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선생님이 배 걷어 찼어" 교무실에서 울면서 나온 5살 아이들...학대 없었다는 교사

안가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0 13:58

수정 2025.11.20 13:58

본문 내용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본문 내용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강원 춘천시 한 유치원에서 5살 아동들이 교사로부터 배를 걷어차였다는 진술이 나와 경찰이 수사 중이다.

교무실엔 CCTV 없어.. 복도에서 우는 듯한 아이들 확인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A(5)양은 부모에게 "학예회 연습을 하지 않고 딴짓했다는 이유로 교무실로 불려 가 배를 걷어차였다"며 "배를 걷어차여 뒤로 밀려났고, 아파서 우는 동안에도 계속 혼났다"고 털어놨다.

이에 A양 부모는 이튿날 곧바로 경찰에 신고 후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지만, 교무실은 물론 교실 CCTV에 통신연결이 되어있지 않아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다행히 복도에 있는 CCTV는 작동됐고, A양의 말 따라 담임교사와 함께 교무실에 들어간 사실은 확인됐다. 그러나 당시 교무실에는 A양과 담임교사뿐이어서 목격자는 없었다.



이 과정에서 같은 반 B(5)군이 담임교사와 함께 교무실로 들어갔다가 울면서 나오는 듯한 장면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는 A양이 부모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을 당시 "나 말고 B군도 담임교사로부터 맞았다"고 이야기한 것과 연결됐고, B군도 그제야 부모에게 "배를 강하게 3번 걷어차였다"고 밝혔다.

손을 빠는 습관이 있었던 B군은 9∼10월쯤 담임교사로부터 '가위로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는 말을 듣기도 했으며 다른 아이들도 이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부모들

이에 A양과 B군의 부모는 담임교사가 아이들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했다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 부모는 "아이들이 개구쟁이다 보니 많이 혼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자주 호명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아이들의 잘못으로 여기며 아이들을 감싸기보다 선생님 편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사례 외에도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여러 차례 맞은 적이 있다고 얘기한다"며 "학기 초부터 선생님이 무섭다고 했을 때 너무 안일하게만 생각했다"고 자책했다.

담임 교체한 유치원...교사는 정신과 치료 중

유치원 측은 곧장 담임교사를 학급에서 분리 조처하고 새로운 선생님으로 교체했다.

현재 담임교사는 휴가를 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위협적이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학예회 준비에 집중하지 못해 교무실로 아동들을 데리고 간 사실은 맞지만, 격려와 지도 차원이었으며 절대 소리 높여 훈육하거나 때리지 않았고 충분한 거리를 유지한 상황에서 차분히 이야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춘천경찰서는 피해 아동들이 해바라기센터에서 진행한 진술 녹화 내용 등을 살핀 뒤 이번 주 내로 사건을 강원경찰청에 넘길 방침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