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걱정 키우는 '칩'···이제 시선은 '공급'에서 '수요'로
한은, 지난 5월 28일 금통위 의사록 공개
공급 측 인플레 넘어 수요 압력 우려 담겨
오는 7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기정사실화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플레이션 우려의 중심축이 수요 압력 쪽으로 일부 이동했다. 지금껏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구매력 확대가 상방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 힘이 실리고 있다.
16일 한은이 공개한 '2026년도 제10차 금통위(정기)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뤄진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중동 사태에 따른 고유가 충격이 지속되고 고환율로 인한 전이효과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반도체 기업의 임금 상승 영향이 가세함에 따라 물가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련 부서도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자산 가격 및 명목임금 상승 등으로 수요 압력이 빠르게 증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측 인플레이션은 공급망 붕괴, 국제유가·환율 등의 상승이 그 배경인 반면 수요 측 인플레이션은 주로 소비·투자가 늘거나 정부가 재정을 풀 때 발생한다.
지금까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마비되며 전자가 부각돼왔으나, 중동 상황 장기화로 그 여파는 상당 부분 반영된데다, 이젠 종전이 된 만큼 추가적으로 그 압박이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반도체 기업 실적은 뻗어나가고 있다. 우리 경제 전체를 견인하는 수준이다. 관련 부서는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이 가계로 이전되는 분배적 영향은 물가 측면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가시화되고 내년 중엔 보다 폭넓게 반영될 것"이라며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을 2.3%로 전망했다.
한 위원은 또 "올해 1·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반도체 기업의 전례 없는 영업이익 등으로 가계소득과 정부 재정여건이 양호해지면서 수요 압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관련 부서도 이와 관련해 "현 시점에선 공급 충격이 물가에 우선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향후엔 수요 압력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 위원은 "일부 반도체 기업의 임금 협상 결과가 여타 업종으로 확산되고 최저임금 협상, 경제 전반의 기대인플레이션 등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임금-물가의 상승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현재 금통위 최대 관심사는 물가다. 중동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유가나 환율에 미치는 여진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시장에선 오는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는 데 별다른 이견을 보이고 있지 않다.
금통위원들도 명시적으로 긴축 신호를 내비쳤다. 지난달 금통위 이후 발표된 점도표에서 총 21개 중 19개가 '인상'에 찍혔다. 2.75%와 3.00%에 각각 7개, 10개가 놓였고 3.25%에도 2개가 있었다. 조건부 6개월 금리 전망인 만큼 인상폭이 0.25%p라는 전제하에 연내 3차례 인상을 할 수 있단 판단까지 나온 셈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