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한의난임사업 저출생 시대 '선택권 넓힌 공공정책' 부상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임신·출산 희망 이어가는 디딤돌"역할
부산 성과 대회서 실제 성공 사례 공유
사업의 효과성과 정책적 가치도 재조명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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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초고령화와 저출생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한의난임사업이 난임 부부의 치료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실질적인 임신 성과를 내는 공공보건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일 부산에서 열린 '2026 한의약 건강돌봄 및 한의난임사업 성과대회'에서는 그동안 축적된 사업 성과와 현장 경험이 공유되며 효과성과 지속적인 제도 발전 필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한의난임사업은 한약과 침·뜸 등 한의치료를 활용해 난임 부부의 자연임신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한국한의약진흥원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추진돼 왔다.

단순한 보완요법을 넘어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다양한 임상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공공사업으로서 의미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3개월에서 6개월가량 진행되는 치료 과정을 거쳐 자연임신에 성공한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참여자의 자연임신 성공률이 14~17%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난임 부부에게 또 하나의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임신과 몸의 회복 동시에..5개월 만에 자연임신
이번 성과대회에서는 실제 한의난임사업을 통해 두 차례 임신의 기쁨을 얻은 이혜정 씨의 경험이 소개돼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씨는 다낭성난소증후군과 무배란으로 오랜 기간 난임을 겪었으며 첫째 출산 이후에도 자궁외임신과 나팔관 문제, 호르몬 치료 부작용 등으로 둘째 임신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치료의 목표를 '임신'보다 '몸의 회복'으로 바꾸고 한의난임사업에 다시 참여했다. 주 1~2회 침과 뜸, 부항 치료를 받고 개인 상태에 맞춘 한약을 복용했으며, 남편도 함께 치료에 참여하면서 심리적 부담을 나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치료 한 달 만에 자연 월경이 시작됐고 몸 상태가 점차 회복됐으며 운동과 체중 관리까지 병행한 끝에 치료 시작 약 5개월 만에 자연임신에 성공했다.

이 씨는 "한의난임사업은 또 하나의 치료법이 아니라 지친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 희망의 시작이었다"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해 준 덕분에 두 아이의 부모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신영 한의사가 지난 19일 부산 아쿠아펠리스호텔에서 열린 한의난임사업 성과대회에서 사업의 강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중모 기자
박신영 한의사가 지난 19일 부산 아쿠아펠리스호텔에서 열린 한의난임사업 성과대회에서 사업의 강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중모 기자

현장 의료진들도 한의난임사업의 강점으로 단순한 임신 성공률을 넘어 신체 전반의 건강 회복과 임신 유지까지 고려하는 접근 방식을 꼽았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난임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박신영 한의사는 "한의난임치료는 생식 기능만이 아니라 개인의 체질과 신체 균형을 종합적으로 살펴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침 치료는 골반 혈류와 자궁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고 한약은 신체 균형과 난소 기능 회복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방 보조생식술 전후에 병행할 경우 착상 환경 개선이나 치료 과정의 신체 부담 완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난임 치료를 생각할 때 양방뿐 아니라 한방 역시 자연스러운 선택지로 인식될 수 있도록 사업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수연 한의사는 진료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실적인 기대와 희망을 함께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개월 안에 임신 여부만으로 성패를 판단하기보다 치료를 통해 몸 상태를 개선하는 과정 자체가 이후 자연임신이나 시험관 시술 성공, 임신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 한의사는 반복 유산과 다낭성난소증후군을 겪던 부부가 한의치료 후 다시 임신에 성공해 출산을 앞둔 사례와, 난소 기능 저하나 고령으로 어려움을 겪던 환자들이 치료를 거쳐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진 사례 등을 소개했다.

그는 "한의약 치료의 핵심은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임신과 건강한 출산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한방난임사업 만족도↑ '공공정책의 한 축' 기대감
전문가들은 한의난임사업의 핵심 가치를 양방 치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 역할에 두고 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 난임 요인을 함께 관리하는 부부 중심 접근이 가능하고,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조합해 개인 상황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한의난임사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지원이 가능해 동일한 예산으로 더 많은 대상자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으며, 신체 부담이 비교적 적어 직장생활과 치료를 병행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참여자 만족도가 높은 만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사업 확대 요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저출생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난임 부부에게 다양한 치료 선택권을 제공하고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공공정책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성과대회 참석자들은 한의난임사업이 단순한 의료 지원을 넘어 출산을 희망하는 가정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투자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제도 보완과 안정적인 운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보건·의료계에서도 지역별 운영 기준을 표준화하고 근거 기반 평가체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사업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장에서는 실제 임신과 출산 사례가 축적되고 의료진의 경험이 더해질수록 한의난임사업이 저출생 시대를 대응하는 공공보건 정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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