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삼성전자 넘은 SK하이닉스…AI 시대 달라진 반도체 평가법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SK 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SK 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통주 기준)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하면서 26년 만에 국내 증시 대장주 교체됐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이 이번 시총 역전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집중도가 높은 SK하이닉스의 이익 레버리지와 글로벌 수급 요인까지 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이번 시가총액 역전의 배경으로 △HBM 중심의 AI 메모리 수혜 △SK하이닉스의 높은 반도체 사업 집중도 △ADR 상장 기대감 △글로벌 레버리지 상품 관련 수급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업황 개선 수혜를 받고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와 HBM 노출도가 높은 SK하이닉스의 이익 개선 효과가 주가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시가총액 역전은 단순한 순위 변화보다 AI 시대 반도체 기업의 가치평가 기준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으로도 해석된다. 과거에는 스마트폰과 가전, 디스플레이, 반도체를 모두 아우르는 삼성전자의 종합 전자기업 프리미엄이 부각됐다면, 최근에는 AI 서버 투자 확대와 맞물려 HBM 등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이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병목에 따른 업황 상승 사이클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면서도 "메모리 반도체 집중도가 더 높은 SK하이닉스의 상승 탄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감과 글로벌 레버리지 상품 관련 수급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ADR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해외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지고 글로벌 자금 유입 기대가 커질 수 있다. 동시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헤지 수요가 주가 상승 국면에서 추가 매수세로 이어지며 수급 효과를 키웠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많은데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인버스 상품이 거의 없다"며 "주가가 오르면 레버리지 상품 운용 과정에서 선물·옵션·델타헤지 등을 통해 추가 매수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매수가 매수를 부르는 구조가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에서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양사 시총 경쟁의 변수로는 차세대 HBM 주도권이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HBM4E 경쟁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16단 HBM4E 샘플 제출과 인증 통과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검증된 MR-MUF 공정을 16단까지 연장하는 SK하이닉스가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 선행 투자에 성공할 경우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16단 인증은 삼성전자의 하이브리드 신공정과 SK하이닉스의 검증된 MR-MUF 연장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는 안정성에서 SK하이닉스의 MR-MUF가 유리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하이브리드 본딩 선행 투자가 빛을 볼 수 있는 상반된 리스크 구도"라고 설명했다.
향후 시총 우위의 지속 여부는 글로벌 반도체주 흐름에 좌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질 경우 SK하이닉스의 이익 레버리지와 수급 효과가 유지될 수 있지만, 글로벌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을 경우 상승폭이 컸던 만큼 되돌림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양사 간 시총 격차가 다시 좁혀지며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총 1위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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