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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양형위, '10년 내 음주 재범'·'술타기' 양형기준 만든다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법원이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사람이 10년 안에 다시 음주운전을 한 '재범'과, 음주측정을 피하려 술을 더 마시는 이른바 '술타기' 수법의 음주측정방해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마련에 착수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동원)는 지난 22일 제146차 전체회의를 열고 교통범죄군과 대부업법·채권추심법 위반 범죄의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양형기준은 범죄 유형별로 대법원이 정하는 권고 형량 범위로, 판사가 판결할 때 참고하는 지침이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권고 효력을 가진다. 이번 회의에서는 양형기준의 설정 범위와 유형 분류를 논의했으며, 구체적인 형량 범위와 양형 인자는 앞으로 추가로 논의해 정하기로 했다.

양형위는 교통범죄군 설정 범위에 '10년 내 재범 음주운전·음주측정거부·음주측정방해'와 '음주측정방해' 처벌 규정을 새로 포함했다. 종전 도로교통법은 2회 이상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거부를 한 사람을 처벌 전력이나 시기에 관계없이 가중처벌하도록 했으나, 2022년 5월 헌법재판소가 "전력이나 시기 제한 없이 재범을 가중처벌하는 것은 비례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으로 결정해 효력을 잃었다. 이후 국회는 이듬해 4월 '벌금형 이상의 확정판결을 받고 10년 내 다시 범행한 사람'을 가중처벌하는 개정법(이른바 윤창호법)을 시행했다.

양형위는 위헌 소지가 해소됐다고 보고 '10년 내 재범 음주운전'을 별도의 중(中)유형으로 분류해 새로운 형량 범위를 설정하기로 했다. 음주운전 재범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징역형뿐 아니라 벌금형 양형기준도 함께 두기로 했다.

지난해 5월 시행된 음주측정방해 처벌 조항도 소(小)유형으로 추가된다.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품을 쓰거나 측정 전후로 술을 더 마시는 등 측정을 곤란하게 하는 행위가 대상이다. 양형위는 음주측정방해가 기존 음주측정거부와 유사하고 법정형도 같은 점을 고려해 두 행위를 같은 소유형으로 묶어 형량 범위를 함께 정하기로 했다.

다만 약물운전 범죄는 이번 설정 범위에서 빠졌다. 법정형을 높인 개정법은 지난해 4월, 재범 가중처벌 조항은 올해 4월 시행돼 아직 판례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데다, "약물의 스펙트럼이 넓고 음주운전·음주측정거부와 법정형이 달라 기존 양형기준을 참고해 기준을 설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사고 후 미조치와 과실재물손괴 행위도 검토됐으나, 인명피해가 있으면 상상적 경합으로 처벌되고 그렇지 않으면 약식명령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제외됐다.

양형위는 대부업법·채권추심법 위반 범죄 양형기준도 입법 취지를 반영해 일부 손질하기로 했다. 채권추심법의 경우 채권추심자의 권리남용·불법행위로부터 채무자의 평온한 생활을 보호하려는 취지의 처벌 규정(9조 4∼7호)을 설정 범위에 새로 넣었다. △채무자 외의 사람에게 채무에 관한 거짓 사실을 알리는 경우 △채무자나 관계인에게 변제자금 마련을 강요하는 경우 △변제 의무가 없는 사람에게 대신 변제를 요구하는 경우 △채무자의 직장 등에서 채무에 관한 사항을 공연히 알리는 경우 등으로, 법정형은 3년 이하 징역이다. 기존에는 채무자 등을 폭행·협박·감금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야간 방문이나 전화로 공포심을 유발한 경우에만 양형기준이 있었다.

대부업법 위반 범죄는 법정형 상향과 정의 규정 개정을 반영했다. 양형위는 소유형을 △중개수수료 수령 △이자율 제한 위반 등 △불법사금융업 등으로 구분했다. 이자율 제한 위반의 법정형이 높아진 점을 반영해 중개수수료 수령과 소유형을 분리했고, 종전 '미등록 대부업'이라는 표현은 '불법사금융업 등'으로 고쳤다.

양형위 관계자는 "통계에 기초한 형량 범위 설정이나 양형 인자 추출이 가능할 만큼 사례가 축적됐는지, 금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취지와 직접 관련이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양형위는 오는 8월 10일 제147차 회의를 열고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설정 범위·유형 분류)과 응급의료·구조·구급방해 범죄 양형기준 설정안(형량 범위·양형 인자·집행유예 기준)을 심의할 예정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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