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는 죽음' 초고령시대의 존엄사

'품위 있는 죽음' 초고령시대의 존엄사

웰다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평화롭게 떠날수 있는 권리' 연명의료 거부에 대하여

초고령사회 '노년의 삶', 행복할까요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홀로 남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자녀들과 함께 사는 노인은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뉴시스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홀로 남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자녀들과 함께 사는 노인은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뉴시스

불변의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젊음은 영원하지 않다는 겁니다. 노인들의 삶은 모든 젊은이들의 미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노년의 삶은 어떨까요. 보건복지부가 3년 주기로 발표하는 노인실태 조사로 엿볼 수 있습니다. 최근 조사인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연간소득은 1558만원으로 월평균 130만원입니다. 74%는 생계를 위해 일합니다. 경제활동 참여율은 37%로 3명 중 1명인 셈입니다.

건강상태에 대한 질문에는 절반이 양호하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절반은 질병에 시달린다는 얘기죠.
노인부부 둘이 살거나 노인 혼자 사는 비율은 78% 입니다. 자녀와 함께 살기를 희망하는 노인은 12.8%뿐이였습니다. 자녀에게 기대고 싶지 않다는 의미겠죠. 노인 역시 삶의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취미나 여가활동을 꼽았습니다. 노년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최소한의 소득과 품위 있는 삶'이었습니다.
#초고령사회 #노인실태조사 #독거노인 #노인부부 #노인질병

노인들에게도 일자리는 중요하다. 노인들은 생계뿐 아니라 '품위 있는 삶'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뉴시스
노인들에게도 일자리는 중요하다. 노인들은 생계뿐 아니라 '품위 있는 삶'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뉴시스

자녀들로부터 가장 대접받는 부모가 '연금부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재산이 많으면 부모가 빨리 죽어야 내 재산이 되지만 연금이 많으면 살아있는 동안 지원해주면서 사후 재산도 물려받을 수 있다는 거죠. 참 씁쓸한 농담입니다.
한국은 2025년에 65세 이상 비율이 20.6%로 높아지면서 초고령사회로 들어섭니다. 길을 걷다가 5명 중 1명꼴로 65세 이상 노인을 만난다는 얘기죠.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수 있는 소득이 '빵'이라면, 인간적인 품위를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게 '장미' 입니다. 의학 발달로 수명은 연장됐으나 자존감을 유지할 사회적 역할이 늘어났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왕성한 사회활동 후 '잉여인간'처럼 되버렸다고 느끼는 노인들이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유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장미'가 사라져버린 셈입니다.
#고령화시대 #일하는노인 #품위있는삶 #빵과장미 #연금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그렇다면 노인들이 원하는 죽음은 어떤걸까요. 지난해 발표된 '2020 노인실태조사'를 살펴보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 '신체·정신적 고통 없는 죽음', '스스로 정리하는 임종', '가족과 함께 맞는 임종'을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오래 사는 것 자체는 '좋은 죽음'의 요건이 아닙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8년 만 40~7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63.3%가 '가능한 한 오래 살다 죽는 것'을 좋은 죽음이 아니라고 답했답니다.
수명 자체보다는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고통이 없는 것, 가족 등 주변인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는 것 등이 좋은 죽음의 조건으로 꼽힌다는거죠.
그러나 실제로 맞이하는 죽음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지난해 숨진 사람들의 장소 통계가 있습니다. 병·의원과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사망한 경우가 74.8%, 주택은 16.5% 입니다. 1998년 주택 내 사망자 비율이 60.5%, 의료기관은 28.5%였던 것과 비교하면 25년 만에 뒤바뀐 양상입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의료기관 사망 비율은 76.8%로 평균치를 웃돕니다. 집에서 가족들과 조용히 삶을 마무리 하는게 아니라,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는게 대부분의 죽음입니다.
#초고령사회 #웰다잉 #노인 #좋은죽음 #임종

