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는 죽음' 초고령시대의 존엄사

'품위 있는 죽음' 초고령시대의 존엄사

웰다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평화롭게 떠날수 있는 권리' 연명의료 거부에 대하여

초고령사회 '노년의 삶', 행복할까요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홀로 남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자녀들과 함께 사는 노인은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뉴시스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홀로 남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자녀들과 함께 사는 노인은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뉴시스

불변의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젊음은 영원하지 않다는 겁니다. 노인들의 삶은 모든 젊은이들의 미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노년의 삶은 어떨까요. 보건복지부가 3년 주기로 발표하는 노인실태 조사로 엿볼 수 있습니다. 최근 조사인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연간소득은 1558만원으로 월평균 130만원입니다. 74%는 생계를 위해 일합니다. 경제활동 참여율은 37%로 3명 중 1명인 셈입니다.

건강상태에 대한 질문에는 절반이 양호하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절반은 질병에 시달린다는 얘기죠.
노인부부 둘이 살거나 노인 혼자 사는 비율은 78% 입니다. 자녀와 함께 살기를 희망하는 노인은 12.8%뿐이였습니다. 자녀에게 기대고 싶지 않다는 의미겠죠. 노인 역시 삶의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취미나 여가활동을 꼽았습니다. 노년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최소한의 소득과 품위 있는 삶'이었습니다.
#초고령사회 #노인실태조사 #독거노인 #노인부부 #노인질병

노인들에게도 일자리는 중요하다. 노인들은 생계뿐 아니라 '품위 있는 삶'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뉴시스
노인들에게도 일자리는 중요하다. 노인들은 생계뿐 아니라 '품위 있는 삶'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뉴시스

자녀들로부터 가장 대접받는 부모가 '연금부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재산이 많으면 부모가 빨리 죽어야 내 재산이 되지만 연금이 많으면 살아있는 동안 지원해주면서 사후 재산도 물려받을 수 있다는 거죠. 참 씁쓸한 농담입니다.
한국은 2025년에 65세 이상 비율이 20.6%로 높아지면서 초고령사회로 들어섭니다. 길을 걷다가 5명 중 1명꼴로 65세 이상 노인을 만난다는 얘기죠.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수 있는 소득이 '빵'이라면, 인간적인 품위를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게 '장미' 입니다. 의학 발달로 수명은 연장됐으나 자존감을 유지할 사회적 역할이 늘어났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왕성한 사회활동 후 '잉여인간'처럼 되버렸다고 느끼는 노인들이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유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장미'가 사라져버린 셈입니다.
#고령화시대 #일하는노인 #품위있는삶 #빵과장미 #연금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그렇다면 노인들이 원하는 죽음은 어떤걸까요. 지난해 발표된 '2020 노인실태조사'를 살펴보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 '신체·정신적 고통 없는 죽음', '스스로 정리하는 임종', '가족과 함께 맞는 임종'을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오래 사는 것 자체는 '좋은 죽음'의 요건이 아닙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8년 만 40~7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63.3%가 '가능한 한 오래 살다 죽는 것'을 좋은 죽음이 아니라고 답했답니다.
수명 자체보다는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고통이 없는 것, 가족 등 주변인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는 것 등이 좋은 죽음의 조건으로 꼽힌다는거죠.
그러나 실제로 맞이하는 죽음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지난해 숨진 사람들의 장소 통계가 있습니다. 병·의원과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사망한 경우가 74.8%, 주택은 16.5% 입니다. 1998년 주택 내 사망자 비율이 60.5%, 의료기관은 28.5%였던 것과 비교하면 25년 만에 뒤바뀐 양상입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의료기관 사망 비율은 76.8%로 평균치를 웃돕니다. 집에서 가족들과 조용히 삶을 마무리 하는게 아니라,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는게 대부분의 죽음입니다.
#초고령사회 #웰다잉 #노인 #좋은죽음 #임종

