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는 죽음' 초고령시대의 존엄사

'품위 있는 죽음' 초고령시대의 존엄사

웰다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평화롭게 떠날수 있는 권리' 연명의료 거부에 대하여

초고령사회 '노년의 삶', 행복할까요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홀로 남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자녀들과 함께 사는 노인은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뉴시스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홀로 남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자녀들과 함께 사는 노인은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뉴시스

불변의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젊음은 영원하지 않다는 겁니다. 노인들의 삶은 모든 젊은이들의 미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노년의 삶은 어떨까요. 보건복지부가 3년 주기로 발표하는 노인실태 조사로 엿볼 수 있습니다. 최근 조사인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연간소득은 1558만원으로 월평균 130만원입니다. 74%는 생계를 위해 일합니다. 경제활동 참여율은 37%로 3명 중 1명인 셈입니다.

건강상태에 대한 질문에는 절반이 양호하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절반은 질병에 시달린다는 얘기죠.
노인부부 둘이 살거나 노인 혼자 사는 비율은 78% 입니다. 자녀와 함께 살기를 희망하는 노인은 12.8%뿐이였습니다. 자녀에게 기대고 싶지 않다는 의미겠죠. 노인 역시 삶의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취미나 여가활동을 꼽았습니다. 노년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최소한의 소득과 품위 있는 삶'이었습니다.
#초고령사회 #노인실태조사 #독거노인 #노인부부 #노인질병

노인들에게도 일자리는 중요하다. 노인들은 생계뿐 아니라 '품위 있는 삶'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뉴시스
노인들에게도 일자리는 중요하다. 노인들은 생계뿐 아니라 '품위 있는 삶'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뉴시스

자녀들로부터 가장 대접받는 부모가 '연금부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재산이 많으면 부모가 빨리 죽어야 내 재산이 되지만 연금이 많으면 살아있는 동안 지원해주면서 사후 재산도 물려받을 수 있다는 거죠. 참 씁쓸한 농담입니다.
한국은 2025년에 65세 이상 비율이 20.6%로 높아지면서 초고령사회로 들어섭니다. 길을 걷다가 5명 중 1명꼴로 65세 이상 노인을 만난다는 얘기죠.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수 있는 소득이 '빵'이라면, 인간적인 품위를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게 '장미' 입니다. 의학 발달로 수명은 연장됐으나 자존감을 유지할 사회적 역할이 늘어났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왕성한 사회활동 후 '잉여인간'처럼 되버렸다고 느끼는 노인들이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유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장미'가 사라져버린 셈입니다.
#고령화시대 #일하는노인 #품위있는삶 #빵과장미 #연금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그렇다면 노인들이 원하는 죽음은 어떤걸까요. 지난해 발표된 '2020 노인실태조사'를 살펴보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 '신체·정신적 고통 없는 죽음', '스스로 정리하는 임종', '가족과 함께 맞는 임종'을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오래 사는 것 자체는 '좋은 죽음'의 요건이 아닙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8년 만 40~7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63.3%가 '가능한 한 오래 살다 죽는 것'을 좋은 죽음이 아니라고 답했답니다.
수명 자체보다는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고통이 없는 것, 가족 등 주변인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는 것 등이 좋은 죽음의 조건으로 꼽힌다는거죠.
그러나 실제로 맞이하는 죽음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지난해 숨진 사람들의 장소 통계가 있습니다. 병·의원과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사망한 경우가 74.8%, 주택은 16.5% 입니다. 1998년 주택 내 사망자 비율이 60.5%, 의료기관은 28.5%였던 것과 비교하면 25년 만에 뒤바뀐 양상입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의료기관 사망 비율은 76.8%로 평균치를 웃돕니다. 집에서 가족들과 조용히 삶을 마무리 하는게 아니라,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는게 대부분의 죽음입니다.
#초고령사회 #웰다잉 #노인 #좋은죽음 #임종