연명치료와 '웰다잉'.. 공존하기 힘든 두갈래 길

초고령사회, 노인들의 마지막 거처는 대부분 병원이나 요양병원입니다. 병원 내 사망 중에서도 중환자실에서 연명의료를 받다 맞이하는 죽음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중환자실은 '소생 가능성이 있는' 급성 중증환자를 집중 치료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존 확률이 높지 않은 노인이나 말기 환자들이 응급실로 실려 왔다 중환자실로 옮겨져 의료기구를 달고 생명만 유지하는 곳이 됐습니다.
중환자실의 인공호흡기는 환자를 매우 괴롭게 하는 연명의료 장치입니다. 호스가 목구멍을 타고 기도까지 삽입된 것 자체가 고통스러워 환자에게는 진정제를 투여해 오히려 자발호흡을 억제한다고 합니다.
고령자에게 행하는 심폐소생술(CPR)도 마찬가지 입니다.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가 심정지를 일으키더라도 사전에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 의료진은 CPR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갈비뼈가 으스러지고 장기가 손상될 수도 있죠. 맥이 돌아온다 해도 환자에게 남은 시간은 길지 않고, 그대로 사망한다면 마지막 모습은 처참해집니다.
병실에서 24시간 울리는 기계음, 늘 켜져 있는 조명에 숙면하지 못하고 악몽을 꾸기도 하며, 같은 병실에 있는 다른 환자가 사망하기라도 하면 '나도 저렇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애초에 말기 질환 등으로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까지 이같은 치료를 가하는게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한 할아버지 /뉴스1
요양병원에 입원한 한 할아버지 /뉴스1

요양병원도 자칫하면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이뤄지기 쉬운 공간입니다. 알츠하이머 등 회복 가능성이 없는 질병을 앓거나 말기질환 등으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이 기본적인 의료조치만 받으며 머무는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의 뜻이 맞아 연명의료 없이 자연스럽게 눈을 감는 환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심폐소생술이나 수혈 등 조치로 생명만 유지하기도 합니다. 음식물을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길 우려가 있거나 소화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은 '콧줄'이라 불리는 튜브를 위까지 삽입해 유동식으로 식사를 합니다. 의식조차 없이 누워만 있는 환자도 이런 식으로 생명을 이어갑니다. 인류의 생명을 연장시킨 의학발달이 자연스러운 죽음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입니다.
#웰다잉 #연명치료 #요양병원 #심폐소생술 #고령화시대

우리나라에는 안락사와 관련한 두개의 판결이 있습니다.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과 2008년 김할머니 사건입니다.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은 술에 취한 남편이 넘어져 머리를 다치자 병원비를 걱정한 부인이 퇴원시킨 사건입니다. 남편은 당시 자발호흡은 불가능했지만 의식은 회복하는 추세였습니다. 퇴원후 인공호흡기를 뗄경우 사망할 것이 뻔했죠. 그러나 부인은 난폭했던 남편이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까지 주는게 걱정돼 퇴원을 요구합니다. 의료진은 아내에게 퇴원후 피해자가 숨질 경우 법적 책임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퇴원조치합니다. 환자는 퇴원후 인공호흡기를 떼고 5분만에 사망합니다.
의료진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살인방조죄냐 아니냐를 놓고 대법원까지 법정다툼을 벌였지만 결국 '살인방조'로 처벌받습니다. 이 사건 이후 병원들은 소생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퇴원 요구도 거절하게 됐습니다.
서울 보라매병원 /뉴시스
서울 보라매병원 /뉴시스

