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회사 맞아?" TOTO, 반도체 부품에 7602억원 투자
위생도기 넘어 반도체 부품기업으로 변신
차세대 1나노 공정 대응 기술 개발 착수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공급망 수혜 기대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위생도기 업체 TOTO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올라타기 위해 향후 5년간 반도체 제조장비용 부품 사업에 800억엔(약 7602억원)을 투자한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첨단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통 제조기업이 반도체 공급망 핵심 기업으로 변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TOTO는 2030년 3월까지 반도체 제조장비용 부품 사업에 총 800억엔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390억엔은 이미 집행을 결정했으며 나머지 투자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투자의 초점은 차세대 반도체 공정 대응에 맞춰져 있다. TOTO는 가나가와현 연구개발 거점에서 향후 상용화가 예상되는 1나노미터(㎚)급 로직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핵심 부품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TSMC를 중심으로 2나노 양산 경쟁에 돌입한 상태로 이후 1나노 시대를 대비한 기술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TOTO는 후쿠오카현 부젠 공장과 오이타현 나카쓰 공장에 최신 생산설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부젠 공장에서는 신규 소성(가마) 공장 건물이 내년 1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회사는 향후 수요가 추가로 증가할 경우 신규 공장 건설도 검토할 방침이다.
반도체 사업은 이제 TOTO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회사는 위생도기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세라믹 기술을 기반으로 1980년대 반도체 부품 사업에 진출했다.
대표 제품인 정전척(ESC)은 반도체 웨이퍼를 고정하는 핵심 부품으로 첨단 식각·증착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고순도 세라믹을 활용한 내구성과 안정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때 적자 사업이었던 반도체 부문은 AI 반도체 투자 붐과 함께 급성장했다.
반도체 관련 부품을 담당하는 신영역 사업 부문의 2026년 3월기(2025년 4월 1일 ~ 2026년 3월 31일)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674억엔, 영업이익은 42% 늘어난 289억엔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는 일본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TSMC는 구마모토 제2공장에서 AI용 첨단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홋카이도에서는 라피더스가 2나노 공정 양산 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 전망도 밝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달러(약 1533조원)를 처음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걸쳐 대규모 투자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시대의 승자는 반드시 반도체 제조기업만이 아니다"며 "정전척과 같은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소재·부품 업체들도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