연명치료와 '웰다잉'.. 공존하기 힘든 두갈래 길

초고령사회, 노인들의 마지막 거처는 대부분 병원이나 요양병원입니다. 병원 내 사망 중에서도 중환자실에서 연명의료를 받다 맞이하는 죽음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중환자실은 '소생 가능성이 있는' 급성 중증환자를 집중 치료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존 확률이 높지 않은 노인이나 말기 환자들이 응급실로 실려 왔다 중환자실로 옮겨져 의료기구를 달고 생명만 유지하는 곳이 됐습니다.
중환자실의 인공호흡기는 환자를 매우 괴롭게 하는 연명의료 장치입니다. 호스가 목구멍을 타고 기도까지 삽입된 것 자체가 고통스러워 환자에게는 진정제를 투여해 오히려 자발호흡을 억제한다고 합니다.
고령자에게 행하는 심폐소생술(CPR)도 마찬가지 입니다.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가 심정지를 일으키더라도 사전에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 의료진은 CPR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갈비뼈가 으스러지고 장기가 손상될 수도 있죠. 맥이 돌아온다 해도 환자에게 남은 시간은 길지 않고, 그대로 사망한다면 마지막 모습은 처참해집니다.
병실에서 24시간 울리는 기계음, 늘 켜져 있는 조명에 숙면하지 못하고 악몽을 꾸기도 하며, 같은 병실에 있는 다른 환자가 사망하기라도 하면 '나도 저렇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애초에 말기 질환 등으로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까지 이같은 치료를 가하는게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한 할아버지 /뉴스1
요양병원에 입원한 한 할아버지 /뉴스1

요양병원도 자칫하면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이뤄지기 쉬운 공간입니다. 알츠하이머 등 회복 가능성이 없는 질병을 앓거나 말기질환 등으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이 기본적인 의료조치만 받으며 머무는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의 뜻이 맞아 연명의료 없이 자연스럽게 눈을 감는 환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심폐소생술이나 수혈 등 조치로 생명만 유지하기도 합니다. 음식물을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길 우려가 있거나 소화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은 '콧줄'이라 불리는 튜브를 위까지 삽입해 유동식으로 식사를 합니다. 의식조차 없이 누워만 있는 환자도 이런 식으로 생명을 이어갑니다. 인류의 생명을 연장시킨 의학발달이 자연스러운 죽음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입니다.
#웰다잉 #연명치료 #요양병원 #심폐소생술 #고령화시대

우리나라에는 안락사와 관련한 두개의 판결이 있습니다.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과 2008년 김할머니 사건입니다.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은 술에 취한 남편이 넘어져 머리를 다치자 병원비를 걱정한 부인이 퇴원시킨 사건입니다. 남편은 당시 자발호흡은 불가능했지만 의식은 회복하는 추세였습니다. 퇴원후 인공호흡기를 뗄경우 사망할 것이 뻔했죠. 그러나 부인은 난폭했던 남편이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까지 주는게 걱정돼 퇴원을 요구합니다. 의료진은 아내에게 퇴원후 피해자가 숨질 경우 법적 책임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퇴원조치합니다. 환자는 퇴원후 인공호흡기를 떼고 5분만에 사망합니다.
의료진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살인방조죄냐 아니냐를 놓고 대법원까지 법정다툼을 벌였지만 결국 '살인방조'로 처벌받습니다. 이 사건 이후 병원들은 소생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퇴원 요구도 거절하게 됐습니다.
서울 보라매병원 /뉴시스
서울 보라매병원 /뉴시스

이후 2008년 '김할머니 사건'으로 존엄사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합니다.
김할머니 사건은 '존엄사 허용'이 논점이었던 첫 판례입니다. 김할머니는 폐암 조직검사후 과다출혈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집니다. 병원에서는 호흡만 하면 생명연장에는 무리가 없다며 연명치료를 이어가자 자녀들은 과잉진료라며 연명치료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 승소합니다. 김할머니는 인공호흡기를 뗀 뒤에도 200여일을 연명한 후 사망합니다.
대법원은 식물인간 상태 고령의 환자가 인명호흡기로 연명하는 것은 무의미한 신체침해 행위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해하는 것이라고 판결합니다. 당시 대법은 회복 불가능한 사망 단계에 이른 환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 기초하여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연명치료 중단을 허용합니다. 이 사건은 사실상 존엄사를 인정한 첫 판례로 역사에 남게 됩니다.
#존엄사 #안락사 #보라매병원 #김할머니사건 #연명치료 #연명의료중단 #상인방조죄

'김할머니 사건'은 한국사회에 존엄사라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웰다잉'에 대한 성찰을 시작한 시기입니다. '웰다잉'은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뜻합니다.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일상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이죠.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죽음이 바로 '웰다잉' 입니다.

2017년 당시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이행 기관에서 사용된 연명의료계획서. /뉴스1
2017년 당시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이행 기관에서 사용된 연명의료계획서. /뉴스1

지난해 6월 의사조력 자살을 합법화하는 내용을 담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형법상 자살방조죄의 예외를 두는 법안이어서 윤리적 논란 소지가 크고 호스피스 등 인프라도 아직 충분치 않아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기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로 연명의료를 받지 않도록 한 법입니다. 2016년 국회를 통과해 2018년 2월부터 시행됐습니다.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환자 또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연명의료의 유보 또는 중단에 관한 의사를 남기는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고 있다고 의사가 판단한 경우라면, 환자의 의향을 존중해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습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은 146만474명입니다.
국민 10명 중 8명은 회생 가능성이 없다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연명치료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연명치료 #연명의료거부 #웰다잉 #김할머니사건 #존엄사

사진가 성남훈의 다큐멘터리 100일의 기록, 호스피스 '누구도 홀로이지 않게' 작품 중 하나 /뉴시스
사진가 성남훈의 다큐멘터리 100일의 기록, 호스피스 '누구도 홀로이지 않게' 작품 중 하나 /뉴시스

법의 테두리가 마련되기는 했지만 '연명의료결정법'이 갈 길은 멉니다. 호스피스를 비롯한 의료돌봄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고, 임종 단계에서만 연명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법 조항은 현실적 문제에 부딪칩니다.