이후 2008년 '김할머니 사건'으로 존엄사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합니다.
김할머니 사건은 '존엄사 허용'이 논점이었던 첫 판례입니다. 김할머니는 폐암 조직검사후 과다출혈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집니다. 병원에서는 호흡만 하면 생명연장에는 무리가 없다며 연명치료를 이어가자 자녀들은 과잉진료라며 연명치료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 승소합니다. 김할머니는 인공호흡기를 뗀 뒤에도 200여일을 연명한 후 사망합니다.
대법원은 식물인간 상태 고령의 환자가 인명호흡기로 연명하는 것은 무의미한 신체침해 행위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해하는 것이라고 판결합니다. 당시 대법은 회복 불가능한 사망 단계에 이른 환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 기초하여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연명치료 중단을 허용합니다. 이 사건은 사실상 존엄사를 인정한 첫 판례로 역사에 남게 됩니다.
#존엄사 #안락사 #보라매병원 #김할머니사건 #연명치료 #연명의료중단 #상인방조죄

'김할머니 사건'은 한국사회에 존엄사라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웰다잉'에 대한 성찰을 시작한 시기입니다. '웰다잉'은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뜻합니다.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일상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이죠.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죽음이 바로 '웰다잉' 입니다.

2017년 당시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이행 기관에서 사용된 연명의료계획서. /뉴스1
2017년 당시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이행 기관에서 사용된 연명의료계획서. /뉴스1

지난해 6월 의사조력 자살을 합법화하는 내용을 담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형법상 자살방조죄의 예외를 두는 법안이어서 윤리적 논란 소지가 크고 호스피스 등 인프라도 아직 충분치 않아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기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로 연명의료를 받지 않도록 한 법입니다. 2016년 국회를 통과해 2018년 2월부터 시행됐습니다.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환자 또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연명의료의 유보 또는 중단에 관한 의사를 남기는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고 있다고 의사가 판단한 경우라면, 환자의 의향을 존중해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습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은 146만474명입니다.
국민 10명 중 8명은 회생 가능성이 없다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연명치료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연명치료 #연명의료거부 #웰다잉 #김할머니사건 #존엄사

사진가 성남훈의 다큐멘터리 100일의 기록, 호스피스 '누구도 홀로이지 않게' 작품 중 하나 /뉴시스
사진가 성남훈의 다큐멘터리 100일의 기록, 호스피스 '누구도 홀로이지 않게' 작품 중 하나 /뉴시스

법의 테두리가 마련되기는 했지만 '연명의료결정법'이 갈 길은 멉니다. 호스피스를 비롯한 의료돌봄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고, 임종 단계에서만 연명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법 조항은 현실적 문제에 부딪칩니다.

의학적 치료로도 회복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들에게 호스피스가 큰 대안입니다. 호스피스는 '죽음에 이르는 길을 함께하는' 사람들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죽음이 예상되는 환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신체·정신적 고통에 시달리지 않고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호스피스의 역할이죠. 가족들과 삶을 정리하고, 차분히 죽음을 준비하도록 신체적·심리적 측면으로 지원합니다.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에 따르면 호스피스 서비스 만족도는 매년 90%대를 유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인프라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현재 법적으로 호스피스 대상이 되는 질병은 암·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이즈)·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만성 간경화·만성 호흡부전 5가지로 제한돼 있습니다. 호스피스센터가 있는 곳은 전국에 88곳, 병상 수도 1478개 뿐입니다. 환자와 가족들이 원해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연명의료 #연명의료중단 #호스피스 #말기암 #초고령사회

모든 사람은 존귀하게 태어난 생명이다. 인간의 판단으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존엄사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사람은 존귀하게 태어난 생명이다. 인간의 판단으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존엄사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생명은 존엄하기 때문에 함부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종교계에서는 이야기합니다. 의료계 또한 안락사와 같은 제도를 도입한 국가가 극히 일부인데다 우리 사회가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만큼 '시기상조'라는 의견입니다.
존엄사에 대한 국민들의 설문조사는 여러갈래의 결과가 나옵니다. 안락사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남용이나 범죄에 악용할 우려와, 생명경시 풍조 만연이 꼽힙니다. 안락사 합법화 설문조사에서는 76%가 찬성하는 결과 또한 공존합니다.
크게 보면 타인에 의해 생명이 끊어진다는 것 자체가 반헌법적이라는 지적입니다. 또한 사망이 임박하다고 판정한 질병이 오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입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를 선택할 수 없듯 죽음 또한 마찬가지라는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존엄사라는 단어 자체도 사실상 자살의 한 부분이며 과연 이것이 품위 있는 죽음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원초적인 질문'으로 되돌아갑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나의 죽음과 가족의 죽음 앞에 우리는 얼마나 존엄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쉽게 대답을 찾기 힘든 질문입니다.
#생명존중 #존엄사 #안락사 #종교계반대 #안락사합법화 #조력자살

