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소멸의 위기 원인으로 '일자리 문제'를 꼽았습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서 실시한 인구변동 인식조사에서도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는 이유'에 대한 응답으로 '일자리 부족'이 1위를 차지했는데요.
「지방소멸 시대의 인구감소위기 극복방안 : 지역 경제 선순환 메커니즘을 중심으로」 4장 인구변동 인식조사 및 결정요인 분석 내 85p 인구감소 이유 그래프. ⓒ그래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제공
인구 감소 지역 거주 응답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해당 조사에서 2, 3위는 '문화·복지·생활 편의시설 열악(16.2%)'과 '교육환경 열악(11.7%)'이 10%를 상회하는 수치로 집계되었습니다. 둘 다 '일자리 부족(39.9%)'보다는 2~3배 적은 비중이었죠.
요즘 청년들은 취업 시 임금, 복지 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만족할 만한 기업은 대부분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어 지방이나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자산 5조 이상 대기업의 87.4%는 대다수 본사가 서울에 위치해 있습니다.
매출액 1,000대 기업의 74.3%도 수도권에 분포해 있고요. 따라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나서기 위해서는 지방을 벗어나 수도권으로 향하는 일이 불가피합니다.
부산 지역 MZ세대 구직자 희망 초임과 기업의 현실 초임 비교(대졸 사무관리직 기준). ⓒ그래프 부산상공회의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부산시가 청년 3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산을 떠날 의지가 있는 28.9%의 청년 중 75.9%가 '일자리 부족'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미 2021년 부산에서는 2만 9,152명의 2030 MZ 세대가 유출된 바 있는데요. 부산 MZ세대 구직자의 77.5%가 부산 취업을 희망하나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지역 잔류를 포기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이 지역 내 취업을 재고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임금 때문이었습니다. 지역 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기업의 열악한 경영 여건 등으로 인해 기업의 임금 수준을 MZ세대의 기대 임금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란 쉽지 않은데요.
구직자가 원하는 2,800~3,200만 원 수준의 일자리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2,600만 원 미만'의 낮은 임금을 감내할 수 있는 구직자가 5.2%에 그친 만큼 기대임금과 현실임금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임금과 복지 등의
조건이 괜찮다면 지역 중소기업이라도 취업이 가능하다는 응답이 66.5%를 차지했는데요. 이에 맞춰 지역 중소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에 노력을 기울여 보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