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600억 들인 '서울로 7017', 야경 명소 아닌 '바퀴벌레 소굴' 전락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S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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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나라로 호평받고 있는 한국의 관광 이미지에 예상치 못한 균열이 생겼다. 서울의 대표적인 야경 명소이자 도시재생의 상징으로 꼽히는 '서울로 7017'에 최근 바퀴벌레 떼가 출몰해 산책을 나온 시민과 관광객들이 기겁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들 저녁 산책하다 비명소리.. 바퀴벌레 출몰 빈번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야간 산책을 즐기던 50여 명의 시민과 외국인들 사이에서 갑작스러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한 시민이 화단 옆 벤치에 앉았다가 "악" 소리를 내며 벌떡 일어난 것이다. 화단 시멘트 틈과 벤치 주변에서 기어 나온 여러 마리의 바퀴벌레 때문이었다. 평화롭던 산책로는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고, 놀란 아이들은 부모의 품으로 파고들며 두려움에 떨었다.

이러한 바퀴벌레 출몰은 어제오늘의 일회성 해프닝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해가 진 저녁이나 비가 온 뒤면 대형 화분인 '트리팟'과 시멘트 틈에 숨어 있던 바퀴벌레들이 벤치와 보행로 주변으로 무리 지어 기어 나온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와 시민들의 증언이다.

급기야 최근에는 한 외국인이 '밤에 서울을 산책하면 볼 수 있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화단과 벤치 주변을 기어 다니는 바퀴벌레 수십 마리의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한 해 수백만 명이 찾는 대표 관광지의 위생 관리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원순표 도시재생의 상징... 유지관리 어려움에 철거 목소리까지

서울로 7017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7년, 약 60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1970년에 지어진 서울역 고가도로를 도심 속 공중 보행공원으로 탈바꿈시킨 공간이다. 연간 방문객이 600만 명을 넘어서며 매년 16억 원가량의 유지·관리비가 쓰이고 있지만, 개장 초기부터 조경 시설 및 보행 환경에 대한 관리 부실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동안 서울시는 식물 진드기 방제 작업 등은 진행해 왔으나, 바퀴벌레에 대한 별도의 강력한 방역 조치는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서울시는 즉각 후속 조치에 나섰다. 시는 16일 전문 방역 업체를 현장에 투입해 서울로 7017 전역에 걸친 정밀 진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바퀴벌레의 정확한 서식지와 이동 경로 등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한 뒤, 관할 중구 보건소와 협력해 대대적인 박멸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만성적인 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서울로 7017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당장의 철거보다는 주변 역사문화광장 등 거점 시설과 연계해 개방감을 높인 '열린 쉼터'로 재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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