연명치료와 '웰다잉'.. 공존하기 힘든 두갈래 길

초고령사회, 노인들의 마지막 거처는 대부분 병원이나 요양병원입니다. 병원 내 사망 중에서도 중환자실에서 연명의료를 받다 맞이하는 죽음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중환자실은 '소생 가능성이 있는' 급성 중증환자를 집중 치료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존 확률이 높지 않은 노인이나 말기 환자들이 응급실로 실려 왔다 중환자실로 옮겨져 의료기구를 달고 생명만 유지하는 곳이 됐습니다.
중환자실의 인공호흡기는 환자를 매우 괴롭게 하는 연명의료 장치입니다. 호스가 목구멍을 타고 기도까지 삽입된 것 자체가 고통스러워 환자에게는 진정제를 투여해 오히려 자발호흡을 억제한다고 합니다.
고령자에게 행하는 심폐소생술(CPR)도 마찬가지 입니다.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가 심정지를 일으키더라도 사전에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 의료진은 CPR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갈비뼈가 으스러지고 장기가 손상될 수도 있죠. 맥이 돌아온다 해도 환자에게 남은 시간은 길지 않고, 그대로 사망한다면 마지막 모습은 처참해집니다.
병실에서 24시간 울리는 기계음, 늘 켜져 있는 조명에 숙면하지 못하고 악몽을 꾸기도 하며, 같은 병실에 있는 다른 환자가 사망하기라도 하면 '나도 저렇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애초에 말기 질환 등으로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까지 이같은 치료를 가하는게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한 할아버지 /뉴스1
요양병원에 입원한 한 할아버지 /뉴스1

요양병원도 자칫하면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이뤄지기 쉬운 공간입니다. 알츠하이머 등 회복 가능성이 없는 질병을 앓거나 말기질환 등으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이 기본적인 의료조치만 받으며 머무는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의 뜻이 맞아 연명의료 없이 자연스럽게 눈을 감는 환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심폐소생술이나 수혈 등 조치로 생명만 유지하기도 합니다. 음식물을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길 우려가 있거나 소화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은 '콧줄'이라 불리는 튜브를 위까지 삽입해 유동식으로 식사를 합니다. 의식조차 없이 누워만 있는 환자도 이런 식으로 생명을 이어갑니다. 인류의 생명을 연장시킨 의학발달이 자연스러운 죽음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입니다.
#웰다잉 #연명치료 #요양병원 #심폐소생술 #고령화시대

우리나라에는 안락사와 관련한 두개의 판결이 있습니다.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과 2008년 김할머니 사건입니다.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은 술에 취한 남편이 넘어져 머리를 다치자 병원비를 걱정한 부인이 퇴원시킨 사건입니다. 남편은 당시 자발호흡은 불가능했지만 의식은 회복하는 추세였습니다. 퇴원후 인공호흡기를 뗄경우 사망할 것이 뻔했죠. 그러나 부인은 난폭했던 남편이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까지 주는게 걱정돼 퇴원을 요구합니다. 의료진은 아내에게 퇴원후 피해자가 숨질 경우 법적 책임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퇴원조치합니다. 환자는 퇴원후 인공호흡기를 떼고 5분만에 사망합니다.
의료진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살인방조죄냐 아니냐를 놓고 대법원까지 법정다툼을 벌였지만 결국 '살인방조'로 처벌받습니다. 이 사건 이후 병원들은 소생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퇴원 요구도 거절하게 됐습니다.
서울 보라매병원 /뉴시스
서울 보라매병원 /뉴시스

이후 2008년 '김할머니 사건'으로 존엄사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합니다.
김할머니 사건은 '존엄사 허용'이 논점이었던 첫 판례입니다. 김할머니는 폐암 조직검사후 과다출혈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집니다. 병원에서는 호흡만 하면 생명연장에는 무리가 없다며 연명치료를 이어가자 자녀들은 과잉진료라며 연명치료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 승소합니다. 김할머니는 인공호흡기를 뗀 뒤에도 200여일을 연명한 후 사망합니다.
대법원은 식물인간 상태 고령의 환자가 인명호흡기로 연명하는 것은 무의미한 신체침해 행위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해하는 것이라고 판결합니다. 당시 대법은 회복 불가능한 사망 단계에 이른 환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 기초하여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연명치료 중단을 허용합니다. 이 사건은 사실상 존엄사를 인정한 첫 판례로 역사에 남게 됩니다.
#존엄사 #안락사 #보라매병원 #김할머니사건 #연명치료 #연명의료중단 #상인방조죄

'김할머니 사건'은 한국사회에 존엄사라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웰다잉'에 대한 성찰을 시작한 시기입니다. '웰다잉'은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뜻합니다.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일상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이죠.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죽음이 바로 '웰다잉' 입니다.

