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이대론 안 돼...공급 없인 백약이 무효" [fn 인사이트]
[파이낸셜뉴스] 23일 파이낸셜뉴스가 만난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과 한문도 명지대 교수는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여야'로 불릴 만큼 뚜렷한 입장 차를 보였다. 한 교수가 정부 정책의 방향성에 무게를 둔 규제론에 가깝다면, 김 소장은 "서울 평균은 상승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며 시장의 흐름을 강조하는 쪽이다. 김 소장은 "서울이 하락 전환되는 건 금리가 엄청나게 올라가지 않는 한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3기 신도시 빠르게 공급해야"
시장 전망에서는 이견이 큰 두 전문가도 신규 아파트 공급 문제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김인만 소장은 "주택시장 안정을 누구나 원한다. 집값 폭등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라고 했고, 한문도 교수도 "핵심은 공급이 충분해야 시장이 안정된다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이 공통으로 지목한 문제는 3기 신도시였다. 김 소장은 "2018년 발표한 3기 신도시가 8년이 됐으니 성과가 나올 때가 됐는데, 사전청약 추정 분양가를 확정 분양가에서 올려버리며 무주택자의 신뢰가 무너졌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차라리 '청약 페스티벌'을 열어 공공분양을 한꺼번에 선보이고, 추정 분양가를 국가가 책임지든지 반값으로 공급하든지 시장 기대보다 강한 신호를 줘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한 교수는 더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노태우 정부와 이명박 정부 시절을 거론하며 "정부 정책으로 집값이 3년 이상 안정된 게 딱 두 번인데, 둘 다 분양가격을 고지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남 서리풀 지구를 국민주택 규모로 시뮬레이션하면 분양가가 10억~13억원 사이로 나온다. 그걸 발표하면 정부의 확실한 의지를 알 수 있다"라며 "강남이 30억 하는데 14억에 분양하면 누가 쫓아가 사겠느냐. 수요 분산이 시작되고 시장이 안정된다"라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가 진척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 교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문제를 꼽았다. 그는 "보상도 거의 끝났고 마음만 먹으면 분양에 들어갈 수 있는데, PF 구조조정이 끝나지 않아 분양가를 낮추지 못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좌고우면하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리인상...DSR 40% 선에 맞춰야"
두 전문가 모두 올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문도 교수는 "올해 8월과 11월에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할 것 같다"라며 "한국은행 총재가 매파 성격인 데다 점도표에 금리 인상이 이미 찍혀 있어 시기의 문제"라고 전망했다. 그는 "많으면 0.7%포인트까지도 인상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했다.
김인만 소장은 "성장·물가·가계부채·환율 등 지표를 볼 때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올해는 한 번 정도에 그치고 내년에 한두 차례 더 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0.25%포인트 한 번 올리는 것으로는 크게 요동치지 않겠지만, 누적되거나 빅스텝으로 갈 경우 부담이 커진다"라고 짚었다.
시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김 소장은 "고가 시장은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관망세가 8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15억원 이하 구간은 전월세난과 신혼부부 실수요로 인해 천정부지로 오르기보다 어느 정도 오르면 옆 지역으로 옮겨가는 '키 맞추기'식 확산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교수는 상방 압력은 상당하지만 거래량이 받쳐주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서울은 상승이 더 많이 나왔지만 거래량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라며 "거래량이 받쳐주지 않는 가격 상승은 페이크라는 명언이 있다. 금리 인상 코드까지 맞물려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여력은 약해질 것"이라고 봤다.
내 집 마련 전략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능력이 되면 실수요자는 사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김 소장은 "금리 인상 국면인 만큼 자금 계획을 보수적으로 세워야 한다. 원리금 상환 부담에 50% 정도 마진을 두고, 무리하면 면적을 줄이거나 지역을 옮기는 게 낫다"라고 조언했다.
한 교수도 매수 기준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제시했다. 그는 "DSR 40% 선이면 금리가 올라 50~55%가 되더라도 버틸 수 있는, 이미 검증된 안정선"이라며 "그 기준 안에서라면 사도 문제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올라가면 경매 물건이 나오니 경매도 한번 돌아보면 좋은 기회가 있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