'자연스러운 죽음' 존엄사를 선택한 사람들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책 '조화로운 삶' / 출판사 보리)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책 '조화로운 삶' / 출판사 보리)

'곡기를 끊다'라는 표현이 있죠. 한국사회에서 결연한 의지를 보일때 표현하는 관용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표현을 그대로 실천한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사회주의 학자가 있습니다. 스콧 니어링입니다.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탄한 삶을 살다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생활이 어려워지자 가정도 해체되죠. 그때 신념이 맞는 평생의 반려자 헬렌 니어링를 만납니다. 둘은 '적게 소유하는 조화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하루의 절반은 일하고, 하루의 절반은 명상과 독서로 여생을 보냈죠. 생이 끝나는 날까지 일하는 삶을 표방했습니다. 그리고 100세가 되었을 때, 그는 남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고 깨닫는 어느 날 곡기를 끊습니다.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여정의 시작이었죠. 그는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친구들과 삶을 마무리 짓고 싶어 했습니다. '곡기를 끊음'으로써 그는 자신의 삶과 마무리를 결정 지었고, 원하는 대로의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스콧니어링 #조화로운삶 #존엄사 #헬렌니어링 #자연스러운죽음

히노하라 시게아키 /연합뉴스
히노하라 시게아키 /연합뉴스

행복한 장수비결로 유명한 일본의 의사가 있죠. 1911년 태어나 2017년 숨을 거둔 일본의 히노하라 시게아키입니다.
그는 105세가 될 때까지 현역의사로 활동하면서 삶과 죽음에 관한 책들을 집필하고, 음악회 지휘자로도 활동했답니다. 그는 죽음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무섭다.······하지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살아있다는 것이 진심으로 기쁘다. 살아 있으니까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105세가 되었어도 미처 모르는 자신이 많아서 가슴이 설렌다"고. 일하는 삶을 찬양했던 히노하라 박사는 105세가 될때까지 건강한 삶을 살다 폐렴에 걸리자 연명을 위한 치료를 거부합니다. 영양 공급 튜브줄을 다는 대신 집에서 요양하다 가족들 품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히노하라시게아키 #105세의사 #일본최고령의사 #존엄사 #연명의료거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여기 104의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자로 103세가 될때까지 생태학 논문을 편집한 식물학자이자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입니다.
구달 박사는 104세의 어느 날, 홀로 집에 있다가 낙상을 하고 맙니다. 고령의 낙상으로 구달은 앉아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더이상 자신의 집에서 지낼 수 없게 된 구달은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야 했습니다. 더는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한 그가 선택한 것은 안락사였습니다.
2018년 구달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구달은 생애 마지막을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으며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의 죽음은, 초고령사회 노인들의 삶과 죽음에 큰 화두를 던졌습니다. 그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수천개의 생각과 논란으로 남았습니다. 다만 104세의 거동 불편한 노인의 남은 생애가 타인의 도움 없이는 밥 한끼조차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만은 명징합니다.
#데이비드구달 #존엄사 #연명의료거부 #노인

장 뤽 고다르 /AP연합뉴스
장 뤽 고다르 /AP연합뉴스

장 뤽 고다르와 알랭 들롱은 영화판을 뒤흔든 세기의 남자들입니다. 장 뤽 고다르는 1960년 '네 멋대로 해라'로 데뷔하면서 프랑스 영화사의 새 물결 '누벨바그' 시대를 이끈 장본인입니다. 그가 올해 9월 9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자신이 불치성 질환으로 더이상 정상적으로 살 수 없게 되자 스위스에 있는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사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했습니다.