2017년 당시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이행 기관에서 사용된 연명의료계획서. /뉴스1
2017년 당시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이행 기관에서 사용된 연명의료계획서. /뉴스1

지난해 6월 의사조력 자살을 합법화하는 내용을 담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형법상 자살방조죄의 예외를 두는 법안이어서 윤리적 논란 소지가 크고 호스피스 등 인프라도 아직 충분치 않아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기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로 연명의료를 받지 않도록 한 법입니다. 2016년 국회를 통과해 2018년 2월부터 시행됐습니다.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환자 또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연명의료의 유보 또는 중단에 관한 의사를 남기는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고 있다고 의사가 판단한 경우라면, 환자의 의향을 존중해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습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은 146만474명입니다.
국민 10명 중 8명은 회생 가능성이 없다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연명치료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연명치료 #연명의료거부 #웰다잉 #김할머니사건 #존엄사

사진가 성남훈의 다큐멘터리 100일의 기록, 호스피스 '누구도 홀로이지 않게' 작품 중 하나 /뉴시스
사진가 성남훈의 다큐멘터리 100일의 기록, 호스피스 '누구도 홀로이지 않게' 작품 중 하나 /뉴시스

법의 테두리가 마련되기는 했지만 '연명의료결정법'이 갈 길은 멉니다. 호스피스를 비롯한 의료돌봄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고, 임종 단계에서만 연명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법 조항은 현실적 문제에 부딪칩니다.

의학적 치료로도 회복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들에게 호스피스가 큰 대안입니다. 호스피스는 '죽음에 이르는 길을 함께하는' 사람들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죽음이 예상되는 환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신체·정신적 고통에 시달리지 않고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호스피스의 역할이죠. 가족들과 삶을 정리하고, 차분히 죽음을 준비하도록 신체적·심리적 측면으로 지원합니다.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에 따르면 호스피스 서비스 만족도는 매년 90%대를 유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인프라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현재 법적으로 호스피스 대상이 되는 질병은 암·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이즈)·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만성 간경화·만성 호흡부전 5가지로 제한돼 있습니다. 호스피스센터가 있는 곳은 전국에 88곳, 병상 수도 1478개 뿐입니다. 환자와 가족들이 원해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연명의료 #연명의료중단 #호스피스 #말기암 #초고령사회

모든 사람은 존귀하게 태어난 생명이다. 인간의 판단으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존엄사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사람은 존귀하게 태어난 생명이다. 인간의 판단으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존엄사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생명은 존엄하기 때문에 함부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종교계에서는 이야기합니다. 의료계 또한 안락사와 같은 제도를 도입한 국가가 극히 일부인데다 우리 사회가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만큼 '시기상조'라는 의견입니다.
존엄사에 대한 국민들의 설문조사는 여러갈래의 결과가 나옵니다. 안락사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남용이나 범죄에 악용할 우려와, 생명경시 풍조 만연이 꼽힙니다. 안락사 합법화 설문조사에서는 76%가 찬성하는 결과 또한 공존합니다.
크게 보면 타인에 의해 생명이 끊어진다는 것 자체가 반헌법적이라는 지적입니다. 또한 사망이 임박하다고 판정한 질병이 오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입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를 선택할 수 없듯 죽음 또한 마찬가지라는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존엄사라는 단어 자체도 사실상 자살의 한 부분이며 과연 이것이 품위 있는 죽음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원초적인 질문'으로 되돌아갑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나의 죽음과 가족의 죽음 앞에 우리는 얼마나 존엄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쉽게 대답을 찾기 힘든 질문입니다.
#생명존중 #존엄사 #안락사 #종교계반대 #안락사합법화 #조력자살

'자연스러운 죽음' 존엄사를 선택한 사람들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책 '조화로운 삶' / 출판사 보리)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책 '조화로운 삶' / 출판사 보리)

'곡기를 끊다'라는 표현이 있죠. 한국사회에서 결연한 의지를 보일때 표현하는 관용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표현을 그대로 실천한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사회주의 학자가 있습니다. 스콧 니어링입니다.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탄한 삶을 살다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생활이 어려워지자 가정도 해체되죠. 그때 신념이 맞는 평생의 반려자 헬렌 니어링를 만납니다. 둘은 '적게 소유하는 조화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하루의 절반은 일하고, 하루의 절반은 명상과 독서로 여생을 보냈죠. 생이 끝나는 날까지 일하는 삶을 표방했습니다. 그리고 100세가 되었을 때, 그는 남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고 깨닫는 어느 날 곡기를 끊습니다.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여정의 시작이었죠. 그는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친구들과 삶을 마무리 짓고 싶어 했습니다. '곡기를 끊음'으로써 그는 자신의 삶과 마무리를 결정 지었고, 원하는 대로의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스콧니어링 #조화로운삶 #존엄사 #헬렌니어링 #자연스러운죽음

