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행료, 두달만 무료? "미국도 인정"
美·이란 같은 문서 다른 해석
호르무즈 통제권 놓고 기싸움
무료 통항이냐 유료화냐
후속 협상 최대 쟁점 부상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료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하고 최고위층의 서명까지 마쳤으나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징수 여부를 두고 하루 만에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전과 같이 무료로 개방될 것임을 천명한 반면, 이란은 60일간의 한시적 무료 통항 이후 '해상 서비스 요금'을 부과할 권리를 미국이 공식 인정했다며 반박했다. 합의문 전문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60일간의 후속 협상 기간이 주어졌지만, 양측이 같은 문안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실무 협상 과정에서 이 문제가 물리적 충돌 재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 에비앙레뱅을 방문 중인 트럼프는 15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자유 항행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동맹국으로부터 어떤 지원을 원하냐는 질문에 "우리가 큰 도움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는 합의를 이뤘고 거기엔 통행료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JD 밴스 미 부통령 역시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적으로 통행료 없이 개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란은 이번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과 정당한 요금 징수권을 인정한 것이라며 미국과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회견을 통해 미국과 합의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tolls)'가 아닌 '해상 서비스 요금(fees)'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우린 통행료를 징수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그동안 이란 정부가 추진해 온 선박들의 항해 지원, 환경 보호, 선박 보험 등 필수 서비스에 대한 대가성 요금을 받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란 정부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관리하는 '페르시아만해협청(PGSA)' 설치를 추진하며 요금 부과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미국 등 서방은 이를 사실상 유료 통행료 부과 조치로 보고 반발해 왔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한발 더 나아가 미·이란 간 협상 막바지에 MOU 문안이 이란의 주권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수정되면서 이란의 요금 징수권을 미국이 사실상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종안에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해상 항행 서비스 관리는 이란과 오만이 결정한다'는 내용이 명문화됐으며 이것이 이란의 수수료 징수 권리를 뜻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MOU 체결 뒤 60일 동안만 상선의 무료 통행이 한시적으로 허용될 뿐, 60일이 경과한 이후에는 이란이 오만과 함께 해협을 관리하며 본격적으로 서비스 요금을 징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 고위 당국자들 역시 브리핑에서 MOU에 이 같은 내용이 명시돼 있음을 인정하며 그 이후의 구체적인 통항 방식과 비용 부과 문제는 후속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확인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