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부산모터쇼, 절반의 성공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2 17:14

수정 2016.06.02 17:14

[기자수첩] 부산모터쇼, 절반의 성공

2016 부산국제모터쇼가 2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특히 올해는 사무국이 주최한 전야제인 미디어 갈라디너와 행사장 내 다양한 이벤트로 지난 2014년 행사 때보다 자뭇 알차고 풍성해진 느낌이다. 사무국뿐만 아니라 올해는 한국GM도 갈라쇼를 열어 자동차를 홍보하는 등 적극적인 분위기다.

올해 부산모터쇼에는 국내외 25개 브랜드가 총 232대의 차량을 내놓았다. 이 중 46대가 이번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이는 모델이다. 또 올해는 제네시스, 벤틀리, 야마하, 만트럭버스코리아 등 4개 브랜드가 신규 참가했다.
관람객을 이끌 다양한 행사나 이벤트도 많아졌다. 자동차 사진대전을 비롯해 어린이 전동차 시승행사, 스마트 모빌리티 시승행사, 4X4 오프로드 대회 및 시승체험 등도 마련돼 가족이 함께 찾을 만한 볼거리가 대폭 늘어났다.

아쉬운 점도 있다. 쌍용차뿐만 아니라 볼보, 혼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등 수입차업체들이 대거 빠진 것. 일부 업체는 대륙별로 모터쇼 한 곳만 나갈 수 있게 글로벌 규정이 바뀌어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에만 나간다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입차업체 속사정은 '참가비가 너무 비싸다'거나 '드는 돈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올해 참가하지 않는 한 업체는 "과거 자동차 5대가량을 전시하기도 했는데 수억원이 들었다"며 "큰 브랜드는 10억대 단위로 들 텐데 사실상 10억원으로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이 훨씬 더 많다"고 털어놨다.

그뿐만 아니라 자동차업계 관계자라도 돈 내고 보고 싶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서울모터쇼, 부산모터쇼 모두 신차 공개가 적다"며 "대부분 지금도 굳이 돈내지 않고 자동차 전시장에서 다 볼 수 있는 모델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부품업체도 마찬가지다. 제네바 모터쇼 등 해외 모터쇼에는 참가하는 타이어업체들도 부산 모터쇼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부산모터쇼가 세계적 모터쇼로 성장하려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기자를 위한 행사도, 어린이 등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좋지만 이는 모두 부수적인 것이다.
자동차 행사에는 자동차가 메인이 돼야 한다. 더 많은 자동차업체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보다 많은 신차를 보여줘야 한다.
자동차보다 잿밥에 신경을 쓴다면 부산모터쇼는 결국 지역 축제, 주민 잔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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