히노하라 시게아키 /연합뉴스
히노하라 시게아키 /연합뉴스

행복한 장수비결로 유명한 일본의 의사가 있죠. 1911년 태어나 2017년 숨을 거둔 일본의 히노하라 시게아키입니다.
그는 105세가 될 때까지 현역의사로 활동하면서 삶과 죽음에 관한 책들을 집필하고, 음악회 지휘자로도 활동했답니다. 그는 죽음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무섭다.······하지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살아있다는 것이 진심으로 기쁘다. 살아 있으니까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105세가 되었어도 미처 모르는 자신이 많아서 가슴이 설렌다"고. 일하는 삶을 찬양했던 히노하라 박사는 105세가 될때까지 건강한 삶을 살다 폐렴에 걸리자 연명을 위한 치료를 거부합니다. 영양 공급 튜브줄을 다는 대신 집에서 요양하다 가족들 품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히노하라시게아키 #105세의사 #일본최고령의사 #존엄사 #연명의료거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여기 104의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자로 103세가 될때까지 생태학 논문을 편집한 식물학자이자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입니다.
구달 박사는 104세의 어느 날, 홀로 집에 있다가 낙상을 하고 맙니다. 고령의 낙상으로 구달은 앉아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더이상 자신의 집에서 지낼 수 없게 된 구달은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야 했습니다. 더는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한 그가 선택한 것은 안락사였습니다.
2018년 구달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구달은 생애 마지막을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으며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의 죽음은, 초고령사회 노인들의 삶과 죽음에 큰 화두를 던졌습니다. 그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수천개의 생각과 논란으로 남았습니다. 다만 104세의 거동 불편한 노인의 남은 생애가 타인의 도움 없이는 밥 한끼조차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만은 명징합니다.
#데이비드구달 #존엄사 #연명의료거부 #노인

장 뤽 고다르 /AP연합뉴스
장 뤽 고다르 /AP연합뉴스

장 뤽 고다르와 알랭 들롱은 영화판을 뒤흔든 세기의 남자들입니다. 장 뤽 고다르는 1960년 '네 멋대로 해라'로 데뷔하면서 프랑스 영화사의 새 물결 '누벨바그' 시대를 이끈 장본인입니다. 그가 올해 9월 9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자신이 불치성 질환으로 더이상 정상적으로 살 수 없게 되자 스위스에 있는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사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했습니다.

뇌졸중으로 투병중인 세기의 미남 알랭 들롱도 안락사를 결정했죠. 그는 지난해 1월 아내를 췌장암으로 먼저 보냈습니다. 아내 또한 안락사를 결정하였으나 프랑스에서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힘겨운 투병 끝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그는 지금 스위스에 거주하며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은 병원을 거치지 않고 평화롭게 떠날 권리가 있다"며 자신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스위스 #장뤽고다르 #알랭드롱 #안락사 #존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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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조력 존엄사' 법안 상정 강력 반대"

천주교 "'조력 존엄사' 법안 상정 강력 반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천주교 측이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조력 존엄사법' 제정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는 29일 성명을 내고 "오늘날 존엄사는 '환자가 고통 없이 존엄과 품위를 지니고 맞이하는 죽음'이라는 미화된 이미지로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자살과 이에 가담하는 살인 행위"라며 "'조력 존엄사' 법안 상정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목숨을 끊어버리는 것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여기에는 질병과 고통의 삶은 무의미하며, 인간 생명이 지닌 가치를 물질적인 풍요로움과 건강 내지 쾌락만으로 판단하는 현대 사회의 그릇된 사고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인간의 생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는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인간 생명의 본래적 가치와 희망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 조력 자살'에는 환자가 자살하도록 도와주는 의사의 개입이 들어 있다"며 "의사가 환자의 목숨을 끊도록 돕는 것은 '생명의 봉사자'라는 의사의 고귀한 본분을 저버리는 일이다. 환자가 여전히 귀하고 그의 삶이 여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환자의 의향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생명윤리위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말씀하셨다"며 "인간의 생명은 언제나 귀하며,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이 귀하다. 생의 말기를 지내는 환자들이 마지막 남은 방법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일이 없도록, 그 모습 그대로 사람들의 관심과 돌봄을 받으며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말기 환자가 담당 의사 도움을 받아 스스로 삶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력 존엄사법'을 대표 발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105살까지 현역 의사였던 일본인이 들려주는 장수 꿀팁 6가지

