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실질금리 여전히 마이너스… 엔캐리 청산은 없었다
日 기준금리 31년만에 1%대로
BOJ, 목표 웃도는 물가 잡기 나서
추가인상 시사했지만 속도엔 신중
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진 못해
닛케이는 불확실성 해소에 최고치
【 도쿄=서혜진 특파원】 일본은행(BOJ)이 16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0%로 인상하며 31년 만에 '1% 금리 시대'를 열었으나 금융시장은 예상보다 차분한 흐름을 보였다.
중동발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가 촉발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책 결정의 핵심 배경으로 작용한 가운데 시장이 우려했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정책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안도감이 위험자산 선호를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물가 리스크에 방점 찍은 BOJ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경기둔화 위험보다 물가상승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해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기업 간 거래에서 가격 전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향후 소비자물가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 2% 목표를 웃돌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경기 측면에서는 하방 위험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보조 정책과 원자재 조달 다변화가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본격적인 긴축 국면이라기보다 장기간 이어진 초저금리 체제에서의 점진적 정상화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일본이 초저금리 체제에서 벗어나는 과정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주요국 대비 낮은 금리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BOJ가 제시한 중립금리 추정 범위(1.1~2.5%) 하단에도 도달하지 못한 만큼 추가 인상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OJ는 이날 성명에서 "경제·물가·금융 여건에 따라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해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우치다 부총재도 "금융 환경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점진적 인상 기조를 유지할 뜻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속도와 최종 금리 수준은 중동 정세와 물가 흐름을 보며 조정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실질금리·미일 금리 격차가 제약
금리인상에도 외환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60엔대 초반에서 움직이며 엔저 흐름을 이어갔고, 발표 직후에는 오히려 엔화 매도세가 강화됐다.
핵심 배경으로는 여전히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있는 실질금리가 꼽힌다.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중후반까지 올라온 상황에서도 정책금리는 1%에 불과해 긴축 효과가 제한적이다. 여기에 미국 정책금리(3.50~3.75%)와의 격차가 유지되면서 엔화 강세를 제약하는 구조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엔캐리 트레이드 환경을 유지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싼 엔화를 활용해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인식 속에 이날 금리인상에도 청산 압력은 제한적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인상 경로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고, 일본의 절대 금리 수준 자체도 여전히 글로벌 최저권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주식시장은 이번 회의 결과가 예상 범위 내에 있었다는 점을 호재로 받아들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7.32p(0.13%) 오른 6만9404.50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에는 사상 처음으로 7만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