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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전투용 적합 최종 판정 "1만3000개 시험 뚫고 '항공 주권' 시대 개막"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7 10:03

수정 2026.05.07 19:21

Block-I 검증 마친 KF-21, 이제는 '완전체' Block-II로
'완전한 독자 플랫폼' 초음속 공대함 등 다양한 무장 과제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이 지난해 11월 5일 사천기지에서 취임 후 첫 지휘비행으로 KF-21 전투기에 탑승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공군 제공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이 지난해 11월 5일 사천기지에서 취임 후 첫 지휘비행으로 KF-21 전투기에 탑승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공군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의 영공을 수호할 '보라매' KF-21이 실전 투입을 위한 최종 관문을 넘어섰다. 이번 '전투용 적합' 판정은 자국산 초음속 전투기 보유국으로서 동북아시아에서 한국군이 독자적인 '항공 작전의 자율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우리 군이 원하는 무기체계를 언제든 자유롭게 통합할 수 있는 '무장 운용의 독립성'을 갖추게 됨으로써 역내 세력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1600여 회의 사투, 1만3000개 시험조건 완벽 검증
7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한국형전투기(KF-21) 사업은 체계개발의 최종 관문인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했다. 이는 지난 2023년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이후 약 3년간 진행된 혹독한 후속 시험평가를 통과한 결과다.

KF-21은 지난 2015년 개발 착수 이후 총 1600여 회의 비행시험을 통해 공중급유, 무장발사 등 1만3000여 개의 까다로운 시험조건을 완벽하게 검증하며 우리 공군의 작전요구성능(ROC)을 충족시켰다.

이번 판정으로 검증된 것은 KF-21 Block-I(기본성능 및 공대공 능력)의 모든 성능이다. 올해 6월 체계개발 종료를 앞둔 KF-21은 하반기 양산 1호기가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며, 이후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되어 영공방위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KF-21의 설계 철학은 미래 지향적이다. Block-I 단계에서 무장을 기체 외부 하단에 배치하는 반매립 방식을 채택했으나, 향후 무장의 완전한 본체 내부 매립 형태를 염두에 둔 5세대 스텔스기를 지향하는 설계 계획을 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진화적 설계는 KF-21을 단순한 4.5세대기를 넘어, 향후 무장 내부화(Internalization)를 통해 미래 전장 환경에 맞춘 완전한 스텔스기로의 성능 개량이 가능한 '성장형 플랫폼'으로 평가받게 하는 요소다.

■'완전체' Block-II,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개발 등 과제
해외 군사 전문 연구소들은 Block-I의 성공 이후 진행될 'Block-II'의 공대지 등 다양한 무장 확장력과 통합 능력이 KF-21의 진정한 전략적 가치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한국의 지정학적 특성상, 주변국 해군력 팽창에 대응하기 위한 원거리 비대칭 타격 수단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군사 전문 매체 제인스(Janes)는 한국이 개발 중인 '공대함 초음속 미사일'의 통합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도 최근 "KF-21이 진정한 독자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갖추려면, 외교적 고려나 비군사적 제약에서 벗어나 최적의 전략 무기를 자유롭게 통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주권'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주변국 전력 균형에 실질적인 변수가 되기 위한 핵심 요건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마하 3 이상의 속도로 적 함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초음속 미사일이 KF-21이라는 독자 플랫폼과 결합할 경우, 한반도 주변 해역에 강력한 '반접근·지역거부(A2/AD, Anti-Access/Area-Denial)' 구역을 형성할 수 있다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주변 강대국의 해군력 팽창에 대응하여 비대칭적 우위를 점하는 '고슴도치 전략'의 고도화를 의미한다. 즉, 적의 대형 수상함 전력이 아군 영해 인근에 전개되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인 생존 리스크를 강요하는 '심해 및 해상 거부(Sea Denial)' 역량의 중추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전투기 시장의 대안, K-방산 수출의 새 플랫폼
KF-21의 등장으로 세계 전투기 시장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하이급 스텔스기 도입이 부담스러운 국가들에게 KF-21은 프랑스의 라팔(Rafale)이나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 유럽산 4.5세대 전투기들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방산 시장 분석가들은 KF-21이 유럽 기체 대비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최신 항공전자 장비를 갖춘 '고효율 하이엔드' 기체라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독자 플랫폼을 확보했기에 가능한 유연한 기술 이전 협상은, 자국의 항공 산업 육성을 원하는 동남아, 중동, 동유럽 국가들에게 유럽 전투기를 대체할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지만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이번 판정은 민·관·군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룬 결실로,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라고 강조했다.
KF-21은 향후 추가무장시험을 통해 공대지 능력까지 확보하며 4대 방산 강국 도약의 선봉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우고 있다.

지난 3월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KF-21 양산 1호기가 공개되고 있다. 뉴스1
지난 3월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KF-21 양산 1호기가 공개되고 있다. 뉴스1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