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미운오래 새끼' 버스덕트 날아올랐다...가온전선, 美서 반년간 5.2조 수주몰이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가온전선 미국법인, 빅테크 상대로 반년간 버스덕트 수주몰이 성공 구글, 메타, 아마존,오픈AI 등 거론

가온전선 미국 생산 법인 LSCUS 전경. 가온전선 제공
가온전선 미국 생산 법인 LSCUS 전경. 가온전선 제공

[파이낸셜뉴스] 가온전선이 최근 반년간 미국 빅테크를 상대로 총 5조원 이상의 버스덕트 수주에 성공했다. '전력 고속도로'로 불리는 버스덕트는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의 핵심 배전 시스템을 말한다. 그간은 전선업계 비주류 제품으로 '미운오리 새끼'에 불과했으나, AI시대를 맞아 '수출 효자'로 위상을 달리하는 모습이다.

美 빅테크와 잇따라 계약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온전선 미국법인인 LSCUS는 지난 달 집중적으로 약 4조7000억원 규모의 버스덕트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5000억원 규모의 수주까지 더하면, 반년 새 버스덕트로만 총 5조2000억원 규모의 수주몰이에 성공한 것이다. 대상기업들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를 주도하고 있는 구글, 아마존, 메타, 오픈AI 등으로 알려졌다. 수주 물량에 대한 제작은 가온전선의 모회사인 LS전선이 담당한다.

버스덕트는 한꺼번에 대용량 전기를 안정적으로 전달해주는 전선 제품을 말한다. 일반전선이 구리선을 피복으로 감싸는 형태라면, 버스덕트는 금속 케이스안에 구리나 알루미늄으로 만든 넓적한 도체 판을 넣어 만든다. 여러 차선이 있는 고속도로처럼 한꺼번에 많은 전기를 빠르고 안전하게 전달해준다고 해서, '전력 고속도로', '데이터센터의 혈관'으로 불린다. 그래픽처리장치(GPU)서버 수천대가 동시에 돌아가는 AI데이터센터처럼 대량의 전기를 동시다발적으로 필요로 하는 곳에서는 버스덕트가 필수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버스덕트는 그동안은 초기 자재 비용, 까다로운 설계와 시공 등으로 일반 전선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으나, AI 시대를 맞아 핵심 전력 인프라 설비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성 역시 높다는 평가다. 범용 전선의 경우, 재료비 비중이 높아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 경우가 많으나, 버스덕트는 설계와 엔지니어링 역량이 핵심인 만큼, 두 자릿수 수준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버스덕트 시장은 전력공급 장애가 곧 서비스 중단인 만큼, 가격보다 신뢰성, 공급실적을 우선으로 한다.

LS전선 직원이 버스덕트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LS전선 직원이 버스덕트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가온전선 수주·LS전선 제조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버스덕트 시장 규모가 2025년 53억달러에서 2032년 96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지멘스, ABB, 슈나이더일렉트릭 등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S전선이 수십 년간 버스덕트 사업을 영위하며 시장을 개척해 왔다. 서울 롯데월드타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두바이 부르즈 알 아랍 등에 대한 공급이 대표적 예다. LS전선의 제조능력, 가온전선의 영업력, 미국 내 인지도 등이 더해지면서 최근 폭발적으로 수주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가온전선은 전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무상증자를 결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7월 1일이며, 신주 배정 비율은 보통주 1주당 0.8주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총수는 기존 1654만3115주에서 2977만7607주로 늘어난다.

이번 무상증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 성장에 따른 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하고, 유통주식 수 확대를 통해 거래 활성화와 투자자 저변 확대를 위해 추진됐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정현 가온전선 대표는 "이번 무상증자는 회사의 성장 성과를 주주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기자 정보

#가온전선 #버스덕트 #미국 빅테크 #수주 #시장조사업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