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TV 핵심 부품값 급등
전자업계 원가 구조 악화 우려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메모리 가격이 두 배 이상 급등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기 둔화로 가전과 스마트폰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핵심 부품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세트 사업 수익성 악화 우려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1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6년 1·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원재료 매입액은 27조8078억원으로 전년 동기(27조428억원) 대비 2.8% 증가했다.
생활가전·TV·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원재료 매입액은 21조2527억원으로 전체의 76.4%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1·4분기부터 모바일용 메모리가 별도 항목으로 분류될 정도로 비중이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1·4분기 모바일용 메모리 평균 가격이 지난해 연평균 대비 107% 상승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가격도 같은 기간 1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역시 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TV 등 디스플레이 기반 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사업본부의 영상기기용 반도체 매입액은 올해 1·4분기 2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했다. 전체 원재료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7%에서 9.1%로 확대됐다.
영상기기용 반도체 평균 가격은 지난해보다 33.1% 상승했다.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구리 가격 상승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1·4분기 구리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21.1% 올랐다.
이에 따라 LG전자 냉난방공조(ES)사업본부의 구리 매입액은 지난해 824억원에서 올해 1565억원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 원재료 매입액에서 구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38%에서 53.3%로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 급등에 더해 구리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전자업계의 원가 압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비용 부담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전과 스마트폰은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수요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가전제품 소매판매액은 7조85억원으로 3년 전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통신기기 및 컴퓨터 소매판매액도 7조6311억원으로 4.2% 줄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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