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PB 모범규준 초안 뭐가 문제기에..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근 은행권에 공통으로 적용될 ‘프라이빗 뱅커(PB) 내부통제 모범규준’ 초안이 마련된 가운데 일부 조항에 대해 은행권이 반발하고 나섰다. 은행 조직체계와 업무분장 등에 큰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부분들을 금융당국이 은행권과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시켰다는 주장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PB영업에 대한 은행 내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PB업무 내부통제 모범규준’ 초안을 마련했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모범규준을 확정해 오는 9월 중 이를 각 시중은행에 전달하고, 하반기 검사 때부터 이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안에는 일반 창구업무와 PB업무의 직무분리, 명령휴가제와 특명검사 도입 등 내부통제 강화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금융당국이 모범규준을 마련한 것은 최근 들어 PB영업과 관련한 횡령과 고객정보 유출 등의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이에 대한 은행권 공동의 체계화된 감독지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 마련 중인 PB업무 모범규준에 대해 은행들은 업계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이번 모범규준에 포함된 내용을 보면 일부 조항은 추가 인원 투입과 인력 재배치 등 기존 은행 조직체계나 업무분장 등의 근간을 흔들 만한 내용이 담겨 있지만 은행권과의 충분한 검토와 협의 없이 진행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우선 은행권은 모범규준 적용과 관련, 그동안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VIP업무와 PB업무를 구분해 명시한 부분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새로 마련된 모범규준에는 기존 VIP고객에게 PB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했다. 예를 들어 PB고객에게 제공되는 세무서비스를 VIP고객에게는 제공할 수 없다. 만약 고객에게 PB고객과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해당 지점을 PB업무 영업점으로 보고 모범규준을 적용하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동안 지방의 소형 점포나 비도심지 점포들의 경우 PB 상주 없이 지역 자산가들에게 PB 수준의 업무를 제공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새로운 PB 모범규준이 적용될 경우 해당 점포마다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거나 기존 인력을 재배치시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은행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전 지점의 PB들에게 연 1회 이상 명령휴가제와 특명검사를 실시해야 하는 부분도 어려움이 많다는 게 은행측 주장이다. 명령휴가제는 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해당 PB에 알리지 않고 갑작스럽게 휴가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은행측 관계자는 “모든 PB가 사전에 잡은 스케줄을 일방적으로 깨고 휴가로 자리를 비워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고객들의 불편과 영업차질 등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PB들의 모든 사무실 통화내용을 녹취하고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해야 하는 부분도 그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 직무분리와 관련, 인력 충원과 비용 발생이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는 예상된다”며 “현재의 인력과 비용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PB 모범규준 내용이 확정된 것이 없는 만큼 업계의 건의 내용 중 수용할 부분은 수용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dskang@fnnews.com강두순 홍창기 김아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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