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밤에 감을까, 아침에 감을까?"... 피부과 전문의가 말하는 두피관리는
[파이낸셜뉴스] 장마와 폭염이 반복되는 여름철, 피부 못지않게 관리가 시급한 부위가 바로 두피다.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땀과 피지 분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데다, 강한 자외선이 두피 장벽을 빠르게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이 시기 관리에 소홀하면 모근이 약해지면서 가을철 '휴지기 탈모'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대표원장은 탈모가 소리 없이 찾아와 순식간에 진행되는 만큼,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서 진행을 억제하고 회복하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피부과 치료만큼이나 매일의 홈케어가 탈모 예방의 성패를 가른다는 것이다.
임 원장은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과 자외선은 두피 노화를 가속화해 잠재되어 있던 탈모 증상을 표면 위로 끌어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며 "많은 이들이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 검은콩을 먹는 등 민간요법에 의존하며 시간을 보내다 치료 시기를 놓치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탈모는 단순한 미용의 영역이 아닌 억제와 회복의 타이밍이 존재하는 의학적 질환"이라며 "초기에 내원해 두피와 모발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이에 맞는 모발성장치료시술과 약물치료를 복합적으로 적용한다면 탈모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개인의 탈모 유형과 진행 정도에 따라 적절한 시술을 시행하고, 이에 맞는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발이 눈에 띄게 가늘어지는 전조증상이 보인다면 망설이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소중한 모발을 지킬 수 있는 골든타임을 꼭 사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머리는 아침에 감는 게 좋을까, 밤에 감는 게 좋을까?
▲하루 종일 실외 활동을 하면서 두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와 노폐물, 폭발적으로 분비된 땀과 피지가 뒤엉켜 쌓인다. 이를 씻어내지 않고 잠들면 노폐물이 모공을 막아 두피 상재균을 증식시키고 지루성 두피염을 유발하는데, 이는 모근 환경을 황폐화해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하루 동안 쌓인 오염물질을 깨끗이 씻어내고, 세포가 재생되는 밤 시간에 두피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탈모 예방의 기본이다. 다만 밤에 머리를 감은 뒤 두피 속까지 완벽하게 말리고 자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축축한 상태로 잠들면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돼 오히려 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진다.
―머리를 말릴 때 자연 건조와 드라이어 중 어느 쪽이 나을까?
▲자연 건조가 자극이 덜할 것이라는 생각에 머리를 젖은 채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름철 젖은 머리를 오래 방치하면 두피 온도와 습도가 동시에 높아져 균이 번식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머리를 감은 직후에는 수건으로 톡톡 두드려 물기를 제거한 뒤, 드라이어의 찬 바람이나 미지근한 바람으로 모발이 아닌 두피 속을 겨냥해 바짝 말려야 한다. 뜨거운 바람은 자외선으로 이미 열을 받은 두피의 노화를 가속화하고 단백질을 손상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외출 시 두피 열을 내리는 방법은?
▲여름철 뙤약볕 아래서는 두피 온도가 순식간에 40℃ 이상으로 치솟아 모낭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다. 외출할 때는 통풍이 잘되는 모자나 양산으로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것이 필수다.
특히 머리카락이 갈라져 두피가 노출되는 가르마 부위와 정수리는 자외선에 취약한 부위로, 한 방향으로만 가르마를 타면 그 부위의 모낭이 집중적으로 손상돼 탈모가 가르마를 중심으로 넓어지기 쉽다. 주기적으로 가르마 방향을 바꿔 특정 부위에 자극이 몰리지 않도록 분산시키는 것이 효과적인 예방책이다.
―탈모 증상이 의심될 때는 언제 병원을 찾아야 할까?
▲많은 환자들이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빠져 두피가 드러날 때서야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모낭 세포가 완전히 퇴화한 뒤에는 어떤 치료로도 모발을 다시 자라게 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머리카락 개수가 줄어들기 전, 정수리나 앞머리가 뒷머리에 비해 가늘어지고 힘없이 처지는 '연모화' 현상이 나타나는 초기 단계가 세포를 되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 같은 전조증상이 관찰되면 즉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초기 내원 시에는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 호르몬(DHT)을 차단하는 경구용 약물(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과 바르는 미녹시딜로 탈모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첫 단계다. 이후에는 무너진 두피 환경을 재건하기 위한 메디컬 시술을 병행해 효과를 극대화한다. 모낭 세포 재생을 돕는 성장인자와 영양 성분을 두피 진피층에 직접 주입하는 자가혈액성장인자(PRP) 주사와, 엑소좀(Exosome) 성분을 두피에 도포해 흡수시키는 치료를 통해 모근을 강화하고 모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