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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이후 준비하는 美… 이란과 협상 이어가며 태평양 주시 [이종윤의 밀리터리 월드]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란 연안 해협 재봉쇄, 美-이란 협상 중
美, 이란 핵 구매 금지·항복 문서화 시도
북·중·러 밀착 속 태평양 안보 지형 변화
美 중심 서방진영 아태 연합훈련 강화
日도 美와 동맹 강화하며 견제 나서
韓, 美와 결속·독자 방어망 구축 과제

'발리카탄 25(Balikatan 25)' 훈련 기간 중인 지난해 5월 5일, 미 해군 특수전주정(NSWC) 소속 고속침투주정(CCA)이 필리핀해를 항해하고 있다. 발리카탄은 미군과 필리핀군 간의 연례 합동 훈련으로, 강철 같은 양국 동맹을 강화하고 연합부대의 역량을 향상하며 역내 안보와 안정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되었다. 미 해군·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캡처
'발리카탄 25(Balikatan 25)' 훈련 기간 중인 지난해 5월 5일, 미 해군 특수전주정(NSWC) 소속 고속침투주정(CCA)이 필리핀해를 항해하고 있다. 발리카탄은 미군과 필리핀군 간의 연례 합동 훈련으로, 강철 같은 양국 동맹을 강화하고 연합부대의 역량을 향상하며 역내 안보와 안정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되었다. 미 해군·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캡처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동 상황을 매듭짓는 전환점이 될 미국과 이란 간의 60일 한시적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식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최종 불발됐다. 양국 정상이 전자서류에 원격 서명한 직후,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개적인 MOU 체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양측은 대화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이 20일'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선언으로 MOU가 이행 초기부터 시험대에 올랐지만, 양측은 21일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실무회담 참석을 확인했다.

이같은 혼선은 예견됐다. 허드슨 연구소 등 글로벌 싱크탱크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강경파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배제한 채 페제시키안 온건 정부의 정치적 공간을 넓혀줌으로써, 이란 내부의 권력 지형 재편을 유도하려 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란 신정 체제의 완전한 종식을 원하는 이스라엘 및 중동 수니파 국가의 역내 역학관계와 이란 내부의 분열 상황이 정면 충돌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란 체제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 없는 한, 이번 회담 보류는 향후 '3차 군사적 정밀 타격 작전'이라는 더 큰 폭발로 가는 타이머를 잠시 멈춘 것에 불과하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미 제3다영역임무부대(3MDTF) 소속 장병들이 '탈리스만 세이버 25' 훈련 기간 중인 지난해 7월 16일, 호주 북부 영토에서 호주 외 대륙 지역 최초로 사거리 1600km급 '타이폰(Typhon)'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여 SM-6(Standard Missile-6)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번 정밀 타격의 성공은 미-호 동맹의 연합합동 표적화 및 지휘통제 상호운용성의 강력함과 지역 안보 강화를 위한 육상 기반의 연합 해상 타격 능력과 역량을 증명했다. 미 육군·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캡처
미 제3다영역임무부대(3MDTF) 소속 장병들이 '탈리스만 세이버 25' 훈련 기간 중인 지난해 7월 16일, 호주 북부 영토에서 호주 외 대륙 지역 최초로 사거리 1600km급 '타이폰(Typhon)'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여 SM-6(Standard Missile-6)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번 정밀 타격의 성공은 미-호 동맹의 연합합동 표적화 및 지휘통제 상호운용성의 강력함과 지역 안보 강화를 위한 육상 기반의 연합 해상 타격 능력과 역량을 증명했다. 미 육군·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캡처

■대이란 MOU의 본질과 통제 메커니즘
미 행정부와 이란 실무진 간의 종전 MOU 체결은 미국의 고도화된 전략의 실행으로 사실상 이란의 항복을 문서화하려는 수순으로 분석된다. 미국 전략예산평가센터(CSBA)가 지난 5월 발간한 글로벌 제재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당초 추진되던 60일 양해각서는 중동 전선의 임시 동결을 대가로 이란이 최종 협정 타결 전까지 핵 고농축 물질을 즉각 폐기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도록 강제하는 담보 체계로 관측했다.