뇌졸중으로 투병중인 세기의 미남 알랭 들롱도 안락사를 결정했죠. 그는 지난해 1월 아내를 췌장암으로 먼저 보냈습니다. 아내 또한 안락사를 결정하였으나 프랑스에서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힘겨운 투병 끝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그는 지금 스위스에 거주하며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은 병원을 거치지 않고 평화롭게 떠날 권리가 있다"며 자신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스위스 #장뤽고다르 #알랭드롱 #안락사 #존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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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전 호스비스 이용하겠다...국민 73%, 의사 98%

사망 전 호스비스 이용하겠다...국민 73%, 의사 98%

국민 73.3%, 의사 98.7%가 죽음을 앞두고 '호스피스 이용'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대 윤영호교수연구팀과 국립암센터 이근석교수연구팀은 9월 여론조사기관인 월드리서치센터에 의뢰, 호스피스·연명의료법 시행이 1년 남은 시점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연명의료'를 주제로 일반국민 1241명(면접조사)과 의사 859명(온라인)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의사 조사의 경우, 대한의사협회와 서울대학교병원, 국립암센터 등 15개 종합병원의 협조를 받아 진행했다. 특히 호스피스 완화의료 대상 질환이 4개 질환(암, 에이즈,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에 한정돼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응답이 일반국민 76.1%와 의사 81.3%로 높게 나타났다. 요양병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요양병원의 이윤 추구로 인해 호스피스 기본정신이 훼손될 수 있다(국민 71.4%, 의사 82.9%), 불필요한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국민 85.2%, 의사 74.5%)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활성화를 위해 '자원봉사자의 말기 환자 돌봄 의무화 정책 도입(미국은 환자돌봄시간의 5%이상)'(국민 84.9%, 의사 72.2%) 장례 절차를 간소화 하고, 환자가 돌아가신 후에는 조의금 대신 환자 이름으로 호스피스기관에 기부하는 '조의금 기부 문화'(국민 64.8%, 의사 72.2%)가 찬성을 보였다. 또 거주 지역인근에 호스피스기관 입주에 '찬성' 한다는 응답은 일반국민 69.0%와 의사들 94.8%로 나타났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인지도는 국민 15.6%, 의사 60.8%로 나타났다. 연명의료계획서에 대한 인지도는 국민은 9.8%에 불과했으며, 의사들은 48.4%로 나타났다. 사전의료계획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한 적정 수가에 대해 국민의 58.5%가 뇌 MRI 비용의 4분의 1(대략 10만원) 이상, 의사들의 약 64.6%가 뇌 MRI 비용의 2분의 1(대략 20만원) 이상의 수가가 적당하다고 응답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윤영호 교수는 "정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법 시행전이라도 호스피스와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수요를 예측하고, 사전의료계획, 호스피스 대상자 확대, 시민사회 참여 역할, 홍보전략, 범부처 웰다잉종합계획 수립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사전의료계획은 국민들에게 '건강할 때', '중증질환 진단시', '말기 시점'등 3회에 건강보험수가를 인정해 국민적 수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갈길 먼 ‘품위 있는 죽음’…‘재정·인식·배려’ 과제

