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세정 이기림 임윤지 김일창 장성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지난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고 하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며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조차도 국민이 저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고 평가했다. 투표용지 부족사태와 관련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고, 조작기소(공소취소) 특검 추진 문제에 대해선 "최소한 진상규명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관련 질문에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는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전제한 뒤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해야 된다"며 이렇게 답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은 역시 무서운 존재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저도 사실 너무 쉽게 생각한 측면도 있다. 마지막 한순간까지, 단 1명의 주권자까지도 죽을힘으로, 정성을 다해 말씀드리고 설득하겠다는 마음이 부족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제가 선거에서 중립인데 표정은 중립이 잘 안됐다"며 "표정은 중립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이해가 잘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끝나고) 2~3일은 저도 상황이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며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국정 기조는 바뀔 게 없다. 조금 더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정치적 요소 같은 것보다는 주어진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지금보다 더 빠르게, 힘을 들여서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여당, 야당과 달라야…그릇이 돼야"
집권 여당의 자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집권했을 때의 당과 야당이었을 때의 당은 달라야 한다고 본다"며 "야당일 때는 공격하면 되고 그 비중이 크다. 우리가 집권했을 때는 이런 모양으로 이렇게 하겠다는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은 창을 잘 써야 하고, 잘 찔러야 한다. 그런데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며 "전에는 (우리를) 욕하던 사람일 수 있고, 색깔이 다른 사람일 수도 있고, 생각이 다른 사람일 수도 있는데 (이러한) 성 안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모아서 포용과 통합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작기소 특검? 법·상식대로 하면 돼…국회가 판단"
조작기소 특검 문제와 관련해서는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결론을 말하면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잡고, 없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 안 됐으면 놔두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어쨌든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하지 않나.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게 꽤 많다"며 "(진상규명을) 안 할 수는 없다. 수없이 고소·고발이 돼 있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하긴 해야 할 텐데 어떤 방식이 바람직할지는 국회에서 이 점을 고려해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될 것"이라며 "법과 상식에 따라 잘못됐으면 시정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선 너무 넘은 檢, 망가뜨린 업보…보완수사권 문제 국회로"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 논의는 국회로 넘기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특정 입장을 고집하기보다 국회에 넘겨 충분히 논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김민석 총리를 중심으로 국회 논의에 맡기는 방향으로 정리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제도를 시행해 보고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고치면 된다"며 "지금은 무엇보다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 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도 검찰은 문제 됐지만 새로운 사건을 파긴 했어도 조작을 하진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조작하기 시작했다"며 "이건 국가 존속에 관한 문제로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영역에서 금도라는 게 있지 않나. 검찰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너무 많이 넘었고, 너무 망가뜨려서 업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결론적으로 국회에 맡길 생각"이라고 했다.
"투표용지 사태 매우 심각…문제 제기 나선 청년들 존경"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서도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사실 어처구니없는 일로 대한민국의 첨단, 모범적 민주국가를 한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린 것"이라며 "범죄 혐의가 있지 않을까, 일부러 그랬나, 근본적 문제가 있나 등 진상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발도 들어왔기 때문에 합동수사본부를 꾸려서 수사를 해보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중앙선관위는 독립기관이라 저 혼자, 국회가 하기보다 주요 요인이 모여서 헌법상 시스템, 헌정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거 같으니 어떻게 접근하는 게 맞는지 의견을 한 번 들어보려고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선거'라고 할 건 아니다. 그거하고는 다르다. 감수성 있게 민감하게 대응하고 대비·대처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에 문제를 제기한 청년들에 대해선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저도 '열 몇 명 투표 못 했다는 데 투표 결과에 영향도 없다'라고 생각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주권 행사에 관한 근본에 관한 문제라고 제기한 대학생들에 의해서 저도 많이 반성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민주주의의 힘을 언급하는 과정에서도 이 청년들을 다시 거론하면서 "투표용지가 없었다고,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자기는 투표했는데도 나와서 얘기한다"라며 "이건 대한민국 기본 체제 시스템에 대한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애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게 대한민국 국민들한테 있다"며 "민주주의 수용도가 가장 높은 국민이 아닐까"라고 했다.
"김민석 리더십에 잘 달려와…개각, 적절한 시기·규모로"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이 1년 됐는데 일하는 방식과 내용, 방향을 재조정해야 할 시점이 돼가는 것 같다"며 개각에 대해서도 구상을 밝혔다.
그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뛰어난 리더십으로 큰 소리나 잡음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제가 제시하는 방향대로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 역사적으로 단기간 내 구체적 성과를 (이렇게) 많이 낸 내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해줬다"며 "이제는 또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절하다고 생각해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으로선 어느 부처를 어느 정도까지로 할지는 세심·세밀하게 검토하지 않았다"며 "적정한 시기에 적정한 규모의 개각이 있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한 것에 대해선 "꽤 고민이 적지는 않았는데, 결론은 일할 사람으로, 일만 할 사람으로 (뽑았다)"라고 설명하면서 "정치적 요소는 당이 잘 해결해 줄 것"이라고 전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