105살까지 현역 의사였던 일본인이 들려주는 장수 꿀팁 6가지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05살까지 내과 전문의로 활동하다 2017년 7월 세상을 떠난 히노하라 시게아키(日野原重明) 박사의 장수 비결을 미국 언론이 조명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매체인 CNBC는 히노하라의 저서 『100세 시대를 살아갈 비결』(Living Long, Living Good)에 나온 내용을 토대로 6개의 장수 비결을 전했다. CNBC는 특히 이 장수 비결은 단지 물리적으로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니라 가치 있게 오래 사는 법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경청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1. 퇴직하지 마라. 꼭 해야겠다면 65세를 훨씬 넘겨라 : 히노하라 박사는 지난 2009년 '더 재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절대로 은퇴할 필요가 없지만 꼭 해야 한다면 65세보다 한참 뒤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미국과 일본의 정년은 65세다. 평균수명이 68세였고 100세 이상 일본인은 125명에 불과했던 반세기 전에 정해진 것이다. 미국의 경우 오늘날 기대수명은 78.93세다. 따라서 이에 비례해서 은퇴 연령도 이에 맞춰 늦춰져야 한다. 히노하라 박사는 몸소 이를 실천했다. 사망하기 몇달 전까지도 하루 최대 18시간씩 일하며 환자 치료를 계속했다. 2. 계단을 이용하라(또한 체중을 유지하라) : 히노하라 박사는 규칙적인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근육을 움직이기 위해 한 번에 두 계단을 밝고 올라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과체중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히노하라 박사의 체중 조절을 위한 식단은 가히 스파르타식이었다. 아침은 '커피, 우유 한잔, 올리브 오일 한 스푼을 넣은 오렌지주스를 마시기'였다. 점심은 '우유, 과자 몇 개, 혹은 너무 바쁠 경우 건너뛰기'였다. 저녁은 '채소, 약간의 생선과 밥, 그리고 일주일에 2회의 살코기 100g 섭취'였다. 3. 늘 바빠야 할 목적을 찾아라 : 히노하라 박사에 따르면 꽉 차지 않은 스케줄은 더 빨리 늙고 더 빨리 죽는 확실한 방법이다. 그는 단지 바쁜 것이 아니라 목적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 적극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족 주치의가 어머니의 목숨을 구하는 것을 보고 일찌감치 자신이 바쁘게 살아야 할 목적을 찾았다. 히노하라 박사는 "특히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목표를 달성한 60세 이후 말년에는 사회봉사 활동을 해야 한다"며 "나는 현재 일주일에 18시간을 봉사하고 매 순간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4. 스트레스를 부르는 규칙과 절제를 완화하라 : 규칙적인 운동과 제한적인 식사는 확실히 장수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지나친 규칙과 절제는 오히려 해가 된다. 히노하라 박사는 "흥미를 잃을 정도로 엄격한 운동이나 제한적인 식단 규칙을 만들어 심신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 생존한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리처드 오버턴은 112세에 사망할 때까지 매일 시가를 피우고, 위스키를 마시고, 튀김과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히노하라 박사가 오버턴의 식단을 인정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오버턴은 자신의 장수 비결이 "스트레스 없이 바쁜 삶을 유지하는 것"으로 믿었다. 5. 의사를 만능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 히노하라 박사는 의사의 충고에 언제나 의존하지는 말라고 조언했다. 과학만으로는 사람을 도울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병을 알고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는 의학적인 것만이 아니라 교양과 시각적인 예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히노하라 박사는 세인트루크 병원이 환자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자 음악, 동물치료, 미술 수업을 제공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고통은 신비로운 것이다"며 "뭔가를 즐기는 것이 고통을 잊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6. 예술에서 영감, 기쁨, 평화를 찾아라 :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히노하라 박사는 생이 끝날 무렵 식사가 불가능해졌지만, 영양 공급 튜브를 거부했다. 그는 퇴원했고 몇달 후 자택에서 사망했다. 히노하라 박사는 죽음과 싸우려 하지 않고 예술을 통해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인정하고 평화를 찾았다. 그는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압트 보글러'(Abt Vogler)에서는 작은 낙서가 아니라 큰 예술품을 만들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히노하라 박사는 "이는 우리 생애에 끝낼 방법이 없을 정도로 큰 원을 그리라는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이는 "영혼의 세계에는 우리가 살아서는 볼 수 없는 더 큰 가치(큰 원)가 있다. 따라서 죽음을 두려워 말고 기꺼이 맞아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안락사 혹은 의사 조력 자살 입법화, 국민 76% 찬성