갈길 먼 ‘품위 있는 죽음’…‘재정·인식·배려’ 과제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지난 2017년 11월 고통 완화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던 시한부 여성 환자는 호주 '퀸즐랜드 앰뷸런스 서비스'(QAS) 구급대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바다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임종을 앞둔 환자의 간절한 부탁에 두 구급대원은 응급차를 바다로 돌렸다. 구급대원은 바다를 바라보는 환자에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고 물었고, 환자는 "모든 것이 평화롭고 좋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요양시설, 요양병원 등을 덮쳤지만 품위있는 죽음 이른바 '웰다잉법'으로 불리는 연명의료결정법(존엄사법)에 대한 지원이 미흡해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에서도 호주 사례 같이 환자를 위한 '마지막 소원 들어주기'가 이뤄지려면 민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웰다잉 시설과 인력을 지원하는 재단 설립과 이를 통한 기금 마련, 웰다잉을 도와주는 전문가 양성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품위있는 죽음을 맞이할 권리가 있다"며 "정부는 웰다잉 재단을 통해 기금을 모으고 모아진 기금으로 '웰다잉 플래너'와 자원봉사자를 양성해 국민에게 무료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 직원이나 직원 가족들의 복지를 위해 '웰다잉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나 사회적기업 형태로 다양한 기부와 자원봉사에 나서 웰다잉 문화 확산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윤 교수는 "법적으로 사회적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며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코로나19 시대 환자들이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임종부터 장례, 추모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정부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앙재난대책본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 장례식장 세부지침'을 마련해놨지만, 빈소에 30분 이상 머물지 않기, 조문객을 맞이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악수보다 목례로 인사하기 등 방역 관련 지침에만 머물고 있다는 이유다. 윤 교수는 "미국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엔 손소독, 거리두기 같은 생활 속 세부지침 뿐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어떻게 극복하고 서로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등이 상세하게 소개돼 있다"며 "우리나라도 임종, 장례, 추모하는 과정에서 유족과 조문객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추모식도 존엄한 죽음을 지원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웹 페이지에 장례식장에 갈 수 없는 조문객들을 위한 추모 공간을 만들어 고인의 영상이나 사진을 올리고 고인을 추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친지나 조문객, 유족들이 서로 추모와 감사의 글을 인터넷 기반의 카드로 만들어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정보기술(IT)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코로나19 시대 국민이 삶의 마지막을 편안하게 맞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행정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철주 칼럼니스트 겸 웰다잉 강사는 "가족과 단절된 채 유언도 남기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는 환자들도 있다"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제대로 처리됐는지 등 긴박한 상황에서도 제대로된 절차를 밟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들에게 품위 있는 죽음을 지원할 수 있는 촘촘한 돌봄 체계 구축과 이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재원 확보도 과제다. 김현아 한림대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요양병원 간병인 등 돌봄 인력 지원부터 의료진이 환자와 보호자에게 웰다잉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길을 제시하는 진료시간 등에 대한 보상까지 모두 포함해서 논의하지 않는다면 웰다잉은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며 "국민 합의를 거쳐 재정을 어떻게, 얼마나 확보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국민 80.7%, 의사조력자살법보다 호스피스 확충을"

"국민 80.7%, 의사조력자살법보다 호스피스 확충을"

