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대한간암학회, 간암 진료지침 4년 만에 개정
면역항암제 중심 치료전략 전면 재편
1차 치료 실패 후 후속 치료기준도 첫 제시
[파이낸셜뉴스] 국립암센터와 대한간암학회가 최신 연구 결과와 국내 임상 환경을 반영한 '2026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다. 면역항암제를 중심으로 전신치료 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치료 실패 환자를 위한 후속 치료 기준을 처음으로 체계화하는 등 국내 간암 진료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22일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최근 열린 국제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6'에서 공개됐다. 2022년 이후 축적된 임상 근거를 반영해 진단부터 국소치료, 방사선치료, 전신치료에 이르기까지 간암 진료 전반의 권고안을 새롭게 정비했다.
가장 큰 변화는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기반의 전신치료 전략이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기능을 차단해 환자의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도록 돕는 치료제다. 개정안은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 등을 주요 1차 치료로 권고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기준이 부족했던 '1차 면역항암제 치료 실패 후 치료 전략'을 국내 최초로 구체화했다. 환자 상태에 따라 렌바티닙이나 소라페닙 같은 표적항암제 또는 다른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권고해 환자 맞춤형 치료의 근거를 마련했다.
국소치료 권고안도 바뀌었다. 기존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중심에서 벗어나 환자에 따라 경동맥방사선색전술(TARE)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했으며, 8㎝ 이하 단일 종양에서는 종양이 위치한 간 일부에만 고선량 방사선을 조사하는 방사선 분절절제술의 적용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했다.
또 수술이 어려운 3㎝ 이하 초기 간암 환자는 기존 고주파열치료술뿐 아니라 체부정위방사선치료(SBRT)와 양성자치료도 선택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고령 환자나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 종양 위치상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복적인 TACE에도 효과가 없는 'TACE 불응성' 환자에 대해서는 간 기능이 악화되기 전에 항암제를 이용한 전신치료로 신속히 전환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간의 접근이 쉬운 부위에 발생한 암은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 간절제술을 우선 고려하도록 권고 등급을 높였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처음으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전면 도입해 국내외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권고안의 근거 수준을 강화했다. 내과와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필요한 핵심 권고안을 마련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간암은 환자 개개인의 간 기능과 종양의 병기, 위치에 따라 치료법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진료과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가이드라인은 국내 진료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한국형 표준치료지침으로 진료 표준화와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치료 선택지가 좁은 고령 환자나 기존 치료 실패 환자들에게 대안을 제시해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