의학적 치료로도 회복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들에게 호스피스가 큰 대안입니다. 호스피스는 '죽음에 이르는 길을 함께하는' 사람들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죽음이 예상되는 환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신체·정신적 고통에 시달리지 않고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호스피스의 역할이죠. 가족들과 삶을 정리하고, 차분히 죽음을 준비하도록 신체적·심리적 측면으로 지원합니다.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에 따르면 호스피스 서비스 만족도는 매년 90%대를 유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인프라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현재 법적으로 호스피스 대상이 되는 질병은 암·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이즈)·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만성 간경화·만성 호흡부전 5가지로 제한돼 있습니다. 호스피스센터가 있는 곳은 전국에 88곳, 병상 수도 1478개 뿐입니다. 환자와 가족들이 원해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연명의료 #연명의료중단 #호스피스 #말기암 #초고령사회

모든 사람은 존귀하게 태어난 생명이다. 인간의 판단으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존엄사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사람은 존귀하게 태어난 생명이다. 인간의 판단으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존엄사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생명은 존엄하기 때문에 함부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종교계에서는 이야기합니다. 의료계 또한 안락사와 같은 제도를 도입한 국가가 극히 일부인데다 우리 사회가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만큼 '시기상조'라는 의견입니다.
존엄사에 대한 국민들의 설문조사는 여러갈래의 결과가 나옵니다. 안락사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남용이나 범죄에 악용할 우려와, 생명경시 풍조 만연이 꼽힙니다. 안락사 합법화 설문조사에서는 76%가 찬성하는 결과 또한 공존합니다.
크게 보면 타인에 의해 생명이 끊어진다는 것 자체가 반헌법적이라는 지적입니다. 또한 사망이 임박하다고 판정한 질병이 오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입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를 선택할 수 없듯 죽음 또한 마찬가지라는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존엄사라는 단어 자체도 사실상 자살의 한 부분이며 과연 이것이 품위 있는 죽음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원초적인 질문'으로 되돌아갑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나의 죽음과 가족의 죽음 앞에 우리는 얼마나 존엄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쉽게 대답을 찾기 힘든 질문입니다.
#생명존중 #존엄사 #안락사 #종교계반대 #안락사합법화 #조력자살

'자연스러운 죽음' 존엄사를 선택한 사람들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책 '조화로운 삶' / 출판사 보리)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책 '조화로운 삶' / 출판사 보리)

'곡기를 끊다'라는 표현이 있죠. 한국사회에서 결연한 의지를 보일때 표현하는 관용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표현을 그대로 실천한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사회주의 학자가 있습니다. 스콧 니어링입니다.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탄한 삶을 살다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생활이 어려워지자 가정도 해체되죠. 그때 신념이 맞는 평생의 반려자 헬렌 니어링를 만납니다. 둘은 '적게 소유하는 조화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하루의 절반은 일하고, 하루의 절반은 명상과 독서로 여생을 보냈죠. 생이 끝나는 날까지 일하는 삶을 표방했습니다. 그리고 100세가 되었을 때, 그는 남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고 깨닫는 어느 날 곡기를 끊습니다.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여정의 시작이었죠. 그는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친구들과 삶을 마무리 짓고 싶어 했습니다. '곡기를 끊음'으로써 그는 자신의 삶과 마무리를 결정 지었고, 원하는 대로의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스콧니어링 #조화로운삶 #존엄사 #헬렌니어링 #자연스러운죽음