기사내용 요약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조사결과 전국 성인남녀 1007명 대상 인식 조사 의사조력자살 합법화 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확충 등 제도개선이 먼저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국민 10명 중 8명은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가 원하면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조력존엄사(의사조력자살)'를 합법화하기보다 간병비와 의료비 지원, 호스피스·완화의료 확충 등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의사조력자살 및 호스피스·완화의료 관련 인식을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7%가 "의사조력자살 법제화보다 말기 환자의 돌봄환경과 호스피스·완화의료 확충이 우선한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와 국회가 존엄한 죽음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과제로는 간병비 지원 또는 간병 유급 휴직제도 도입 등 간병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응답이 28.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말기 진단 후 의료비 본인 부담 경감 등을 포함한 경제적 지원(26.7%),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의 확충 및 지원(25.4%) 등의 순이었다. 의사조력자살 합법화는 13.6%에 그쳤다. 특히 간병비 및 의료비 지원,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확충 및 지원을 정부와 국회의 정책 우선순위로 꼽은 응답자는 80.7%로, ‘의사조력자살 합법화(13.6%)’보다 6배 가까이 높았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 ‘안락사’ 또는 ‘의사조력자살’보다 생애말기 돌봄을 위한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의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찬성'이 58.3%(찬성하는 편 41.4%, 매우 찬성 16.9%)로 가장 많았다. 무응답 비율도 32.1%에 달했다. '반대'는 9.6%(매우 반대 2.7%, 반대하는 편 6.9%)에 그쳤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우리나라의 사회지원 체계에 대해 '부족하다'는 응답률이 61.1%(매우 부족 18.9%, 부족 42.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보통'(34.0%), '충분하다'(4.9%) 순이었다. 현재 말기 및 임종을 앞둔 환자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모른다'는 답변이 60.0%(전혀 모른다 31.0%, 잘 모른다 29.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알고 있다' 27.1%(약간 알고 있다 24.4%, 매우 잘 알고 있다 2.6%), '보통'(12.9%)이라는 답변이 뒤따랐다. 또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생명 연장만을 위한 연명의료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현재 ‘연명의료 결정법’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회생 가능성이 없더라도 생명 연장만을 위한 연명의료를 받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받지 않겠다'는 응답이 81.7%(절대 받지 않겠다 45.0%, 받지 않을 것 같다 3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잘 모르겠다' 11.3%, '받겠다' 7.0%(받을 것 같다 4.9%, 반드시 받겠다 2.1%) 순이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9.5%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적돌봄상담가, 영양사, 자원봉사자 등 3750명을 회원으로 보유한 학술단체다. 한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월 발의한 의사조력자살 법안은 환자 스스로 약물을 주입한다는 점에서 의사가 진정제 투여, 연명치료 중단 등을 통해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안락사와 차이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안락사와 조력 존엄사 모두 불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삶 마무리할 권리 달라"vs"자살 합법화 비윤리적"

"삶 마무리할 권리 달라"vs"자살 합법화 비윤리적"

기사내용 요약 '조력 존엄사법' 발의…안락사 논쟁 재점화 시민단체 "말기환자 자기결정권 확대해야" 종교계 "자살 합법화로 인간 존엄성 침해"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적극적 안락사 합법화를 통해 회복 불가능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스스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해야 합니다."(시민사회단체) "죽음을 권리로 보장해 달라는 것은 신성불가침한 인간의 생명을 침해하는 비윤리적 행위로 환자에게 죽음이 강요될 수 있습니다."(종교계) '안락사'를 둘러싼 논쟁이 지난 15일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조력 존엄사법) 발의를 계기로 재점화됐다. 2018년 2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전후 일었던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조력 존엄사법은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에 한해 희망하는 경우 담당의사에게 약물 처방 등을 받아 스스로 삶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 이상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스스로 인공호흡기 착용, 심폐소생술 등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연명의료결정법(소극적 안락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적극적 안락사'다. 환자 스스로 약물을 주입한다는 점에서 의사가 직접 진정제 투여, 연명치료 중단 등을 통해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안락사와 구분된다. 말기 환자와 가족·시민사회단체 등 조력 존엄사법을 지지하는 찬성 측은 "말기 환자의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반면 종교계 등 반대 측은 "죽음을 권리로 보장해 달라는 것은 비윤리적인 행위로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70대 노인들로 구성된 노년 유니온·내 생애 마지막 기부 클럽은 16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정문 앞에서 '안락사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회복 불가능한 질병으로 고통 받는 가족을 돌보다 결국 간병 살인에 이르는 것을 지켜만 볼 것이냐"면서 "적극적 안락사법 도입으로 환자의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자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가족을 돌보는 부모나 자식, 남편은 끝모를 간병의 터널에서 무너져 가해자가 됐다"면서 "80대 노모는 정신 질환을 앓아온 40대 딸과 끈으로 몸을 묶은 채 한강에 투신했고,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10년 간 간병한 아들은 어머니와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간병 살인 사례들을 소개했다. 또 "국민의 76%가 안락사를 찬성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고, 스위스 안락사 지원 전문병원 디그니타스에서 안락사한 한국인은 2명, 디그니타스에 안락사를 신청한 국민은 18명, 디그니타스 회원으로 가입한 국민은 100명"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 추구권'을 죽음의 영역에서는 보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조력 존엄사법이 악용될 우려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현종 노년 유니온·내 생애 마지막 기부 클럽 사무처장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안락사가 허용된 선진국에서도 악용을 막기 위해 심의 등 절차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고 있다"면서 "국가가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장인 박은호 신부는 "조력 존엄사법은 자살을 합법화하는 법으로, 합법화될 경우 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강요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면서 "실제 죽음을 원하지 않는 말기 환자들이 경제적 이유 등으로 가족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박 신부는 "안락사나 의사 조력 자살은 사회적 합의의 문제가 아닌, 생명의 문제"라면서 "찬성하는 국민의 비율이 높다고 해서 신성불가침한 인간의 생명을 결코 침해해선 안 된다. 입법 과정에서 생명의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고 국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계는 안락사나 조력 존엄사 대신 호스피스·완화의료 인프라를 확충해 '품위 있는 죽음(웰다잉)'을 지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호스피스·완화의료란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에게 전문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다. 박 신부는 "호스피스나 완화의료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력 존엄사법이 제정되면 고통스러우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그동안의 호스피스·완화의료 확충 노력이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고 짚었다. 그는 "호스피스나 완화의료로 말기 환자가 삶의 마지막까지 인간답게 지낼 수 있도록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생명 존엄성 훼손 안돼" 생명단체들, ‘의사 조력 존엄사법’ 반대

