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6만가구 청약기준 바뀌는데… 구제책 10개월째 감감
LH직접시행 확대에 민영물량 축소
민영청약대기자 당첨기준 달라져
제도개편 늦어질수록 불만 커질듯
국토부 "일부 물량 민영방식 검토"
공공택지 주택공급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접시행으로 바뀌었지만 청약제도 개편은 감감 무소식이다. 공공택지 내 민영주택 물량이 공공주택으로 전환되면 청약 기준도 달라지는 만큼, 일부 물량은 민영주택 청약 기준을 유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민영→공공 전환에 청약문턱 달라져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7대책에서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해 민영주택으로 공급하던 기존 방식을 LH 직접시행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LH가 직접 사업을 시행하면 공공주택법 적용을 받아 청약 시 민간분양이 아닌 공공분양 기준이 적용된다.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직접시행 전환으로 공급이 계획된 물량은 약 6만가구다.
이에 따라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민영 아파트로 공급될 예정이던 물량 상당수가 공공주택으로 바뀔 전망이다. 기존 민영청약 대기자 입장에서는 청약 자격과 당첨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셈이다.
민영주택과 공공주택은 청약 요건부터 다르다. 수도권 공공주택은 무주택가구 구성원이어야 하고,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기간 1년 이상, 매월 납입금 12회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소득과 자산 기준도 함께 적용된다. 반면 민영주택은 지역별·면적별 예치금 기준을 충족하면 청약할 수 있고, 일반공급의 경우 공공분양처럼 소득·자산 기준을 따지지 않는다.
당첨자를 가르는 기준도 차이가 크다. 민영청약은 예치금 기준을 충족한 뒤 가점제나 추첨제를 통해 당첨자를 선정하지만, 공공분양은 청약저축 납입횟수와 납입인정액이 당락을 좌우한다. 지난해 LH가 공개한 신도시 공공주택 청약 당첨선 평균은 약 1900만원 수준이다. 월 납입인정액 25만원을 기준으로 매달 최대 금액을 넣어도 6년 4개월이 걸린다. 인기 지역의 경우 당첨선이 2500만원을 웃도는 사례도 있어 같은 기준으로는 8년 이상 납입해야 도달할 수 있다.
제도 개편이 늦어질수록 기존 민영청약 대기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토부 "민영 기준 일부 유지 검토"
국토부가 일부 물량에 민간청약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문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LH 직접시행으로 공급 방식은 공공 중심으로 바꾸되, 기존 민영청약 대기자의 청약 기회를 일부 보전하는 절충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LH 직접시행 이후 공급 물량 가운데 일부에 민간청약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비율이나 적용 방식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청약제도 개편 논의가 언제 구체화될지는 불투명하다. 당초 국토부는 LH 개혁 방향이 정리되는 대로 직접시행 체계와 청약제도 개편 방안을 함께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LH 사장 자리가 8개월째 공석으로 남아 조직 개혁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후속 제도 설계도 지연되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 19일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LH 사장 인사 안건이 제외되면서 직접시행 체계 정비와 청약제도 논의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급방식 전환에 앞서 청약제도상 경과규정이나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공택지 주택공급의 주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기존 청약 대기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H 직접시행 전환은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이지만, 청약시장에서는 민영청약 기회 축소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공급방식 개편과 청약제도 개편이 따로 움직이면 수요자 혼란이 커진다"고 말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