미국 전쟁부 전쟁정보국(DWI)이 주도한 이번 종전 MOU 8항은 과거 미 오바마 행정부가 썼던 모호한 핵 획득 이라는 표현을 배제하고, 핵무기를 외부에서 유입할 수 없다는 '구매 금지' 라는 단어를 관철시켰다. 이는 미 정보당국이 북한과 중국이 이란과 벌여온 비밀 핵 기술 밀매 공급망의 궤적을 추적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군사 외교가 일각에선 최종 서명 직전 결렬된 결정적 이유로 MOU 제11~14항 동결 자산 해제 문구에 내재된 미국의 다단계 제어 장치를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MOU 문서에서 2000억달러에 달하는 이란의 해외 자산을 무조건 해제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 내에 협상의 진전 상황을 고려하여 발급한다는 단서를 달아 이란의 기성 행동에 비례해 특별 면허를 10%씩 분할 승인하는 통제 방식을 고수했다. 일본 평화안보연구소(IPS)도 긴급 타전한 역내 전략 브리프에서 이번 종전 MOU 체결 불발은 정식 종전협정 체결을 위한 의견 조율 성격의 '사전 합의 문서'로 지나친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면서도, 이란 내 강경파가 미국에 의한 금융 종속 메커니즘과 호르무즈 통제권 박탈의 조항에 직면하자, 최종 합의 시 미국의 완전한 통제에 놓이게 되는 상황을 완강히 거부하고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분석했다.

미·일 동맹의 점증하는 결속력을 상징하듯, 일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사령관 고바야시 히로키 중장(가운데)이 지난해 9월 16일 난세이 제도를 포함한 일본 전역에서 진행되는 연례 양자 훈련인 '레졸루트 드래곤 25(Resolute Dragon 25)' 훈련 중 타이폰 미사일 시스템 앞에서 미 육군 제3다영역임무부대(3MDTF) 사령관 웨이드 A. 거먼 대령(오른쪽), 제1다영역임무부대(1MDTF) 사령관 찰스 킨 대령(왼쪽)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미 육군·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캡처
미·일 동맹의 점증하는 결속력을 상징하듯, 일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사령관 고바야시 히로키 중장(가운데)이 지난해 9월 16일 난세이 제도를 포함한 일본 전역에서 진행되는 연례 양자 훈련인 '레졸루트 드래곤 25(Resolute Dragon 25)' 훈련 중 타이폰 미사일 시스템 앞에서 미 육군 제3다영역임무부대(3MDTF) 사령관 웨이드 A. 거먼 대령(오른쪽), 제1다영역임무부대(1MDTF) 사령관 찰스 킨 대령(왼쪽)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미 육군·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캡처

■시진핑 방북과 북중러 밀착의 지정학적 덫
지난달 20일 베이징 중·러 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8~9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평양 전격 방문과 북중 정상 간의 밀착 행보는 이번 중동발 협정 시도와 같은 지정학적 정세 판단이 맞물려 구동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아시아 태평양 전구 전반에 걸쳐 전개하는 초한전(超限戰, Unrestricted Warfare)과 통일전선전술의 막후에는, 미국이 다중 전선 피로감을 털어내고 군사적 역량을 동아시아로 이동시키려는 전략에 결정적 발목을 잡기 위해 중동과 유라시아의 정세 불안을 자극하려는 포석이 숨어 있다. 특히 이번 방북은 표면적 결속 과시와 달리, 최근 올 초부터 누적된 중공의 극심한 원유 조달난 속에서 북한으로 향하는 석유 통제권을 쥐고 김정은 정권을 자국 패권 전략에 완전히 종속시키려는 베이징의 다급한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본 방위연구소(NIDS)가 발간한 동아시아 전략 개황 리포트는 중국이 북한 평양 정권을 철저한 안보 레버리지로 삼아 서태평양 전역의 미군 킬웹(Kill Web) 구축을 교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 대가로 중공이 평양에 요구하는 핵심 명분은 동해와 연결되는 두만강 하구에 대한 조차권 및 중공군 해군기지 건설인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붕괴 시 미군과의 완충 구역을 형성하고 동해바다로의 해군 영향력을 직접 투사하려는 전략적 충돌이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 국방대학교 전략연구소(INSS)도 평양 수뇌부가 미국과 이란 간의 '고농축 핵 폐기 갈등'을 역이용해 러시아 및 중국과의 군사적 밀착을 명분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비대칭 전력 고도화를 위한 첨단 군사 기술 유입의 실리적 상향 조정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이미 미사일 장착용을 포함해 60발 안팎의 핵탄두를 완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평양은 중·러 사이에서 몸값을 극대화하는 줄타기 외교로 실리를 최대한 취하려는 형국이다. 미국 전쟁부의 시선이 동아시아로 전면 집중되는 압박 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북중러 밀착이라는 거대한 방어적 덫을 치는 이들 진영의 행보로 인해, 동아시아 전구는 가시적인 군사적 대치선과 비대칭 위협이 고착화되는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제30항공시험평가비행대(VX-30) 소속 KC-130T 허큘리스(Hercules) 수송기가 지난해 8월 6일 캘리포니아 벤투라 카운티 해군기지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다. 이 항공기는 '탈리스만 세이버 2025(Talisman Sabre 2025)' 훈련 기간 중 대리 미사일 플랫폼(Surrogate Missile Platform)으로 활용되어, 미 육군 최초의 해외 타이폰 미사일 시스템 발사를 지원했다. 미 공군·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캡처
제30항공시험평가비행대(VX-30) 소속 KC-130T 허큘리스(Hercules) 수송기가 지난해 8월 6일 캘리포니아 벤투라 카운티 해군기지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다. 이 항공기는 '탈리스만 세이버 2025(Talisman Sabre 2025)' 훈련 기간 중 대리 미사일 플랫폼(Surrogate Missile Platform)으로 활용되어, 미 육군 최초의 해외 타이폰 미사일 시스템 발사를 지원했다. 미 공군·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캡처

