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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제대화 '물꼬'…인민은행 외환지준율 인상 '주목'

뉴스1

입력 2021.06.03 15:08

수정 2021.06.03 15:08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경제 대화가 물꼬를 튼 가운데 달러 대비 위안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위안은 달러 대비 3년 만에, 교역가중치 바스켓 대비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최근 위안화 흐름을 보면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 국면에서 환율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재차 보여주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가 인용한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최근 달러 대비 위안화가 가파르게 오르며 미 정부가 중국이 환율을 관리하는 메카니즘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위안화 강세의 시점이 양국간 고위급 경제수장들이 첫 회의를 잇따라 가진 때와 겹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의 금융, 경제를 관할하는 최고위급 관리인 류허 부총리는 2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화상회의를 가졌다.
류 부총리는 지난달 27일 캐서리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첫 화상 회의를 통해 양국간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미중 경제대화가 사실상 재개되면서 이번주 위안은 수 년만에 최고수준으로 오르며 강세가 두드러졌다. 결국 오르는 위안화를 끌어 내리기 위해 중국 인민은행은 금융기관의 외환예금 대비 지급준비율을 높이는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 들었다.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의 인상은 14년 만에 처음이다. 애널리스트들 예상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이달 15일부터 적용되며 200억달러 정도의 외환유동성이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르면 중국은 경쟁력 우위를 위해 환율 조작을 삼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미국은 인민은행이 환율시장에 개입하기 위해 국영은행들을 이용한다고 보고 있다고 ANZ뱅크의 쿤 고 아시아 리서치 본부장은 말했다.

중국도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니다. 미국이 중국산 관세를 철회할 의향이 없다는 신호를 발산하고 있어 중국도 딜레마에 빠졌다. 위안화를 평가 절하하면 미국의 관세압박은 더 심해지고 위안화 강세를 방관하면 수출경쟁력이 악화한다.

게다가 중국은 미국과 1차 무역합의에서 약속한 만큼 미국산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있다고 미즈호뱅크의 청 킨타이 수석아시아 환율전략가는 말했다.
청 전략가는 "과거와 달리 중국이 위안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경기 순환적 변수의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협상에서 더 좋은 결과와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이 결국 강세의 위안화를 끌어 내리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라보방크의 마이클 에브리 글로벌 전략가는 전망했다.
위안화 강세는 달러 표시의 수입품 가격을 떨어 뜨려 원자재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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