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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의 시대, 제주서 협력 다시 묻는다… 제21회 제주포럼 24일 개막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24~26일 해비치호텔·제주돌문화공원서 개최
외교부 공동주최로 평화안보 플랫폼 위상 강화
유엔사무총장 후보자 초청 대담 주목
AI·에너지·기후·지방외교 등 70여개 세션
60여개국 글로벌 리더 '평화의 섬' 제주 집결

지난해 열린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개막식. 제21회 제주포럼은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와 제주돌문화공원에서 '분열의 시대, 협력의 재구상'을 대주제로 열린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지난해 열린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개막식. 제21회 제주포럼은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와 제주돌문화공원에서 '분열의 시대, 협력의 재구상'을 대주제로 열린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세계 질서가 갈라지는 시대, 제주가 국제 협력의 해법을 묻는 공론장으로 다시 열린다. 지정학적 갈등과 중동 전쟁, 에너지 위기,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혁신, 기후 대응, 지방정부의 역할까지 한데 묶어 평화와 번영의 새 협력 방식을 논의하는 제21회 제주포럼이 오는 24일 막을 올린다.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은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와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린다.

올해 대주제는 '분열의 시대, 협력의 재구상'이다. 전쟁과 보호주의, 공급망 재편, 기술 패권 경쟁, 에너지·식량 안보 불안으로 다자주의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신뢰와 협력을 복원할 수 있는지를 논의한다.

이번 포럼은 외교부와 제주도, 국제평화재단, 동아시아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제주평화연구원이 주관한다. 외교부 장관이 제주도지사와 함께 공동조직위원장을 맡는 첫 제주포럼이라는 점도 달라진 대목이다. 제주포럼이 지방 국제회의에서 국가 외교 플랫폼으로 위상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주포럼은 2005년 제주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이후 평화·안보·협력 의제를 다뤄 온 대표 국제포럼이다. 올해는 외교부 공동주최 참여로 한반도와 동북아, 다자주의, 국제기구 협력, 글로벌 리더십 의제가 더 선명하게 배치됐다.

올해 포럼은 5개의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경제·교육·기후·에너지 전환을 통한 공동 번영, AI와 디지털 혁신 시대의 글로벌 거버넌스와 협력,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국제행동, 글로컬 시대 지방의 역할이 주요 축이다.

전체 세션은 70여개 규모다. 60여개국의 정관계 전·현직 지도자를 비롯해 국제기구 관계자, 학계와 경제계,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참석해 평화안보와 경제, 기후, 에너지, 교육, 문화, 지방외교 의제를 폭넓게 다룬다.

■ 24일 세션 시작… 유엔 후보자·세계지도자 한자리에

제21회 제주포럼 주 행사장인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 올해 제주포럼은 외교부 공동주최 참여로 평화안보와 다자주의, AI·에너지 전환, 지방외교 의제를 폭넓게 다룬다. /사진=해비치호텔&리조트 제공
제21회 제주포럼 주 행사장인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 올해 제주포럼은 외교부 공동주최 참여로 평화안보와 다자주의, AI·에너지 전환, 지방외교 의제를 폭넓게 다룬다. /사진=해비치호텔&리조트 제공

올해 제주포럼은 24일 등록과 패널 세션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는 오후부터 20개가 넘는 패널 세션이 이어지고, 제주돌문화공원에서도 특별 세션들이 진행된다.

공식 개막식은 25일 오전 9시 30분 열린다. 이어 '분열의 시대, 협력의 재구상'을 주제로 세계지도자 세션이 진행된다. 같은 날 오후에는 '다자주의 재구상'을 주제로 유엔사무총장 후보자 초청 전체세션이 배치됐다.

올해 포럼에서 가장 주목받는 세션은 유엔사무총장 후보자 초청 대담이다. 올해 하반기 유엔사무총장 선출 국면을 앞두고 후보자들이 제주에서 유엔과 다자주의의 미래 비전을 논의한다. 다자주의 신뢰 회복, 국제기구 개혁, 전쟁과 기후위기 대응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책임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유엔사무총장은 국제 분쟁 조정, 인도주의 위기 대응, 지속가능발전 의제 조율에서 상징성과 실질 권한을 동시에 갖는 자리다. 후보자 초청 대담이 제주에서 열린다는 것은 제주포럼이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의 현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지도자 세션을 포함한 주요 외교안보 세션에는 전직 정상급 인사와 외교·국방 분야 고위 인사들이 참석한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제정세 속에서 국가 간 연대와 실용적 협력 방안, 한반도 문제와 동북아 질서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참석자 명단에는 반기문 보다나은미래를위한 반기문재단 이사장,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마티 나탈레가와 전 인도네시아 외교장관,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 수전 손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등이 포함됐다.

26일에는 '불확실성의 시대 한미동맹과 의회외교의 역할'을 다루는 전체세션이 열린다. 동북아 안보 환경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전략적 의미와 의회외교의 역할을 짚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폐막식은 26일 오후 진행된다.