히노하라 시게아키 /연합뉴스
히노하라 시게아키 /연합뉴스

행복한 장수비결로 유명한 일본의 의사가 있죠. 1911년 태어나 2017년 숨을 거둔 일본의 히노하라 시게아키입니다.
그는 105세가 될 때까지 현역의사로 활동하면서 삶과 죽음에 관한 책들을 집필하고, 음악회 지휘자로도 활동했답니다. 그는 죽음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무섭다.······하지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살아있다는 것이 진심으로 기쁘다. 살아 있으니까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105세가 되었어도 미처 모르는 자신이 많아서 가슴이 설렌다"고. 일하는 삶을 찬양했던 히노하라 박사는 105세가 될때까지 건강한 삶을 살다 폐렴에 걸리자 연명을 위한 치료를 거부합니다. 영양 공급 튜브줄을 다는 대신 집에서 요양하다 가족들 품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히노하라시게아키 #105세의사 #일본최고령의사 #존엄사 #연명의료거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여기 104의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자로 103세가 될때까지 생태학 논문을 편집한 식물학자이자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입니다.
구달 박사는 104세의 어느 날, 홀로 집에 있다가 낙상을 하고 맙니다. 고령의 낙상으로 구달은 앉아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더이상 자신의 집에서 지낼 수 없게 된 구달은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야 했습니다. 더는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한 그가 선택한 것은 안락사였습니다.
2018년 구달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구달은 생애 마지막을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으며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의 죽음은, 초고령사회 노인들의 삶과 죽음에 큰 화두를 던졌습니다. 그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수천개의 생각과 논란으로 남았습니다. 다만 104세의 거동 불편한 노인의 남은 생애가 타인의 도움 없이는 밥 한끼조차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만은 명징합니다.
#데이비드구달 #존엄사 #연명의료거부 #노인

장 뤽 고다르 /AP연합뉴스
장 뤽 고다르 /AP연합뉴스

장 뤽 고다르와 알랭 들롱은 영화판을 뒤흔든 세기의 남자들입니다. 장 뤽 고다르는 1960년 '네 멋대로 해라'로 데뷔하면서 프랑스 영화사의 새 물결 '누벨바그' 시대를 이끈 장본인입니다. 그가 올해 9월 9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자신이 불치성 질환으로 더이상 정상적으로 살 수 없게 되자 스위스에 있는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사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했습니다.

뇌졸중으로 투병중인 세기의 미남 알랭 들롱도 안락사를 결정했죠. 그는 지난해 1월 아내를 췌장암으로 먼저 보냈습니다. 아내 또한 안락사를 결정하였으나 프랑스에서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힘겨운 투병 끝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그는 지금 스위스에 거주하며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은 병원을 거치지 않고 평화롭게 떠날 권리가 있다"며 자신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스위스 #장뤽고다르 #알랭드롱 #안락사 #존엄사

기자 정보 카드

최신 뉴스

[강남시선] 국민연금을 못 받는다면

[강남시선] 국민연금을 못 받는다면

서울 시민이 모두 65세 이상이라면 어떨까. 시민 65~70%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소득하위 70% 월평균 32만원)을 받는다. 지하철, 예방접종은 무료다. 장기요양, 건강검진 등 수십가지를 감면(비과세)받는다. 문 닫은 학교와 유치원은 노인요양원으로, 소아과는 노인전문병원으로 간판을 바꾼다. 덜 늙은 노인이 더 늙은 노인을 부양한다. 불편한 상상은 이 정도로 하고 현실은? 65세 이상 인구가 올해 서울 인구(2022년 12월 기준 948만명)를 넘어선다. 내년엔 노인 1000만명 시대가 시작된다. 이때쯤 한국은 일본(65세 이상 비중 29.9%)을 따라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그것도 세계 최고 속도로. 불편한 질문을 해보자. 첫째, 노인을 누가 부양하나. 올해 기초연금 수급대상자는 656만명. 지난해(612만명)보다 44만명 늘었다. 국민연금 수급자(올해 만 63세)는 622만명(2022년 10월 기준). 가입자 100명이 20명의 수급자를 부양하는 셈이다. 아직은 노인보다 부양하는 자(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많다. 하지만 극저출산(합계출산율 0.79명)이 계속되면 2060년께 국민연금 가입자 100명이 125명을 부양해야 한다. 둘째, 사회보장 비용은 얼마나 늘어나나. 현행 국민연금은 2055년 고갈된다. 1990년생이 연금을 받는 첫해(65세)다. 그때쯤 한국의 중위연령(인구 한가운데 있는 연령)은 60세를 넘는다. 정치권 주장대로 기초연금을 확대(65세 이상 모두 월 40만원)하면 현재(23조원)의 2배인 40조원 이상의 재원(세금)이 필요하다. 셋째, 누가 일하고 납세하나.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7년 안에 320만명이 줄어든다. 부산 인구(332만명)가 모두 사라지는 엄청난 규모다. 이런 추세로 한국의 생산가능인구(2023년 3638만명)가 반토막나는 때가 2070년이다. 인구학자 조영태(서울대 교수)는 책(인구 미래 공존, 2021년)에서 "30년 뒤에 태어날 아이의 수는 최근 태어난 여아 수로 결정된다"며 인구는 정해진 미래라고 했다. 신생아 26만명(2021년 기준) 중 절반을 여아로 가정, 현재의 합계출산율(1명 이하)이 지속되면 출생아수는 10만명대에 겨우 턱걸이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내고 받아야 할 연금은 지속가능할까. 수백조원에 달할 사회보장비용을 젊은 세대들이 짊어질 수 있을까. 미래세대와 공존하려면 기성세대(인구가 가장 많은 40~60대)가 양보해야 한다. 불편한 얘기지만 △더 오래 일하고(현 정년 만 60세) △연금을 지금보다 더 많이 내면서 적게 또는 조금 더 받을지(현행 기준 소득대체율 42%→2028년 40%) 등에 관한 결정을 해야 한다. 공무원·군인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 개혁도 마찬가지다. 연금개혁과 정년연장, 노인연령 상한 등의 이슈는 국민 합의와 정치적 결단 없이는 어렵다. 이해관계가 다른 국민을 설득하고 공론화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제도와 법률을 만들어야 할 공무원은 정권 눈치를, '늙은' 정치권은 코앞에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경제에디터

