16일부터 감독·수사를 7개월 간 감독·수사를 통해 "그(장 씨)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는 등 김범석 의장의 부적절한 메신저 내용은 확인했지만,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은폐죄 성립요건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은폐죄가 되기 위해선 산재 발생 사실 미보고, 외부 누설 적극 방해가 있어야 하는데, 장 씨의 경우 중대재해 발생보고를 했고, 산재 승인 과정에서의 방해행위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산재은폐가 일반국민·유가족들이 보는 시각과 산안법상 산재은폐죄로 보는 것에 대한 시각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컨베이어 비상정지장치 미설치, 전동지게차 정비불량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119건에 대해선 약 17억8000만원의 과태료를, 산재조사표 미제출·제출지연 25건에 대해선 1억7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부당해고·취업방해·불법파견 무혐의
근로기준 감독 결과, 그간 제기된 부당해고·취업방해·불법파견 의혹과 관련해 주요 법 위반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부당해고와 관련해선 쿠팡이 성과향상프로그램(PIP) 대상자를 선정·운영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이를 통해 해고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동부는 전체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PIP가 취업규칙에 반영하지 않은 점은 위반으로 봤다. 이에 대해 시정지시 및 7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또한 PIP가 노동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운영 방안(대상자 선정·목표·기간 등)과 단계별 이의제기 절차 마련을 지도할 예정이다.

취업방해 의혹 감독 결과, 쿠팡에서 이른바 블랙리스트(심사숙고 고려대상자 리스트·범죄행위자·욕설·성희롱·음주사고 이력 퇴사자 대상)를 작성해 채용 시 참고자료로 활용한 사실은 확인했다. 다만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타사 취업 방해를 위해 외부에 공유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아 법 위반이 없다고 판단했다.

불법파견 의혹에 대해선 대법원이 제시한 근로자파견판단기준(원청 지배력 등)에 따라 현장·전산시스템·관리자 조사 등을 통해 감독한 결과, 불법파견도 인정되지 않았다.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CLS)는 각각 소속 노동자에게 노선배정·업무배치 등 지휘·명령을 하고 있고, 각 사의 배송 상품이 명확히 나눠져 있어 쿠팡이 CLS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쿠팡은 이번 감독을 계기로 다수의 법 위반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하는 한편, 빠른 배송 및 물류 효율화에 수반될 수 있는 과로, 야간노동, 과중한 업무강도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존중하는 경영방침을 확립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간 쿠팡 외 다른 물류센터에서도 다수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확인됐던 만큼, 물류센터 전반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도·감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감독·수사 결과에 대해 쿠팡 측은 "감독 결과에 따라 개선이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필요한 사안들은 충실히 소명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쿠팡은 안전하고 건강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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