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한계 넘는다"… K바이오 대장암 신약 개발 경쟁
국내 세번째로 많은 '대장암'
기존 항암제 효과 떨어지는
'MSS' 환자가 80~90% 달해
이중항체·ADC·표적항암제 등
차세대 치료제 개발 '가속'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제한적인 현미부수체 안정형(MSS) 대장암 환자가 전체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드팩토와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한미약품 등은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차세대 표적항암제 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2일 국가암정보센터의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국내에서 갑상선암과 폐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남성에서는 네 번째, 여성에서는 세 번째를 차지했다.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환자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세대 치료제 개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장암은 대표적인 미충족 의료수요(Unmet Medical Needs) 암종이다. 면역항암제는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환자에서는 높은 치료 반응을 보이지만, 전체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MSS 환자에서는 반응률이 5% 미만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학술 코호트 연구에서는 대장암 환자의 약 88.8%가 MSS로 분류됐으며 일부 임상자료에서는 90%를 웃도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MSS 대장암 치료 효과를 높일 병용요법과 신규 기전 치료제 개발이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메드팩토는 'TGF-β' 저해제 '백토서팁(Vactosertib)'을 활용한 MSS 대장암 치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백토서팁과 PD-1 면역항암제,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VEGFR) 저해제를 결합한 삼중 병용요법의 전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MSS 대장암과 유사한 동물모델에서 종양성장억제율(TGI) 85.6%를 기록했고, PD-1 항체 단독요법과 이중 병용요법보다 우수한 효과와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형암 적응증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001(토베시미그)'은 담도암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아 파트너사 컴퍼스 테라퓨틱스를 통해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며,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도 진행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L1CAM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ADC 후보물질 'LCB97'을 일본 오노약품공업에 기술수출했다. L1CAM은 대장암을 비롯한 다양한 고형암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이며, 현재 LCB97은 전임상 단계다.
한미약품은 대장암에서 가장 흔한 유전자 변이 중 하나인 KRAS 변이를 겨냥한 SOS1-KRAS 상호작용 저해제 'HM101207'을 차세대 표적항암제로 개발하고 있다. 비임상 연구에서 다양한 KRAS 변이와 PTPN11, NF1 변이 암세포에서도 성장 억제 활성을 확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대장암 신약이 개발되면 기술이전과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다만 주요 후보물질 대부분이 전임상 또는 초기 임상 단계인 만큼 실제 환자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