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상벌제' 도입 앞두고 은행권 술렁
연간 45억원 추가 부담 불가피
기준·방식 '불분명' 우려 키워
"객관성·형평성 확보" 한목소리
금융당국이 포용금융을 적극 실천하면 인센티브를 주고, 부진할 경우 사실상의 '벌금'을 부과하는 평가체계를 도입하면서 은행권이 술렁이고 있다. 새희망홀씨 대출을 적극 판매해 금융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을 끌어올리거나 최고포용금융책임자(CIFO)의 이사회 내 발언권을 강화하면 상을 주는 방식이다. 반면,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은행은 연간 50억원 가까운 추가 출연금을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이날 열린 '제7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공식화한 17개 국내 은행 대상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가 도입되면 포용금융 정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평가는 가·나·다 군으로 나눠서 진행된다. 가군은 대형은행(국민·신한·우리·농협·하나·기업), 나군은 중소형은행(SC제일·부산·경남·경북·광주·제주·수협)이다. 다군은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으로 각 군별 S·A·B·C 등급으로 구분해 평가한다. 등급에 따라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이 최대 20% 가중되거나 감경돼 사실상 '상벌제'인 셈이다.
은행권에서는 포용금융 평가에 따른 출연금 추가 부담과 실적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각군에 속한 대형 은행들이 서금원에 낸 출연금은 총 1375억원이다. 가장 많이 낸 국민은행은 342억원, 가장 적은 기업은행은 94억원을 부담했다. 은행당 평균은 약 230억원으로 가군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아 출연금이 20% 가중되는 은행은 지난해 평균 출연액 기준으로 연간 약 45억원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올해 출연금 규모가 늘고 있어 추가 부담액도 이보다 커질 전망이다.
반대로 상위 등급을 받으면 출연금을 최대 20% 감경받을 수 있어 은행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 실적을 개선하더라도 경쟁 은행의 성과에 따라 등급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상대적인 실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특히 전체 평가의 35%를 차지하는 채무조정 부문에 역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서민금융 공급 확대뿐 아니라 기존 차주의 상환 부담을 얼마나 낮추고 재기를 지원했는지도 주요 평가 요소다. 차주의 상환능력과 개별 사정을 고려한 금리 인하, 원금 감면, 분할상환 기간 연장 등 자체 채무조정 실적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가 결과가 비용 부담으로 직결되는 만큼 객관성과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포용금융 전략·체계와 운영 절차 등을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평가자의 판단에 따라 금융회사별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얼마를 부담하느냐보다 어떤 기준과 방식으로 부담해야 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점이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이 시행될 때마다 구체적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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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윤 이현정 박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