"나 못 받을라" "노후보장 안돼" MZ도, 5060도 불만…국민연금 개혁 어떻게

"나 못 받을라" "노후보장 안돼" MZ도, 5060도 불만…국민연금 개혁 어떻게

[파이낸셜뉴스] #1. "현재 '용돈연금' 수준으로 전락된 소득대체율을 높여야 실질적인 생계에 도움이 되는 연금이 될 것 같습니다.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해 재정수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최소한 선진국 평균수준으로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것을 건의합니다." (50대 회사원) #2. "직장인들은 연금을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돼 있는데 개인 의사에 따라 가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30대 회사원)  본격적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5060세대는 물론 노후 준비에 첫 걸음을 뗀 2030세대까지 전 연령대에서 현행 국민연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5060세대는 보험료율 인상과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조정한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2030세대는 세대 간 형평성에 무게를 둔다. 청년 세대가 요구하는 것은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라는 것이다.  2030 "세대간 형평성 중요"  16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제4차 재정추계에서 현재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유지할 경우, 국민연금 고갈 시점은 2057년으로 예상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보다 빠른 2055년으로 전망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금보험료율은 9%, 소득대체율은 40%다.  2030세대 사이에선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이 팽배하다. 수십년 국민연금을 내기만 하고, 정작 자신이 받아야 하는 시기가 되면 기금이 고갈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다.   30대 직장인 A씨는 "국민연금은 매월 나라에서 반강제적으로 갖고 가는 돈"이라며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국민연금보다 스스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내가 납득할 수 있는 곳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을 의무 가입이 아닌 선택적 가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 12일 보건복지부는 청년들과 만나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청년들은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와 '세대 간 형평성'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참석자인 30대 회사원은 "국민연금 기금 소진 우려에도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달라"며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연금은 과거에 가입한 세대에 유리한 제도라는 생각"이라며 "연금개혁 시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세대 간 형평성을 모두 고려한 제도 개선이 중요하다"고 했다. 5060 "기초연금 감액 없게"  국민연금에 관심이 가장 높은 세대는 역시 노후가 다가오는 5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가 국민연금 개혁안 마련을 앞두고 '백지 광고'를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총 2773건의 의견 중 50대(957건)의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645건), 60대 이상(506건), 30대(481건), 10~20대(166건) 순이었다.  접수된 의견 중 '연금개혁'에 대한 의견이 1044건(43.1%)으로 가장 많았고,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제안이 다수였다. 거의 모두 인상(12~20%)해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하향은 1건에 그쳤다.  50대 회사원 B씨는 "노령화에 따른 연금 소진을 늦추기 위해 보험료율을 매년 0.6%씩 5년 후 12%까지 인상하는 게 바람직 하다"며 "청년층의 부담률에 대한 반발이 클 것이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홍보 및 연금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론화를 통해 청년층의 미래 연금지급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법정 정년은 만 60세인데,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는 62세다. 내년에는 63세로 늦춰지고, 2028년 64세, 2033년 65세로 5년마다 1세씩 늦춰진다.  50대 회사원 C씨는 "정년퇴직 나이를 고려해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조절해달라"며 "국민연금 수령 나이가 상향되고 연금액은 하향되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 시책을 믿고 30여년을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람으로서 매우 불만"이라고 말했다.  60대 남성은 "노령연금과 기초연금의 연계를 폐지해달라"며 "노인들의 근로의욕을 꺾는 일일 뿐 아니라 최선을 다해 연금을 불입한 납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수급액 등에 따라 일부 감액된다. 보험료율 9→15%·수급 연령 62→68세  정부가 마련할 국민연금 개혁안에는 보험료율을 과거 정부안에서 제시했던 12% 수준보다 더 올리는 내용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복지부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동주최로 지난 8일 열린 '국민연금 전문가 포럼'에서는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5%까지 점진적으로 인상하고, 수급 개시 연령도 현행 62세에서 오는 2048년까지 5년마다 1세씩 늦추는 방안이 제시됐다.  국민연금연구원 유호선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5%까지 점진적으로 인상하면 4차 재정 계산에서 2057년으로 예상된 기금 소진 시점을 최대 2073년까지 16년 늦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 최대 적립 기금도 기존 1778조원에서 3390조원으로 두 배가량 늘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실제로 보험료율을 15% 수준까지 올리는 방안이 제시될 경우 국민들이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유 박사도 "수용 가능성이 높은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같은 시나리오가 전문가 의견 중 하나이고, 정부안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매년 0.2%p씩 30년에 걸쳐 보험료율을 미세하게 올리는 방안, 매 3년이나 5년마다 1%p씩 올리는 방안 등도 함께 제시됐다.  보험료율 인상과 함께 연금 수급연령을 2048년 68세까지 5년마다 한 살씩 늦추는 방안도 나왔다. 이와 연계해 국민연금을 최대한 납부할 수 있는 연금 가입 연령도 현행 '60세 미만'에서 '67세'로 상향하는 안도 함께 거론됐다.  연구원은 "2050년에 유럽연합(EU)과 주요 12개국 평균 연금 수급 연령이 약 68세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캐나다 등 연금개혁을 실시했던 국가들은 국민적 합의를 기반으로 개혁을 추진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국민연금 심층 면접을 통해 청년층과 소통에 나서고, 국회에서도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기구를 설치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홍예지 기자

