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애플 세계 개발자컨퍼런스(WWDC 2026) 기조연설에 나선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은 차세대 AI 어시스턴트 '시리 AI'를 공개하면서 "EU와 중국 사용자는 올가을 iOS 27(아이폰)·iPadOS 27(아이패드) 출시 시점에 이 기능(시리 AI)을 쓸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애플은 기조연설 직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EU 사용자가 올해 새 소프트웨어 발표 시점에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시리 AI를 이용하지 못하게 돼 매우 유감스럽다"며 "EU 규제 당국이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지키는 해결책을 찾으려는 건설적인 협의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EU에서 iOS·iPadOS의 시리 AI 출시 일정이 없다"고 못박았다.
EU의 아이폰 사용자는 약 4억5000만명, 중국 아이폰 사용자는 약 1억20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AI 시장경쟁의 지각생으로 눈총을 받는 애플이 이번에는 EU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놓칠 위기를 맞은 셈이다.
EU 규제당국은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빅테크에 타사 서비스와 상호운용성을 의무화한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애플에 시리 외에 모든 AI시스템이 사용자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무제한 접근할 수 있는 권한과 자율적 제어능력이 보장돼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문자메시지 발송, 쇼핑, 파일 접근, 앱 전반에서 제미나이와 다른AI 간 차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 수개월에 걸쳐 다른 AI 어시스턴트도 안전하게 지원하면서 시리 AI를 EU에 출시하기 위한 여러 해결책을 제안했으나, EU 규제 당국이 이를 모두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Trusted System Agent'라는 솔루션을 설계해 경쟁 AI서비스들이 시리AI와 동등한 기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EU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중국의 구체적인 규제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규제 요건 처리 과정에 있어 즉시 출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국 내 데이터 보안이나 콘텐츠 규제 체계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애플은 시리 AI가 단순 음성명령 수행을 넘어 사용자의 화면을 인식하고 웹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아오는 것은 물론 과거 대화 내용까지 기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자메시지로 받은 주소를 별도로 저장하지 않았더라도 시리가 해당 내용을 찾아낼 수 있으며, 이전 대화 맥락을 이어가며 자연스럽게 질문에 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이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시리 AI로 승부수를 띄웠다고 해석하고 있다.
cafe9@fnnews.com 이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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