"생명 존엄성 훼손 안돼" 생명단체들, ‘의사 조력 존엄사법’ 반대

[파이낸셜뉴스]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회복할 수 없는 말기 환자가 스스로 삶을 종결할 수 있도록 하는 '조력존엄사법'을 발의한 것에 대해 생명단체들이 졸속 입법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nbsp; 이날&nbsp;생명존중시민회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한국남자수도회 생명문화전문위원회, 행동하는 프로라이프는 '소위 ‘의사 조력 존엄사법’ 졸속 입법에 반대한다!'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nbsp; 이들은 &quot;‘의사 조력 존엄사법’이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방향에서 추진되면 안 된다&quot;며 &quot;‘생명에 대한 자기 결정권’, 심지어 ‘내 삶을 파괴할 권리’ 운운하면서 추진되는 입법 논의는 자칫 생명의 존엄성을 근본에서부터 훼손하고, 인간존재의 근원을 무너뜨릴 수 있다&quot;고 지적했다. 아울러 &quot;‘의사 조력 존엄사법’ 입법이 몇몇 국회의원과 일부 전문가 의견 수렴이라는 형식적 졸속 입법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에 반대한다&quot;며 &quot;이 법은 생명윤리에 관한 중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의학계 생명학계 윤리학계 상담학계는 물론 종교계와 시민사회의 광범위한 참여와 공론화, 숙의를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quot;고 지적했다. 생명단체들은 “의사 조력 존엄사법은 스위스나 미국 등에서 거친 시행착오와 경험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quot;며 &quot;사회의 성숙도나 문화적 배경 등에 대한 철학과 성찰에 기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단체들은 지금 국회의원들이 총력을 모아 제정해야 할 법은 소위 ‘의사 조력 존엄사법’이 아니라 ‘자살대책기본법’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살예방법이 개인의 정신건강에 초점을 두고 있고, 그 배경에 있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이 보지 못하여, 사회적 대책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므로, 이제 자살 대책은 보건, 의료, 복지, 교육, 노동 등 범정부적 정책 노력과 유기적 연계 속에 종합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이사는 &quot;입법의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당연히 자살대책기본법 제정이 긴급하다&quot;며 &quot;세계 4위의 높은 자살률을 방치한 채 ‘의사조력 존엄사법’을 만드는 것은 생명경시를 용인하는 행위로 비칠 수 있다&quot;고 지적했다. 이어 &quot;자살에 대한 범국가적 책임을 자각하고, 국회와 정부가 자살대책기본법 제정에 총력을 모아줄 것&quot;을 촉구했다. [email protected]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