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고환율에 웃은 하나銀… 파생상품 수익 3배 껑충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 급등락 리스크 대응
위험회피회계 거래 대폭 늘린 덕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을 웃돌면서 은행권의 외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환율 및 금리 변동 폭이 커지자 하나은행은 위험회피회계 파생상품 거래 규모를 대폭 늘리며 관련 수익을 2년 만에 3배 이상 키웠다. 외환거래 손익도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고환율 국면에 선제적으로 위험 관리에 나서면서 방어 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위험회피회계 파생상품 수익은 올해 1·4분기 1680억원으로 집계됐다. 환율 변동성에 따라 위험회피회계 파생상품 거래가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다. 2024년 1·4분기 538억원이던 관련 수익이 지난해 1·4분기 1048억원에 이어 올해는 3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관련 손실도 커졌다. 1·4분기 기준 2024년 748억원에서 2025년 722억원으로 줄었으나 올해 1578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순익은 2024년 210억원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326억원, 10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위험회피회계 파생상품은 환율·이자율·가격변동 등 금융시장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체결하는 파생상품이다. 관련 순익이 급증한 것은 환율과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금리 경로 불확실성과 중동 리스크, 외국인 자금 흐름 변화 등이 겹치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하자 은행권의 관련 파생상품 거래 규모 자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하나은행의 외환거래 손익은 올해 1·4분기 1134억원의 흑자를 내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국민은행도 96억원 흑자를 냈으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758억원, 1166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은행별 손익이 엇갈렸다.

외환거래 손익은 은행이 보유한 외화 자산·부채의 가치가 환율 변동에 따라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환차손익과, 외환 딜링·환헤지·파생상품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손익 등을 합산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환율 급등은 회계상 외환거래 부문 실적이 악화되는 결과를 불러왔지만 하나은행의 경우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다만 고환율이 전체 실적에 긍정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뉴노멀'에 이어 1500원대로 진입하면서 위기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나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은행 입장에서도 기본적으로 좋은 환경은 아니다"며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위험회피회계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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