[100세 인간] ③ "어떤 노인으로 살 것인가"…4가지 노인의 유형

[100세 인간] ③ "어떤 노인으로 살 것인가"…4가지 노인의 유형

[100세 인간] ③ "어떤 노인으로 살 것인가"…4가지 노인의 유형 늙은이-어르신-액티브 시니어-선배 시민…"당당한 시민으로 나이듦" 0 폐지 줍는 노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AKR20220819091300055_01_i_P4.jpg Y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1만5천원을 손에 쥔 김모(71·서울 구로구)씨. 그에게 신문지·책·종이상자 등 폐지를 가득 실은 리어카가 고물상 계근대에서 내려오는 해 질 녘이 가장 떨리고 기대되는 순간이다. 그동안 거래하던 '짠돌이 고물상' 대신 알음알음 찾은 옆 고물상에서 ㎏당 20원을 더 받았다. 오늘은 '운수 좋은 날'이지만 월세방에 사는 독거노인 김씨의 삶은 여전히 고단하다. 교장으로 은퇴한 이모(68·전북 전주시) 씨는 대규모 아파트 경비원이다. 오후만 되면 그의 비좁은 경비실은 늘 예닐곱 명의 꼬맹이들로 꽉 찬다. '하늘천 따지'로 시작하는 천자문(千字文)을 배우려는 초등학생들이다. 한문 교사 출신인 이씨가 경비실에 '무료 한문 교실'을 연지 3년째다. 박씨(65·전북 익산시)는 최근 아내와 함께 백화점에 들러 가을용 골프 의류와 값비싼 '신상' 골프채를 장만했다. 대기업 부장을 지낸 박씨와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그의 아내는 골프에 재미를 붙인 후 매주 골프장 투어를 하며 제2의 인생을 꾸리고 있다. 중소기업을 다녔던 한모(75·대전 유성구) 씨는 하루가 짧기만 하다. 아침마다 초등학교 횡단보도 앞에서 등교 도우미를 한다. 오후에는 경로당에서 또래 노인들과 마을의 이런저런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저녁에는 골목을 누비며 쓰레기를 줍곤 한다. 0 OECD 노인 빈곤율 [그래픽 = 이재윤 기자] [그래픽 = 이재윤 기자] AKR20220819091300055_08_i_P4.jpg N 한국제지연합회 등에 따르면 폐지를 줍는 노인은 25만 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생존을 위해 하루 10시간을 일하며 시급 1천500원을 버는 셈이다. 최저임금의 2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김씨처럼 월세방에 사는 노인들이 생계를 꾸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작년 노인빈곤율(43.4%)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5.3%)을 상회한다. 노인자살률 역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3배가량 높다. 공통점은 모두 '1위'라는 것이다. 불명예스러운 '2관왕' 타이틀은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암시한다. 젊은이들도 그렇듯 노인들의 삶 역시 다양하다. 위의 4명의 노인 사례와 관련해 유범상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는 이런 각각의 노인 유형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한다. 늙은이와 어르신, 액티브 시니어, 선배 시민이다. 모두 나이 든 사람이지만 삶의 지향점은 확연히 다르다. 그에 따르면 한국 노인의 다수를 차지하는 김씨 같은 늙은이는 생존 문제에 직면해 있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체념하며 국가의 소극적인 사회보장복지서비스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질병 앞에서 비용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돌봄의 대상으로 '사회적 짐'으로 인식된다. 이 때문에 'No人', 잉여 인간, 이등 국민 취급을 받기도 한다. 반면 어르신은 'No人'과는 완전히 다른 'Know人' 지위에 있다. 