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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김일성 지시설' 항소심서도 반복… 위성곤 인수위 "왜곡 멈춰야"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태영호 전 의원, 1심 1000만원 배상 뒤 항소 항소심서도 기존 주장 유지하며 논란 확산 인수위, 16일 논평 내고 강력 비판 "정부 진상조사보고서 공식 결론 부정" 지적 역사 왜곡 처벌 입법화 방침도 재확인

태영호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1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제주4·3 왜곡 발언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최종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태영호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1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제주4·3 왜곡 발언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최종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태영호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제주4·3 왜곡 발언 논란이 항소심 재판을 계기로 다시 정치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1심에서 유족회에 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뒤에도 태 전 의원이 기존 주장을 유지하자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6일 제40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인수위는 이날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태영호 전 의원은 4·3 역사 왜곡을 즉각 멈추라"고 밝혔다.

논란은 태 전 의원이 지난 1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최종변론에 출석하면서 다시 확산됐다. 태 전 의원은 제주4·3이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취지의 기존 주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제주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이 태 전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태 전 의원에게 유족회 측에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태 전 의원의 발언이 4·3희생자와 유족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제주4·3은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 절차를 거친 현대사의 비극이다. 정부의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는 4·3을 1947년 3월 1일 경찰 발포 사건을 기점으로 경찰·서북청년회 탄압에 대한 저항, 단독선거 반대, 무장봉기와 진압 과정이 얽히며 민간인 희생이 대규모로 발생한 사건으로 정리하고 있다. 4·3을 특정 외부 지령만으로 단정하는 주장은 이 같은 공식 진상규명과 충돌한다는 점에서 유족 사회의 반발을 불러왔다.

인수위는 논평에서 태 전 의원이 사법부 앞에서도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며 "대한민국 정부에서 규명한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의 공식 결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수위는 특히 태 전 의원의 발언이 단순한 역사 해석 논쟁에 그치지 않는다고 봤다. 4·3 유족들이 오랜 기간 '폭도 가족'이라는 낙인 속에서 살아왔고, 4·3 왜곡 발언은 그 상처를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혐오와 왜곡이 역사적 비극을 훼손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4·3의 역사적 진실과 정체성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제78주년 제주4·3 추념식을 하루 앞둔 4월 2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내 행불인 표석에 유족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4·3은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와 특별법을 통해 희생자 명예회복과 진상규명 절차가 진행돼 온 현대사의 비극이다. 위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4·3 역사 왜곡과 막말 비방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관련 처벌 입법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제78주년 제주4·3 추념식을 하루 앞둔 4월 2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내 행불인 표석에 유족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4·3은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와 특별법을 통해 희생자 명예회복과 진상규명 절차가 진행돼 온 현대사의 비극이다. 위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4·3 역사 왜곡과 막말 비방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관련 처벌 입법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을 향한 경고도 담겼다. 인수위는 "국민의힘과 극우세력의 4·3 흔들기와 왜곡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4·3의 진정한 이름 찾기, 미군정 책임 규명, 역사 왜곡과 막말 비방에 대한 처벌 입법화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번 논평은 위성곤 당선인 체제의 4·3 정책 기조를 보여주는 신호로도 읽힌다. 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4·3의 완전한 해결과 역사 왜곡 대응, 추가 진상규명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해 왔다. 인수위가 출범 초기부터 태 전 의원 문제에 강하게 대응한 것은 4·3을 새 도정의 핵심 정체성 의제로 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향후 과제는 사법적 판단과 정치·행정적 대응의 역할을 분명히 나누는 데 있다. 태영호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한 위법성 여부와 책임 범위는 항소심 재판을 통해 가려질 사안인 반면, 지방정부와 인수위는 4·3 왜곡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유족 치유, 도민 통합이라는 정책적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 4·3을 둘러싼 왜곡 논란이 반복되는 배경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 차이와 4·3의 의미를 둘러싼 사회적 이해 부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교육과 기록사업, 법·제도 개선 등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인수위는 "태영호 전 의원은 그동안의 과오를 반성하고 4·3유족과 도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며 "사법부가 표현의 자유가 혐오와 역사 왜곡의 면죄부가 될 수 없음을 판결로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성곤 당선인과 인수위는 상처받은 4·3유족의 손을 가장 먼저 맞잡고 민심을 안정시키는 데 집중하겠다"며 "4·3의 완전한 해결과 역사적 진실을 수호하는 길에 도민과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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