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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사명 이야기(27)] 경동나비엔, 에너지·환경과 안내자 합성어

에너지 솔루션 기업 도약
[기발한 사명 이야기(27)] 경동나비엔, 에너지·환경과 안내자 합성어

미국과 러시아 보일러 시장에서 지난해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기업이 있다. 국내에서는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 겠어요'나 '국가대표 보일러'라는 광고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경동나비엔이다.

경동나비엔의 전신은 1978년 창립한 경동기계다. 보일러 전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심어주기 위해 1991년 '경동보일러'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처럼 보일러로 한 우물만 팠던 경동보일러는 고민에 빠진다. 매년 빠르게 성장하던 국내 보일러 시장이 2000년대 초반 최고 호황기를 지나자 연간 120만대 정도에서 큰 변동이 없는 정체기로 들어섰기 때문. 자연스럽게 경쟁은 치열해지고 보일러 시장은 생존을 위한 제로섬 게임이 전개됐다.

경동보일러 내부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했다. 경동나비엔측은 "망할지 모른다는 주변의 우려에도 가스 보일러 도입 초기였던 1988년 아시아 최초로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를 개발하는 등 보일러만 집중했다"면서 "하지만 보일러만으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래서 눈 돌린 곳이 바로 해외시장이다. 에너지와 환경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인 만큼 보일러는 물론 환기.홈네트워크 등 사업 다각화로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과 환경 보호를 가능케하는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방향성도 마련했다.

하지만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서 '경동'이라는 이름은 외국인이 부르기도, 기억하기도 쉽지 않았다. 사명에 들어간 '보일러'라는 단어도 사업 영역 넓혀가려는 의지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당시 '새턴'이라는 해외 브랜드를 갖고 있었지만 '토성'이라는 뜻과 '힘이 좋다는 의미' 말고도 '폭발한다'는 뜻도 갖고 있어 어감이 좋지 않았다.

경동보일러는 그동안 브랜드를 알리는 가장 큰 강점이던 '보일러' 라는 사명을 포기하고 글로벌 이미지에 맞는 이름 찾기에 나섰다.

전사적으로 공모전까지 진행하며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았지만, 명확한 답이 마련되지 않자 컨설팅회사의 도움을 받았고, 직원 투표를 통해 사명을 결정했다.

경동보일러는 지난 2006년 '글로벌 생활환경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아 '경동나비엔'으로 사명 변경을 선포했다.


나비엔(Navien)은 안내자(Navigator)와 에너지(Energy), 환경(Environment)의 합성어다. 경동나비엔이 보일러 전문기업에서 에어컨.환기.홈네트워크시스템 등 사업 다각화로 '쾌적한 생활 환경을 만들어가는 세계 일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해외시장에 대한 투자와 사명 변경의 시너지로 2006년 이후 경동나비엔의 해외 실적은 빠르게 늘었다"며 "미국법인은 시장을 새롭게 개척한 콘덴싱 온수기 주문이 폭주해 비행기로 물건을 보내 납기를 맞춰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