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르네상스' 벤치마킹… 하노이 대개조 프로젝트 가속
홍강 중심 도시공간 재구조화
도심 거주민 86만명 외곽 이주
연장 1153㎞ 도시철도망 확충
역세권 초고층 복합개발도 추진
현지 진출한 K건설사 새 먹거리
"한·베 도시개발 협력 확대 기대"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베트남 하노이시 관계자들은 서울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한강 르네상스나 강남 개발 모델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노이에서 근무하는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또럼 2기 체제 들어 인프라 개발 관련 인·허가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며 "서울 개발 모델 벤치마킹도 더욱 활발해지면서 향후 한·베 양국 간 도시개발 협력 분야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가 천년 고도(古都)에서 인구 2000만명 규모의 다중심 메가시티로 탈바꿈하기 위한 초대형 도시 개조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했다. 홍강을 중심축으로 도시 공간 구조를 전면 재편하고 향후 20년간 도심 주민 86만명을 단계적으로 외곽으로 이주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과거에도 대규모 개발 계획이 발표됐지만 실행 단계에서 동력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 국회가 개정 수도법을 통과시키면서 하노이시에 토지 수용, 자체 재정 조달, 글로벌 투자 유치 인센티브 설계 등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특별 권한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도시철도와 스마트시티, 수변 개발 사업 등에서 새로운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홍강 중심 도시 재편
16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하노이시는 지난달 13일 승인된 '하노이 수도 건설 및 발전 종합계획(100년 마스터플랜)'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오는 29일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투자유치대회를 통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공개한다.
100년 마스터플랜의 핵심은 기존 단일 도심 구조에서 벗어나 홍강을 중심으로 하는 '다층·다극·다중심' 도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하노이시는 총면적 약 1만1000ha에 달하는 홍강 경관축을 생태·문화·관광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홍수를 막기 위해 강을 등지고 발전해 온 기존 도시 구조를 이제 도시 공간 속에 홍강을 위치시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9개 성장축을 중심으로 외곽 개발도 본격화한다. 기존 중심지인 바딘 정치·행정지구(134.5ha)와 호안끼엠 일대는 광장과 녹지를 확대하고 지하 공간 개발을 통해 보존하는 반면, 홍강 북부의 동아잉·자럼·메링 지역은 경제·국제서비스·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강남 개발과 한강 르네상스 모델을 결합해 서울의 여의도·영등포·강남과 같은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베트남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구 재배치도 추진된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하노이시는 2026~2045년 총 86만명 이상의 주민을 외곽 신도시와 신규 개발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1153km 메트로망 구축
하노이는 구도심의 인구 밀도를 낮추는 대신 환상도로 3호선 안쪽 지역을 블록 단위 재개발을 통해 대중교통 중심 개발(TOD) 체계로 전환한다. 주요 도시철도역 반경 500m 이내에는 초고층 복합개발을 허용해 토지 이용 효율을 높일 방침이다.
도시 구조 개편의 핵심 인프라는 총 14개 노선, 연장 1153km 규모의 도시철도망이 담당한다. 하노이시는 2026~2035년 554억달러를 투입해 노이바이 국제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1·2호선 등 주요 노선을 건설할 계획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메트로망 구축이 하노이 부동산 시장을 '수평 확장'에서 '역세권 중심 고밀도 개발' 체계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역세권 500m 이내 초고층 복합개발은 도심 주민 이주와 신규 성장 거점 형성을 촉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인당 GRDP 10만달러 목표
하노이시는 이번 마스터플랜을 통해 향후 20년간 연평균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 11% 이상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노이시가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경제 규모는 2035년 2000억달러, 2045년 6400억달러, 2065년에는 1조9200억달러로 확대된다. 1인당 GRDP 역시 2030년 1만2000달러를 넘어 2065년 9만5000~10만달러 수준에 도달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관광과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한 야간경제 개발도 추진된다. 하노이시 인민위원회가 확정한 '2026~2030년 야간경제 개발계획'에 따르면 시는 2030년까지 68개의 핵심 야간경제 구역과 15~20개의 심야 운영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홍강 경관축에서는 롱비엔교와 홍강 모래톱을 연결하는 유람선 관광 사업과 야간 문화예술 공연, 미식 특화 거리 등이 추진된다.
■"이번엔 다르다" 추진력 강화
하노이 현지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과거 계획과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정 수도법 시행으로 하노이시가 토지 수용과 투자 유치, 재정 운용 등에서 독자적 권한을 확보하면서 사업 추진력이 크게 강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천문학적인 사업비 조달과 대규모 주민 이주 과정에서 발생할 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지 관계자는 "또럼 2기 체제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실행력"이라며 "수도법이 발효된 만큼 이번 계획이 선언에 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철도와 스마트시티, TOD 개발 등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가 많은 만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june1112@f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