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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주도 'K-원전 원팀' 재정비…한전·한수원 공동수출 체계 구축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4 14:00

수정 2026.05.14 14:42

14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원전수출전략협의회'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앞줄 왼쪽 네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산업부 제공
14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원전수출전략협의회'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앞줄 왼쪽 네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산업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확산과 에너지 안보 재편으로 글로벌 원전 르네상스가 본격화되자, 이를 선점하기 위해 'K-원전 원팀' 체제로 재정비에 나섰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역할을 통합 조정하고 정부 주도로 전략·협상 기능을 강화해 미국·체코·베트남 등 대형 원전 수주전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14일 산업통상부는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김정관 장관 주재로 '2026년 제1차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원전수출체계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원전 수출이 단순한 공기업 사업이 아니라 국가 간 전략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 수출은 정부 대 정부 프로젝트"라며 "정부의 조정 기능과 민간·공기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균형 있게 결합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정부는 즉시 추진 과제로 기존 '원전수출전략협의회' 산하에 민관 합동 '원전수출기획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특정 국가에 대한 협상 전략과 역할 분담, 경쟁국 분석, 사업 리스크 검토 등을 총괄하게 된다. 산업부는 이를 통해 기존에 반복적으로 제기됐던 한전·한수원 간 역할 충돌과 사업 중복 문제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이 '한전 중심 일원화'로 해석되는 데 대해 선을 그었다. 향후 해외 원전 사업 개발과 주계약은 양사가 공동 수행하되 대외 협상 창구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금융 조달 역량이 강한 한전이 맡는다. 대신 실제 건설·운영은 한수원이 담당하고, 지분 투자와 금융 조달은 한전이 주도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한전과 한수원이 수출 대상 국가를 나눠 각각 담당했지만 앞으로는 국가 구분 없이 양사가 공동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또 앞으로 원전 수출 사업마다 별도 JV(합작법인)나 컨소시엄 형태의 법적 주체를 구성해 사업 책임과 비용 관리 구조를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로젝트별 독립 법인을 통해 리스크와 책임 구조를 분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이 원전 수출을 일원화해 주도한다는 개념은 아니다"라며 "한전의 브랜드 파워와 금융 경쟁력, 한수원의 건설·운영 경험을 모두 활용하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다만 체코 원전 사업과 필리핀 사업,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사업은 기존처럼 한수원이 사업 개발부터 건설·운영까지 총괄한다. 체코의 경우 이미 한수원이 수주를 진행 중이고, 필리핀 역시 현지 전력회사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는 점이 고려됐다. SMR 사업 역시 기술 특수성을 감안해 한수원 중심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조직 개편과 별도로 연내 '원전수출진흥법' 제정도 추진한다. 현재는 원전 산업 관리·감독 관련 법은 존재하지만 원전 수출 자체를 지원하거나 정부 조정 권한을 규정한 법률은 없는 상태다. 새 법안에는 시장 개척, 금융 지원, 정부 출연, 전문 인력 양성, 기술 개발 및 인증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특히 대규모 차입 투자나 수출 계약 체결, 원전 지식재산권 이전 등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부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감독 권한도 신설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원전수출 총괄기관'에 대한 법적 근거도 신설한다. 총괄기관 형태는 △한전 또는 한수원 중심 체계 △통합 원전수출기관 신설 △별도 합작법인(JV) 설립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현재 추진하는 기능 조정 체계가 실제 수주 성과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한 뒤 최종 모델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한전 김동철 사장과 한수원 김회천 사장은 '원전수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정보·인사 교류 확대와 단계별 협력 강화에도 합의했다. 더불어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에서 진행 중인 UAE 원전 정산 분쟁을 국내 대한상사중재원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김정관 장관은 "AI 발전과 에너지 안보 변화로 찾아온 글로벌 원전 르네상스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