이씨처럼 지혜롭고 존경받는 현명한 존재다. '노인 한 명이 사라지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격언이나 '집안에 노인이 없으면 옆집에서 빌려 와라'는 덴마크 속담은 사회 구성에 있어 노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유 교수는 "하지만 노인이 나이를 먹는다고 갑자기 현명한 사람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며,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면서 "어르신으로 살려면 체면을 지켜야 하고, 감정과 욕구를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어르신은 노인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호칭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0 전주 월드컵 골프장 [전주시설공단 제공] [전주시설공단 제공] AKR20220819091300055_09_i_P4.jpg N 노인들에게 부담이 적은 것은 '액티브 시니어', 이른바 성공한 노인이다. 이들은 취미와 여가를 즐기며 왕성하게 활동한다. '청바지를 입은 나이 든 보통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가족이나 사회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계발에 힘쓰며 인생 이모작을 꿈꾼다. 박씨처럼 주말마다 골프를 치고 손자들이 오면 '신사임당' 지폐 두어 장씩은 고민 1도 없이 꺼내주는 지갑이 있다. '지금껏 고생했으니 지친 영혼을 위해 이제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자기 위로가 담겨있다. 하지만 아무나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는 없다. 경력과 재력이 받쳐줘야 가능하다. 또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 사회적 역할에 관심이 적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의 수준도 심하지만, 같은 노인들 사이에서 소득 수준의 불평등도 심각한 편이다. 한국은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지니계수(소득불평등도를 측정하는 지표.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는 지난해 0.406이었는데, OECD 회원국 중 코스타리카(0.502), 멕시코(0.473), 칠레(0.441), 미국(0.411) 다음으로 높다. 0 노인 생활체육대회의 활기찬 응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AKR20220819091300055_10_i_P4.jpg N 소득 불평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유 교수는 '선배 시민'을 새로운 노인상으로 제시한다. '선배 시민' 개념은 '빵은 동물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지만, 인간은 그것만으로는 살 수 없으며 장미(존엄)도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전제에서 탄생했다. 선배 시민은 시민권(citizenship)을 권리로 인식하고 이것을 함께 나누고 실천하는 노인이다. 한씨처럼 자신은 물론 동료 시민, 후배 시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공동체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유 교수는 "빵이 적선과 시혜로 주어진다면 (노인들이) 굴욕감을 느낄 것"이라며 "시민에게 빵은 당연한 권리로서, 즉 시민권으로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현숙 마중물 시민교육센터장은 "노후의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연대인 사회보장제도가 중요하다"며 "기초노령연금으로 소득 결핍을, 무상의료 지원으로 병원비의 부담을, 공공주택 제공으로 최소한의 주거를 걱정하지 않을 때 노인은 안전할 수 있다"며 복지국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공동체를 상상하고 변화시키고자 실천하는 노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면서 "학력이나 재력, 경력, 재능 등과 상관없이 누구나 '선배 시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논단] 웰 리빙, 웰 다잉

