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을 사는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고환율과 세제혜택, 차익실현 수요가 맞물리면서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도세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국내 대형 반도체주 강세까지 더해지며 일부 자금이 국내 증시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고환율을 미국 주식 순매도 흐름의 주요 배경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4월 말 1483.30원에서 5월 말 1507.90원으로 올랐고, 지난 5일에는 1539.10원까지 상승했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세제혜택도 자금 이동의 변수로 꼽힌다. RIA는 해외주식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도다. 투자자가 해외주식을 매도한 뒤 일정 요건에 따라 국내 주식형 상품에 재투자하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어 5월 말 100% 공제 구간 종료를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80% 공제 구간에 들어선 6월에도 증가 속도는 둔화됐지만 국내 복귀 수요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29일 27만6609좌였던 RIA 계좌 수는 지난 5일 29만1843좌로 늘었고, 잔고도 2조5839억원에서 2조6216억원으로 증가했다.
미국 증시가 빠르게 반등한 점도 서학개미의 매도 타이밍과 맞물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월 10.42%, 5월 5.15%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15.29%, 8.36% 올랐다. 지난 3월 조정 이후 미국 증시가 다시 고공행진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의 수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국내 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커진 점도 한몫했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 주가가 20%가량 오르는 동안 SK하이닉스는 250% 넘게 상승하는 등 국내 대형 반도체주의 성과가 미국 대형 기술주를 웃돌았다. 해외주식 차익실현과 국내 주도주 매수 수요가 맞물리며 일부 자금이 국내 증시로 향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엔비디아 등 미국 대형 기술주의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던 반면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반도체주는 세 자릿수 수익률로 주도주 역할을 했다"며 "고환율 부담 속에서 미국 주식을 추격 매수하기보다 차익을 실현하고 국내 주도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일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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