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탄 현대모비스 공장, 인도 유일 전장·섀시 생산지…현대차그룹 생산 '비상'
화재 공장 '단일 공급처'…인도 내 모비스 대체 생산 없어
현지 생산 체계 흔들...재고 버퍼 짧아 완충 시간 촉박
현대차 첸나이 공장에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까지 영향
점유율 12%대 추락한 인도 시장, 생산 차질까지 겹악재
[파이낸셜뉴스] 현대모비스 인도 공장 화재로 현대차·기아의 인도 생산라인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전소된 공장이 인도 내 유일한 전장·섀시안전 부품 생산지인 만큼 현대모비스가 인도 안에서 곧바로 물량을 돌릴 대체 생산지가 없는 상황이다. 라인 전면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하루 300억~340억 원의 매출이 영향권에 드는 가운데, 기아 공장까지 부품 수급 우려가 확대되면서 향후 재고 버퍼와 복구 속도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인도 생산 규모가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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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현대차그룹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타밀나두주 스리페룸부두르 산업개발공사(SIPCOT) 내 현대모비스 이룽가투코타이 공장 폐기물 보관소에서 불이 시작됐다. 불길은 강풍을 타고 전장·섀시안전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동으로 번졌고, 약 4시간 만인 저녁 무렵 진화됐다. 화재 당시 공장에 있던 500여명은 신속히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전소된 건물은 현대차 첸나이 생산법인에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텔레매틱스 시스템(AVNT) 등 전장 부품과 에어백을 포함한 섀시·안전 부품을 공급해 왔다. 현대모비스 기준으로 인도 현지에서 전장·섀시안전 부품을 생산하는 유일한 공장이다. 모듈 공장과 배터리시스템조립(BSA) 시설은 다른 건물에 있어 직접 피해를 면했다.
문제는 불에 탄 부품 공장이 인근 현대차 첸나이 공장에 곧장 부품을 공급하는 만큼 첸나이 거점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진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공급업체를 공장 인근에 집중 배치한 적시생산(JIT) 체계를 운영해 부품 재고를 최소화하고 있어 화재로 인해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그만큼 완충 시간이 부족하게 된다.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올해 1~3월 20만8275대를 팔았다. 첸나이 라인 생산 규모가 하루 약 2300대 규모로 추정되는 가운데, 부품 차질로 라인이 전면 중단될 경우 단순 환산으로 하루 약 300억~340억원의 매출이 영향권에 들게 된다.
보유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과 영향받는 차종 범위에 따라 실제 규모는 달라질 전망이지만, 이번에 전소된 건물이 첸나이가 아닌 탈레가온 공장에도 부품을 공급하는 만큼 영향권이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베뉴 등 푸네 생산 차종까지 차질 대상에 포함돼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질의 정확한 크기와 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재고 일수와 복구 예상 기간에 대해 "완성차와 전반적 대응을 협의 중이어서 아직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 인도법인도 지난 1일 인도 증권거래소(NSE·BSE) 공시를 통해 "공급사 설비 화재로 자사 생산에 일시적 차질이 예상되나, 대체 조달과 공급 연속성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며 딜러 재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파장이 현대차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공장은 현대차 첸나이뿐 아니라 기아 인도 공장에도 부품을 공급한다. 기아는 아난타푸르 공장에서 셀토스·쏘넷·시로스 등을 생산하며, 현대차·기아 두 브랜드는 4월 기준 인도 승용차 판매의 약 17%를 차지한다. 단일 부품 공장의 화재가 두 완성차 브랜드 라인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앞서 국내 화재로 인해 생산 라인에 타격을 입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이번 화재가 더 크게 다가온다는 평가다. 지난 3월 자동차·선박용 엔진밸브를 만드는 1차 협력사 대전 안전공업에서 화재가 나자,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타격이 컸고 모닝·레이를 만드는 동희오토와 기아 화성공장도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타이밍도 공교롭다. 현대차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6.3%에서 2025년 12.3%로 떨어진 상태로, 점유율 회복 드라이브를 거는 시점에 생산 차질이 겹쳤다. 첸나이는 크레타·베르나·아우라·엑스터 등 주력 차종을 만들고 인근 국가 수출 물량까지 담당하는 핵심 기지여서, 차질이 길어지면 내수와 수출에 동시 부담이 간다.
업계 관계자는 "전소동의 세부 복구 일정과 보유 재고로 버틸 수 있는 기간, 그리고 한국 등 외부에서의 대체 공급선 확보 여부가 중요하다"며 "셋 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차질이 수일이 아니라 수개월까지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