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미분양' 소문날라 쉬쉬… 통계 왜곡에 '신고제 도입' 목소리

이종배 기자,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업자 자료제공 법적의무 없고
미분양 기준도 지자체별로 상이
허위·축소 신고 탓 통계 '부정확'
신고 의무화 등 개선 필요성 대두
업계선 "영업 비밀" 이유로 반대

대구 아파트 단지 전경 뉴스1
대구 아파트 단지 전경 뉴스1

일선 지자체에 미분양 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현장이 늘고 있다. 미분양 기준도 국토교통부의 정확한 지침이 없다 보니 지자체마다 제각각이다. 미분양 통계는 정책 수립의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지만, 통계의 신뢰성이 흔들리면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업계 및 지자체에 따르면 일부 현장에서 미분양 정보를 아예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분양 물량은 사업주체의 자발적인 신고로 집계된다.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다보니 허위·축소 신고나 자료 제공 거부에도 강제할 방법이 전혀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강서구 화곡동 A단지와 강북구 미아동 B단지 등이 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분양물량이 적은 단지까지 다 파악하지 않았지만 현재 정보 제공을 거부한 곳이 늘고 있다"며 "사업주체가 거부하면 그만이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도 일부 현장이 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용인과 수원, 펑택 등의 3개 현장에서 미분양 정보가 취합되지 않고 있다.

도 관계자는 "아예 데이터에서 빠진 현장도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방서도 정확한 통계 산정에 애를 먹고 있다.

미분양 기준은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다. 국토부 지침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자체적으로 기준을 정해 미분양 통계를 조사하고 있다.

정당 계약 이후에도 팔리지 않은 물량을 미분양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무순위 접수분부터 미분양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미분양 조사 기준이 다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분양 통계의 경우 추이만 보는 자료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964가구로 지난 2월보다 90가구 늘어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미분양 물량이 최대 4만~5만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통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분양 신고를 의무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서울시도 지난해 정부에 미분양 신고 의무화를 요청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년 이상 일관된 기준으로 운영돼 왔고, 과거 시계열을 활용해 방향성을 비교하려면 지금 같은 집계 방식을 쓸 수밖에 없다"며 "당장 바꿔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주택업계도 낙인효과와 영업비밀 등의 이유로 의무화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법적 의무사항으로 하지 않더라도 통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최원철 한양대 교수는 "미분양 통계에 오피스탤 등 비 아파트는 아예 제외돼 있다"며 "정확한 정책을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연지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