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이란, 60일 종전 협상 로드맵 마련...호르무즈·레바논 해법 합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이란, 스위스에서 파키스탄·카타르 중재로 18시간 밤샘 회담
공동 성명에서 종전 양해각서 이행 위한 "고위급 위원회" 설치 합의
향후 호르무즈해협 핫라인과 레바논 분쟁 관리 기구 설치하기로
중재 이끈 파키스탄, 중동 외교 영향력 커져
이란, 이번 합의 "중대한 진전"이라고 강조
美가 이란 제재 해제 약속했다고 주장...공동 성명에는 없어

미국의 JD 밴스 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4자 회담에 앞서 측근과 대화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의 JD 밴스 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4자 회담에 앞서 측근과 대화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종전 양해각서 발효 이후 처음으로 종전 세부 협상을 진행한 미국과 이란이 22일(현지시간) 18시간에 걸친 밤샘 협상 끝에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은 이번 회동에서 향후 60일 동안 최종 종전 합의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호르무즈해협과 레바논 분쟁을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60일 협상 로드맵, 호르무즈·레바논 언급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회동에서 협상 중재국으로 참여한 파키스탄과 카타르 대표들은 22일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당사국인 미국·이란을 포함한 4자 회담을 마친 뒤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문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의 이행 방안과 관련해 "고위급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종전 협상 대표들은 앞으로 해당 위원회에 정기적으로 협상 경과를 보고하는 동시에 핵과 제재, 모니터링 및 분쟁해결을 위한 실무그룹을 이끌 예정이다.

성명에 의하면 이번 회의는 고위급 위원회의 첫 모임이며 위원회는 회의에서 "60일 안에 최종 합의를 위한 로드맵"에 동의했다. 아울러 위원회는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안전한 통항을 목적으로 사고와 오판을 방지하기 위해, 양해각서 5항에 명시된 기간(60일) 동안 당사국 간의 연락선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당사국들(미국·이란)은 양해각서에 따른 레바논 내 군사작전 종료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중재국들의 조력 하에 당사국들과 레바논 간의 갈등완화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모든 의제에 관한 기술적 회담은 이번 주 남은 기간 동안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계속될 예정이다"라는 문구도 담겼다. 파키스탄·카타르는 성명에서 "협상이 최종 합의 도달을 목표로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을 처음 발표한 인물은 셰베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였다. 샤리프는 지난 4월부터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참모총장과 함께 미국과 이란의 종전을 주재했다. 무니르를 비롯한 파키스탄 지도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분을 바탕으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접촉을 통해 이번 협상을 이끌어냈다. 미국 올버니 대학의 크리스토퍼 클래리 정치학 부교수는 현지 매체들을 통해 "파키스탄은 2025년 초 중동에서 사실상 영향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오늘날 지역 내에서 중대한 외교적·군사적 행위자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타르가 이번 합의에 개입했지만 "파키스탄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격상됐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셰베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왼쪽)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참모총장이 4자 회담에 앞서 회의장을 지켜보고 있다.AF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셰베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왼쪽)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참모총장이 4자 회담에 앞서 회의장을 지켜보고 있다.AFP연합뉴스

이란, 석유 수출 해제 및 동결 자금 확보 주장
이란의 아바스 아그라치 외무장관은 22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공동 성명문을 올리고 파키스탄·카타르의 중재 덕분에 양해각서 이행 면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그는 "첫 번째 실질적 시험은 레바논 분쟁해결 메커니즘"이라며, 레바논 내 군사 충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구조가 합의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그라치는 미국이 이란에 가했던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수출 제한이 해제되고, 봉쇄가 풀리고, 동결된 자산 일부가 해제되었으며, 이란을 위한 대규모 재건 및 개발 계획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아그라치가 언급한 제재 해제 등은 이번 공동 성명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같은 날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선박 통항과 관련한 메커니즘을 마련하기로 (미국과) 합의했고, 이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석유 수출에 필요한 허가 발급과 동결 자금 해제를 논의했고 이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며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이 종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가이는 "현 단계에서 협상단의 업무는 끝났지만, 실무팀은 양해각서의 효과적 이행에 필요한 사안들을 놓고 내일 중재국이 참석한 회담에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해각서 13항에 따라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에 진입하려면 이런 조건들이 먼저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해각서 13항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 전투 중단,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 해제, 이란 석유제품 수출 허가 및 해외 이란 동결자금 해제 조치가 이뤄져야 "나머지 조항들에 대한 최종 협상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 파키스탄 및 카타르 대표들이 발표한 4자 회담 공동 성명.뉴스1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 파키스탄 및 카타르 대표들이 발표한 4자 회담 공동 성명.뉴스1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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