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엔스로픽 IPO에 등장한 K반도체…"보장할수 없다"는 이유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2월 26일 미국 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 웹사이트 페이지와 회사 로고가 표시돼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 2월 26일 미국 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 웹사이트 페이지와 회사 로고가 표시돼 있는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앤스로픽의 영업흑자 전환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반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서비스의 수익성 개선이 막대한 인프라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느냐는 시장의 우려를 덜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기업들의 투자 지속 가능성이 높아지면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23% 오른 22만2000원, SK하이닉스는 5.18% 상승한 134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16억원, 929억원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는 외국인이 413억원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1510억원을 사들였다.

증권가가 주목한 것은 앤스로픽의 매출 성장에 동반된 수익성 개선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S-1)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매출은 115억550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약 144% 늘었다. 같은 기간 컴퓨팅·인프라 비용은 55억5800만달러로 약 64% 증가했다. 영업손익은 16억6700만달러 적자에서 9억74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은 8.4%다.

매출이 컴퓨팅 비용보다 빠르게 늘면서 AI 투자 회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시장은 AI 기업의 외형 성장보다 실제 돈을 벌어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지에 주목해왔다. 이번 실적이 AI 투자에 경제적 회수가 없다는 우려를 반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컴퓨팅 비용 1달러당 매출이 지난해 2·4분기 0.57달러에서 올해 2·4분기 2.07달러로 높아진 것은 최신 GPU 활용과 모델 성능 개선에 따른 것으로 판단한다"며 "AI 서비스 수요가 기존에 확보한 컴퓨팅 용량을 빠르게 채우면서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반도체에는 AI 수요와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투자심리를 뒷받침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AI 기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투자 지속에 대한 의구심이 완화되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수요를 바라보는 시각도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도 향후 투자 여력을 높일 요인으로 꼽힌다.

신고서에는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이름도 등장했다. 앤스로픽은 HBM과 기타 고성능 메모리의 주요 제조사로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을 명시했다. 이들의 증설에도 수요를 충족할 만큼 공급이 빠르게 늘어날지는 보장할 수 없으며, 대형 고객이나 경쟁사의 물량 선점이 반도체 확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회사의 한 분기 영업흑자를 산업 전반의 투자 부담 해소로 확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AI 기업들이 증자와 리스 등 외부 자금에 의존해 투자를 늘리는 만큼 수요 기대와 조달 부담을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국내 반도체·미국 빅테크 실적에서 확인할 투자계획과 메모리 수요 전망도 반등 지속의 변수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자체 잉여현금흐름보다 빠르게 투자를 늘리는 기업들이 증자와 리스 등 외부 자금에 의존하는 모습"이라며 "단기적으로 국내 메모리 반도체에는 긍정적이지만 투자 확대가 지속되려면 자금 조달 여건과 현금 회수 시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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