안락사 혹은 의사 조력 자살 입법화, 국민 76% 찬성

[파이낸셜뉴스] 2018년 5월, 스위스 베른의 한 병원에서 호주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가 의사 조력 자살을 통해 사망했다. 그는 의료진이 마련한 신경안정제가 들어 있는 주사액이 정맥으로 주입되도록 하는 밸브를 스스로 열었다. 그리고 지난 3월에는 ‘세기의 미남’이라고 불리는 알랭 들롱이 안락사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nbsp;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의 76.3%가 안락사 혹은 의사 조력 자살 입법화에 찬성했다. 2025년 35만 명, 2040년 50만 명, 2050년 70만 명 등 향후 대한민국의 사망자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되는 상황에서 안락사의 입법화에 대한 입김 또한 거세질 전망이다. &nbsp;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팀은 2021년 3월부터 4월까지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안락사 혹은 의사 조력 자살에 대한 태도를 조사한 결과를 24일 밝혔다. &nbsp;조사 결과, 찬성 비율이 76.3%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찬성의 이유로는 △남은 삶의 무의미(30.8%) △좋은(존엄한) 죽음에 대한 권리(26.0%) △고통의 경감(20.6%) △가족 고통과 부담(14.8%) △의료비 및 돌봄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4.6%) △인권보호에 위배되지 않음(3.1%) 등이 있었다. &nbsp;반대 이유로는 △생명존중(44.4%)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자기결정권 침해(15.6%) △악용과 남용의 위험(13.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nbsp;윤영호 교수팀은 지난 2008년과 2016년에도 안락사 혹은 의사 조력 자살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를 조사한 바 있다. 당시 약 50% 정도의 국민들이 안락사와 의사 조력 자살에 대해 찬성한 데 비해 이번 연구에서는 약 1.5배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nbsp;안락사 도입을 논의하기에 앞서 환자들이 ‘안락사를 원하게 되는 상황’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락사를 원하는 상황은 크게 △신체적 고통 △정신적 우울감 △사회&middot;경제적 부담 △남아있는 삶의 무의미함으로 나눠진다. &nbsp;이러한 분류는 안락사의 입법화 논의 이전에 환자의 신체적&middot;정신적 고통을 줄여주는 의학적 조치 혹은 의료비 지원, 그리고 남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또한 ‘광의(廣義)의 웰다잉’을 위한 체계와 전문성에 대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약 85.9%가 찬성했다. &nbsp;광의의 웰다잉은 협의(俠義)의 웰다잉(호스피스 및 연명의료 결정)을 넘어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 호스피스 및 연명의료 결정 확대와 함께 독거노인 공동 부양, 성년 후견인, 장기 기증, 유산 기부, 인생노트 작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nbsp;이러한 광의의 웰다잉이 ‘안락사 혹은 의사 조력 자살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약 85.3%가 동의했다. &nbsp;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호스피스 및 사회복지 제도가 미비할 뿐만 아니라 광의의 웰다잉마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라며 “남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광의의 웰다잉이 제도적으로 선행되지 못한다면 안락사 혹은 의사 조력 자살에 대한 요구가 자연스러운 흐름 없이 급격하게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nbsp;이어 “진정한 생명 존중의 의미로 안락사가 논의되려면 환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middot;경제적, 존재적 고통의 해소’라는 선행조건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웰다잉 문화 조성 및 제도화를 위한 기금과 재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nbsp;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국제 환경연구 보건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호에 게재됐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존중받는 죽음] ④ '좋은 죽음' 위한 법과 제도…우리 현실은