■인·태 전구의 억제력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무게
미·이란 종전 협상이 혼선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지구촌 안보의 핵심 축이 태평양 전구로 이동하는 거시적 정세 자체는 뚜렷이 관측된다는 것이 군사·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주된 분석이다. 미국 중심의 서방진영은 '발리카탄 2026'과 태국 '코브라 골드' 등 아태 전역에서 연쇄 연합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일 양국은 중국의 서태평양 진출을 차단하는 '제1열도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따라 핵심 타격 자산을 전방 배치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일본 자위대는 필리핀 발리카탄에 육상자위대 전투 부대를 최초 파견하고 우주·사이버·전자전(CEMA)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미·일 동맹의 '독자적 타격 축'으로 급부상했다.

인태 전구에 배치된 미 육군 다영역임무부대(MDTF)는 필리핀과 일본 규슈 등에 사거리 1600km의 '타이폰(Typhon)'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과 SM-6를 전개해 정밀 타격 범위를 확장했다. 일본 역시 사거리를 1000km 이상으로 늘린 '12식 지대함 미사일 개량형'을 미군 표적 정보 네트워크와 연동해 주요 해협을 물리적으로 봉쇄하고 있으며, 난세이 제도 등 취약 도서 지역에 105mm포를 탑재한 '16식 기동전투차(MCV)'를 신속 전개하는 그물망 억제력을 구축하고 있다.

문제는 중·러와 등거리 외교를 펼치는 북한 평양 정권이 중·러의 전략적 보루를 자처하며, 중국에 대한 두만강 하구 일대의 장기 조차권 양도 가능성 등 물밑 군사 실리를 챙기는 동시에 비대칭 핵 전력을 요새화하는 악순환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중동 동결 주사위가 동북아의 군사적 대치선을 고조시키는 나비효과로 작용하는 셈이다. 격랑에 휩싸인 글로벌 안보 축의 이동 속에서, 대한민국은 역내 기류를 냉철히 통찰·예지하고 비대칭 위협에 대응할 독자적 다층 방어망 구축을 넘어, 전략적 생존과 번영을 위해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원리에 근거한 한미동맹의 결속을 강화해야 할 엄중한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지난 2023년 9월 5일, '폴라 대거(POLAR DAGGER)' 작전 기간 중 미 해군 상륙수송선거함 존 P. 무사함(LPD 26) 비행갑판에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공중강습) 소속 MH-60M 블랙호크 헬리콥터 2대가 동시에 착함하고 있다. 존 P. 무사함은 합동부대의 헬리콥터 탑재, 해군 특수전 주정의 진수 및 회수, 첨단 센서를 통한 전 영역 감시 태세 유지 등 특수작전부대를 지원하는 데 최적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미 해군·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캡처
지난 2023년 9월 5일, '폴라 대거(POLAR DAGGER)' 작전 기간 중 미 해군 상륙수송선거함 존 P. 무사함(LPD 26) 비행갑판에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공중강습) 소속 MH-60M 블랙호크 헬리콥터 2대가 동시에 착함하고 있다. 존 P. 무사함은 합동부대의 헬리콥터 탑재, 해군 특수전 주정의 진수 및 회수, 첨단 센서를 통한 전 영역 감시 태세 유지 등 특수작전부대를 지원하는 데 최적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미 해군·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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