■ AI·에너지 전환, 지방외교 의제로 확장

공동조직위원장인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9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준비상황 보고회’를 주재하고 있다. 제주도는 외교부, 행정시, 유관기관과 함께 행사 운영계획과 교통·안전·의전 지원체계를 점검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공동조직위원장인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9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준비상황 보고회’를 주재하고 있다. 제주도는 외교부, 행정시, 유관기관과 함께 행사 운영계획과 교통·안전·의전 지원체계를 점검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올해 제주포럼의 또 다른 특징은 AI와 에너지 전환, 지방정부 역할을 전면 의제로 배치했다는 점이다. 국제협력의 범위가 군사·외교 안보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과 산업, 기후, 교육, 지역 실행력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흐름을 반영한 구성이다.

AI와 디지털 혁신은 글로벌 거버넌스의 새 과제다. AI는 산업 생산성과 행정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일자리, 개인정보, 알고리즘 편향, 저작권, 안보 문제를 함께 낳고 있다. 기술을 누가 통제하고, 국제사회가 어떤 규범을 만들며, 지역은 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다.

에너지 전환은 제주와 직접 맞닿아 있다.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지역이자 출력제어, 전력망 안정, 분산에너지, 전기차 보급 등 에너지 전환의 선도 과제를 안고 있다. 제주포럼의 에너지 관련 논의는 국제 에너지 안보와 지역 단위 전환 모델을 함께 살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글로컬 시대 지방정부 역할도 주요 의제다. 기후, 관광, 도시, 평화교육, 문화교류 같은 과제는 중앙정부 외교만으로 풀기 어렵다. 지방정부가 국제 네트워크를 만들고 지역 실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흐름이 커지는 만큼 제주가 평화외교와 지속가능성 의제를 결합한 지방외교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리는 특별세션도 눈에 띈다. 올해 포럼은 해비치호텔과 제주돌문화공원 두 곳에서 나뉘어 열린다. 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에서는 보건, 에너지, 관광 등 분야별 특별 세션이 진행된다. 국제회의 참가자에게 제주의 자연과 문화, 역사성을 함께 보여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에너지기구(IEA),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제기구와 관련 부처, 제주도가 함께하는 특별세션도 마련된다. 보건, 에너지, 관광 의제를 국제협력 관점에서 다루면서 제주포럼의 논의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미래세대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올해 포럼에는 청년 프로그램 '청년 SPEAK'가 포함됐다. 국내외 청년 50여 명이 2박 3일 동안 자체 프로그램에 참여해 글로벌 현안을 미래세대의 시각에서 조명하고 협력과 공존의 방안을 모색한다.

청년 SPEAK는 지속가능성, 평화, 역량 강화, 한국을 뜻하는 영어 단어의 첫 글자를 묶은 이름이다. 국제 현안을 전문가와 전직 지도자만의 언어로 다루는 데서 그치지 않고, 미래세대가 직접 의제를 해석하고 토론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제주4·3 관련 프로그램도 의미가 있다. 제주도는 제주4·3을 주제로 한 영화 '내 이름은' 상영과 제주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평화의 섬 제주가 국제 평화담론을 말할 때 4·3의 기억과 화해, 인권의 가치를 함께 제시하는 구조다.

행사 운영 준비도 본격화됐다. 제주도는 지난 9일 도청 탐라홀에서 외교부, 도 본청 실·국장, 행정시,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준비상황 보고회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주요 프로그램, 장소별 공간 배치, 행정지원 대책, 교통 지원, 주요 인사 의전, 외신 홍보, 안전관리 등이 점검됐다.

이번 제주포럼은 제주의 외교적 정체성을 다시 묻는 자리이기도 하다. 제주는 '세계평화의 섬'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지만, 그 상징이 실제 국제협력의 플랫폼으로 작동하려면 지속적인 의제 생산과 국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외교부 공동주최는 제주포럼이 지역 브랜드 행사에서 국가 외교 자산으로 확장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과제도 있다. 70여개 세션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핵심 메시지가 흩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해비치호텔과 제주돌문화공원 분산 개최에 따른 이동 편의, 의전, 안전관리, 외신 홍보도 중요하다. 국제기구와 글로벌 리더가 참여하는 만큼 현장 운영의 완성도가 포럼의 신뢰도와 직결된다. 제주도와 제주포럼 조직위원회는 참가자 이동, 행사장별 운영 지원, 주요 인사 의전, 현장 안전관리 체계를 끝까지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성환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국장은 준비상황 보고회에서 "제주포럼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업의 대표 사례이자 국가를 대표하는 국제포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외교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강정식 제주평화연구원장은 "제21회 제주포럼이 국제사회와 제주의 평화 가치를 잇는 의미 있는 공론장이 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세션 운영과 현장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동조직위원장인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올해 제주포럼은 제주의 국제적 위상과 행정 역량을 세계에 보여주는 중요한 무대"라며 "외교부 공동주최와 국제기구 협력, 글로벌 리더십 논의가 강화된 만큼 제주가 국제사회 공동 과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실질적 평화외교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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