[존중받는 죽음] ④ '좋은 죽음' 위한 법과 제도…우리 현실은

[존중받는 죽음] ④ '좋은 죽음' 위한 법과 제도…우리 현실은 연명의료 결정제도 2018년 도입…'임종기 환자'로 제한해 현장서 혼란 웰다잉 관심 속 의사조력자살 법안 등장…"시기상조·부작용 우려" 지적 0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AKR20220811119100501_07_i_P4.jpg N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김덕훈 인턴기자 = "인간은 이 세상을 잠시 스쳐 가는 나그네라고 생각합니다. 사는 동안 최대한 욕심을 버리고,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삶을 살아야 하는데, 빈손으로 가야만 하는 인간은 경쟁을 통한 끝없는 탐욕의 삶에 지칩니다. 그러다 나그네로서 가야만 하는 길, 영원한 안식처로 가는 것이 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는 죽음은 잠을 자다가, 아니면 일정한 시간에 평안하게 고통 없이 죽는 것입니다. 그렇게 이 세상을 떠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내가 병에 걸려 임종 과정에 이른다면 연명의료를 통해 생존 상태를 유지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의식이 온전할 때 이런 의사를 기록으로 남기려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도 이미 등록했습니다. 인간으로서 가치가 없는 무의미한 삶은 아무 필요가 없습니다. 영원하지도 않을 세상, 고통을 받는 것보다 빨리 저세상으로 가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아울러 말기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안락사나 존엄사의 조기 도입이 필요하고,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영우(가명·64)씨가 보내온 글입니다. 죽음에 대한 인식, 스스로 원하는 죽음의 형태, 연명의료 의향 등 일부 내용을 포함해 달라고 미리 요청했습니다.> ◇ 약물투여 방식 국내선 불법…연명의료 결정제도 4년 전 도입 지난 3월, '세기의 미남'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향후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화제가 됐다. 뇌졸중을 앓은 그는 안락사를 법으로 허용하는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향후 건강이 더 악화하면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락사를 실행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안락사 법제화와 관련한 각국 동향이나 유명인사의 안락사 사례 등은 의료·생명 윤리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늘 대중의 관심사가 된다. 2018년 104세가 된 호주의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가 스위스에서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의 안락사를 통해 사망했을 때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0 2018년 5월 안락사를 앞두고 기자회견한 데이비드 구달 박사(가운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AKR20220811119100501_01_i_P4.jpg Y 국내에서는 의사가 치사량 약물을 직접 주입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적극적 안락사'(네덜란드, 벨기에는 합법)와 약물 처방만 하고 투여는 환자 의사에 맡기는 '의사조력자살'(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 유럽 여러 국가, 오리건 등 미국 일부 주, 캐나다 등은 합법)은 불법이다. 다만 회복 가능성이 없고 사망이 임박한 환자에만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유보) 중단하는 행위를 허용하는 제도는 2018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대만 등 많은 국가에서 먼저 도입됐다. 흔히 의사조력 자살과 묶여 '존엄사'로 불리지만 국내법상 명칭은 '연명의료 결정'이며, 존엄사보다는 가치중립적인 이 용어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따른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덜어줄 법적 근거가 비로소 마련된 셈이지만, 회복 가능성 없이 수일 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임종 과정 환자'에게만 연명의료 중단 등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한 탓에 제도 시행 이후 적잖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 사망 임박한 '임종과정 환자'로 제한…외국은 식물인간도 허용 연명의료 결정제도는 2009년 대법원 판결로 식물인간 상태에서 인공호흡기를 떼고 연명의료를 중단한 뒤 사망한 '김 할머니' 사건을 계기로 탄생했다. 0 연명의료 중단한 김 할머니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AKR20220811119100501_02_i_P4.jpg N 이 제도는 환자가 건강했을 때 등록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질병 말기에 이르러 작성하는 연명의료계획서, 평소 환자가 밝힌 소신 등을 근거로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확인한다는 점에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존중되는 국면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조건적 생명 유지보다 환자의 '최선의 이익'이 무엇인지 본격적으로 고민할 계기를 제공한 것도 긍정적 측면으로 꼽힌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연명의료 결정 대상 폭이 외국에 비해 좁고 요건도 까다로워 실제로 제도의 도움을 받기란 쉽지 않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이는 관련법 제정 당시 '생명 경시' 논란을 피하려다 보니 연명의료 결정 대상을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로 한정해버린 탓이 크다. 임종 과정의 법적 정의는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해 사망이 임박한 상태'인데, 이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호흡곤란으로 입원한 70대 환자가 있었다. 20년 전 결핵에 걸렸고, 객혈과 폐렴이 반복돼 매년 두세 차례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였다. 호흡부전 위험이 커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치료받다 상태가 호전돼 일반병동으로 옮겼다. 그러나 이내 의식이 희미해지는 등 상태가 다시 악화했다. 담당 의사는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야 하는 이유를 가족들에게 설명했다. 가족들은 환자가 1년 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고 더는 고통받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중환자실 치료를 강하게 거부했다. 담당 의사는 환자가 임종 과정에 진입했다고 확신할 수 없어 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환자가 수개월간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라 모두가 지쳤다며 환자 뜻대로 해달라는 입장이다. (출처: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의료인을 위한 연명의료결정 사례집』) 담당 의사는 환자가 임종기에 있다고 봐야 하는지, 온전한 정신으로 치료 거부 의사를 밝히는지에 대해 결국 다른 전문의들의 의견을 구해야 했다. 임종 과정인지에 대한 판단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임종기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더라도 환자와 가족의 절박한 마음까지 보듬을 수 있어야 한다. 연명의료 결정제도가 시행되자 일각에서는 '식물인간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에서 해방된다'며 반기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식물인간은 적용 대상이 되기 어렵다. 식물 상태는 의식은 없으나 소화기관 등 장기 기능은 정상인 경우가 많아 영양을 공급하면 생명이 위급해지지는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연명의료 결정제도 도입 계기를 만든 김 할머니도 결과론적으로는 연명의료 중단 대상이 될 수 없다. 식물 상태였던 김 할머니는 대법원 판결로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뒤에도 예상과 달리 201일이 지나서야 사망했는데, 이런 경우를 '사망이 임박한' 임종기로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명예교수는 "정상인 뇌파가 100이라 한다면 식물 상태는 50, 뇌사는 0 수준으로 볼 수 있는데 현행법상으로는 뇌사도 장기기증을 하는 경우에만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하다"며 "현재 국내에서 식물인간 상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더라도 법 적용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이나 영국, 대만 등은 임종 과정에 들어선 환자뿐 아니라 지속적 식물 상태이거나 알츠하이머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도 엄격한 조건하에서 허용하고 있다. 0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금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금지] AKR20220811119100501_04_i_P4.jpg N 2018년 연명의료 결정제도 시행 이후 여러 한계가 노출됐지만, 일상에서 일종의 금기였던 죽음 문제를 미리 고민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성인이 건강할 때 쓰는 것인데, 의향서를 작성하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죽음이 존재함을 인식하고, 자신의 죽음을 준비할 필요성 등을 고민하는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임종기에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누적 인원은 올 7월 기준 138만5천여명이다. 실제로 연명의료 중단 등이 이행된 사례는 22만8천여건이다. ◇ 의사조력자살 법안 계기 관련 논의 활성화 기대…부작용 우려도 인구 고령화로 웰다잉(well-dying·좋은 죽음)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연명의료 결정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의사조력 자살을 합법화하자는 움직임이 등장했다. 국회에서 지난 6월 발의된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은 임종 과정에까지는 이르지 않은 말기환자도 극심한 고통을 겪는 경우 의사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끝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형법상 자살방조죄의 예외를 두는 법안이어서 윤리적 논란 소지가 크고 입법 가능성도 불투명하지만, 갈수록 노년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삶의 질에 대한 우려, 그와 관련한 의료·복지제도 개선 필요성 등에 관한 논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안락사, 의사조력 자살 등 의료적 수단은 고령화 사회 대응에서 지엽적 사안이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들에게 죽음을 사실상 종용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스피스 등 '좋은 죽음'을 위한 인프라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명희 원장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쓰시는 어르신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자식들에게 부담되기 싫어서'라고 답하는 분들이 대다수"라며 "자녀들 키우느라 노년 준비도 못 한 분들이 부지기수인 상황에서 의사조력 자살을 하라고 하면 자녀 도움을 못 받는 노인들은 다 죽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남 웰다잉플래너는 "웰다잉의 목표는 자연사이고, 안락사나 조력사를 합법화하기에 앞서 호스피스나 완화의료와 같은 완충지대가 제대로 운영되는지를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완충지대 없이 입법이 이뤄지면 어르신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 글 싣는 순서] ① 우리에게 죽음은 무엇인가 ② '살리는 것'인가, '못 죽게 하는 것'인가 ③ 고통 없고 품위 있게…'파티하듯' 떠나기 ④ '좋은 죽음' 위한 법과 제도…우리 현실은 ⑤ 이제는 죽음을 양지에서 이야기할 때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스트리트] 존엄사

