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복지 기준선…"기준중위소득 산정 방식 바꿔야"
기준중위소득 과소 산정 문제 제기
복지 실효성 등 보장 수준 저하 지적
심의·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법제화 요구
취약층 보장을 위한 제도적 개선 촉구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기준중위소득 산정 방식을 개편해 복지제도 운용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가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지금처럼 기준중위소득이 실제 가계 소득보다 낮게 설정된다면 복지 제도가 꼭 필요한 빈곤층을 구제하지 못하고 겉돌며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등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취약층 복지급여 탈락 및 축소 방지를 위한 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준중위소득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등 각종 복지제도의 수급자를 정하는 기준선으로 수급자 선정과 급여액의 기준이 된다. 14개 중앙부처 80여개 복지 사업의 선정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국민 소득 변화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해 정부가 매년 '역대 최대 인상'이라고 발표함에도 실제 가구 소득의 중간값과 기준중위소득의 격차가 매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거론된다. 기준이 실제보다 낮게 형성되다 보니, 정말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도 서류상 소득이 기준중위소득보다 높아 생계급여 등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할 우려도 있다.
참석자들은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에 근거해 매년 변동되는 기본 증가율과 추가 증가율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기준중위소득이 과소 산정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6년 4인 가구 기준 기준중위소득은 정부 산정 원칙대로 계산하면 월 760만6153원이어야 하지만, 매년 기본 증가율을 임의로 하향 조정한 탓에 실제 정부가 고시한 금액은 649만4738원에 불과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산정 원칙이 6년 중 5번이나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토론회에 참석한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 대상을 선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되어야 할 기준중위소득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세운 최초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기준중위소득이 정책 목표에서 벗어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결정 방식 변경이 잦고 동일한 방식이 연속적으로 적용된 경우가 드문 탓에 실제 중위소득 예측 방식과 거리가 벌어졌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사회보장제도의 역할과 기능이 위축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정책 대응 역량도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아울러 기준중위소득 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지금보다 향상돼야 한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주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은 "회의 운영의 투명성과 관련한 규정이 없는 만큼 회의 공개 등에 대한 신설 조항 법제화를 검토할 수 있다"며 "결정예고제를 도입해 시민 사회 의견을 공식적으로 받아 보는 절차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제도 개선을 통해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최저생활보장 수단으로 기능하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초생활보장법 개정, 복수 보조 지표 개발, 최저생계비 계측 조사 개선 등 기준중위소득 심의와 결정 과정을 개선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수급 가구 대상 실태 조사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등 당사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