[fn논단] 웰 리빙, 웰 다잉

평균수명 연장으로 은퇴 후 사망 전까지 기간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도 이를 행복하게 채울 준비는 아직 부족한 형편이다. 평균수명은 1970년에는 65.8세였으나 2015년에는 85.2세로 늘어나 약 20년이 증가했다(여성 기준). 그러나 행복의 반대 측도라고 할 수 있는 노인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인 것만 보아도 우리도 웰리빙(well living).웰다잉(well dying)를 고민할 때가 됐음을 알 수 있다. 웰리빙.웰다잉은 노인의 전유물은 아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리빙과 다잉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젊었을 땐 웰리빙과 웰다잉을 걱정할 여유도 없다. 은퇴하고 노령이 되면 하루하루를 어떻게 소일할 것이냐가 문제가 되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이고 어떻게 죽음을 맞는 것이 아름다운가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삶에 중점을 두면 웰리빙이고, 죽음에 중점을 두면 웰다잉이라고 볼 수 있지만 웰리빙 없는 웰다잉은 없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다르지 않다. 웰리빙과 웰다잉의 전제조건은 안정된 소득이다. 소득과 재산이 많다고 해서 '웰'하게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된 소득이 없으면 '웰'은 꿈도 꾸기 어렵다. 특히 노년이 되면 일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노년이 되기 전에 노후 생활기반을 미리 설계하고 준비하는 것은 중요하다. 소일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의미 있는 것이 될 때 웰리빙은 거의 절반은 이뤄졌다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의 '일'의 개념에는 나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을 위한 봉사와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 가족과 친지를 위해서 도움 되는 일을 하는 것도 웰리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웰리빙과 웰다잉을 위한 또 하나의 필수 조건이 있다면 건강이다. 건강은 태생적으로 상당부분 결정되지만 장수시대에는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맑은 공기, 안전 등 자연적·사회적 환경으로 주어지는 것도 있지만 술, 담배, 운동 등과 같이 자신에게 책임 있는 것이 많다. 젊었을 때의 과로와 과음 등은 나이 들어서 각종 질병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자신을 '아껴 쓰는' 건강 생활을 젊었을 때부터 습관화해야 한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죽음은 다가온다. 죽어가는 과정은 편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웰다잉을 지원하는 서비스는 아직 보편화되고 있지 않다. 2008년에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 웰다잉의 최소한의 인프라이지만 드물지 않게 보도되는 노인학대 등 불미스러운 일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편안한 임종을 위한 호스피스, 죽고 난 이후의 장례식과 장묘 등도 웰다잉의 연장선에서 중요하고, 안락사 문제도 이제 사회적 논의를 마무리할 때가 됐다. 자녀와 사회에 대한 의미 있는 증여와 상속 그리고 사후 장기기증 등도 웰다잉의 유종의 미가 된다. 웰리빙과 웰다잉은 개인만 잘해서 되는 일은 아니다. 제도적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하고 인체공학, 생명공학 등 과학기술 발전은 이머징 비즈니스 영역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의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장수시대의 웰리빙과 웰다잉은 단순히 물질적인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적, 종교적, 문화적, 정신적 영역에서의 도전이자 해법이 요구되는 인문학 영역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

노인인구 83% 존엄사 찬성…서울시, 웰다잉 문화 실태조사

노인인구 83% 존엄사 찬성…서울시, 웰다잉 문화 실태조사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2017년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평화롭고 존엄한 죽음을 추구하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도 이에 맞춰 웰다잉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추진한다. 시는 연명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고 신(新) 장례문화를 선도할 활성화 모델도 제시할 예정이다. 24일 시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시 웰다잉 문화조성 실태조사 및 인식개선' 용역을 발주했다. 조사는 4개월간 진행돼 올 연말께 마무리 될 예정이다. 예산은 5000만원이 투입된다. 시는 실태조사를 통해 생애말기 자기결정권이 강화를 통해 존엄한 삶의 마무리 필요성, 죽음의 질 지수 향상 필요, 존엄하고 편안한 삶의 마무리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문화적 기반 미흡 등을 도모하고자 한다. 실제로 노인 10명 중 8명은 존엄사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만 65세 이상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3.1%는 '존엄사를 찬성하며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죽음을 앞둔 환자가 연명의술 대신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돕는 '호스피스 서비스 활성화'에 동의하는 노인도 87.8%에 달했다. 시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웰다잉 관련해 국내·외 주요현황과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시는 시민을 대상으로 웰다잉 관련 인식 조사를 진행한다. 웰다잉 교육의 필요성과 정책추진 방향과 관련해 시민의 요구도 조사할 방침이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시와 구 단위에서 추진할 수 있는 정책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중·장기 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방향과 사업계획안도 도출한다. 뿐만 아니라 시는 웰다잉과 관련해 생애주기별 표준교육을 실시한다. 시는 아동, 청소년, 청·장년층, 노년층 등 생애 주기별 표준교육안을 조사·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웰다잉과 관련해 교육현장에서 활용가능한 형식 등으로 교육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향후 교육의 효과성도 평가한다. 특히 사별, 자살 등 유가족 대상의 치유 프로그램안도 조사해 웰다잉 관련해 지역단위로 추진 가능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시는 아울러 연명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개선 프로그램을 조사·분석할 예정이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신(新) 장례문화를 선도하는 사례조사를 실시해 활성화 모델도 제시할 예정이다. 시는 지역사회기반 웰다잉 문화조성사업 효과성도 평가한다. 현재 동대문구, 중랑구, 성북구, 은평구, 강남구 등 5개 자치구에서 진행 중인 웰다잉 사업추진 현황을 살펴볼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높은 자살율, 인명 경시 풍조에 따른 건전한 생명관과 올바른 생명윤리가 정립될 수 있는 사회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시는 실태조사를 추진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서울시 정책 수립 관련 분야별 추진방향, 정책 내용 등을 고려해 향후 시의 웰다잉 문화조성을 위해 지침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