[fn스트리트] 존엄사

호주의 최고령 과학자였던 104세의 데이비드 구달 박사는 지난 2018년 고향을 떠나 존엄사가 허용된 스위스를 찾아가 약물주사를 맞고 생을 마감했다. 구달 박사는 &quot;생의 마지막 순간에 선택할 음악은 베토벤 교향곡 9번의 마지막 부분 환희의 송가일 것이다&quot;라면서 죽음을 맞이했다. 국내에서 연명의료 결정제도(존엄사)가 시행된 지 3년이 훌쩍 지났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이 18일 공개한 지난해 말 현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 숫자는 거의 80만명에 달했다. 실제로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한 임종기 환자도 13만5000명에 이르렀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는 &quot;나의 건강이 회생의 가능성이 없고…임종 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게 되면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연명의료를 거절하여 주기 바랍니다&quot;라고 기술돼 있다. 설령 이 같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더라도 실제 연명의료를 받지 않으려면 의료기관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노인들이 마지막을 맞이하는 요양시설 중에는 윤리위가 없는 곳이 대다수다. 환자가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더라도 가족이 동의하지 않으면 연명의료 중단을 강제할 방도가 없다. 당사자의 의사가 시스템적으로 반영되지 못하는 것이 경직된 우리의 임종문화 현주소다. 이른바 '웰다잉'(Well Dying)이 화두다. 온몸에 줄과 관을 달고 버티는 게 생명의 연장이 아니라 고통의 연장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죽을 권리가 먼저냐, 생명윤리가 먼저냐는 묵은 논쟁보다 잘 죽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quot;의료기술로 생명을 연장하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인간적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여유를 갖춘 임종문화가 정착돼야 한다&quot;는 허대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의 말을 곱씹어본다. [email protected] 노주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