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민심 경고등' 켜진 李정부… AI·신산업으로 국정 돌파 ['민선 9기 출범'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을 묻다 (상)]

김윤호 기자,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논란 큰 과감한 부동산 세제개편
결국 속도조절로 노선 선회할듯
여야 이견 적은 AI·신산업 집중
저PBR 상속 등 자본시장 선진화
데이터센터·전력망 규제 완화도
與, 지선 '반쪽 승리' 스크래치
서울시장 패배로 드러난 표심
여권내 지도부 책임론 분출 속
친명-반명 당권경쟁 조기 점화
국정동력 유실 차단 나설수밖에

'민심 경고등' 켜진 李정부… AI·신산업으로 국정 돌파 ['민선 9기 출범'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을 묻다 (상)]
'민심 경고등' 켜진 李정부… AI·신산업으로 국정 돌파 ['민선 9기 출범'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을 묻다 (상)]
'민심 경고등' 켜진 李정부… AI·신산업으로 국정 돌파 ['민선 9기 출범'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을 묻다 (상)]

이재명 대통령 '후광'으로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지만, 핵심인 서울시장을 비롯해 격전지들은 국민의힘에 내주면서 '절반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2년차에 접어든 이재명 정부의 국정동력도 그만큼 꺾이게 됐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애초 대승을 점쳤던 민주당은 선거 후에 밀린 논쟁적 입법들을 밀어붙일 방침이었다. 2028년 총선까지 전국단위 선거가 없는 시기라 쟁점적 정책을 법제화하기에 적기라는 정치적 판단에 근거해서다.

오는 7월 말께 공개되는 세제개편안을 계기로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을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65세 법정정년 연장과 국민연금 보장성 확대를 병행하고,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통합 및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등 행정개편을 재개하는 등이 거론돼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물론 청와대도 현재 당권경쟁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주요 접전지역 선거 패배로 정청래 지도부 책임론이 일면서 조기에 차기 당권 신경전에 돌입해서다. 이 대통령이 직접 친명(親이재명) 당권을 노린 듯 민주당 내분을 부추기고 있다. 선거 후 대국민사과를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정청래 대표를 겨냥한 듯 "여당은 진영이 아닌 국민을 향해야 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민심의 경고를 받아들여 몸을 낮추는 모양새를 취하는 동시에 정청래 대표의 연임 시도를 견제하는 효과를 거둔 것이다.

당권경쟁에 가라앉았던 이슈가 떠오르기도 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후공정 호남 이전론이다. 권리당원 비중이 큰 호남에 구애하기 위해서다. 영남권 수혜를 노린 국민의힘도 뛰어들면서 판이 커지는 분위기다. 미뤄왔던 국정과제보다 먼저 진행 중인 국가사업 뒤집기부터 수면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처럼 민주당 내부는 물론 이 대통령까지 당권경쟁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차기 여당 지도부 성향에 따라 국정운영 양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친명의 반대편에 선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당청갈등이 잦아질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이런 상황 탓에 정부가 산적한 국정과제들을 본격 추진하는 것은 민주당 차기 당권이 정해진 후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검찰 조작기소 특별검사법과 형사소송법상 공소청 보완수사권 부여를 두고 정부와 정 대표가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정 대표는 특검에 대해 함구하는 한편 보완수사권은 내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 대표가 연임한다면 당장 이 사안들부터 당청이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친명 주도로 띄워졌던 정책인 △쿠팡 견제를 위한 대형마트 새벽배송 영업 허용 △형법·상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 폐지 △주가 누르기 방지 등을 위한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 △국민건강보험 재정 확충을 위한 설탕부담금 도입 등도 정 대표 연임 시 당청 간 쟁점이 될 여지가 있다.

당권 향방과 별개로 속도를 내기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기조로 전환된 국정과제도 있다.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이상 과감한 세제나 규제 조치를 취하기 쉽지 않아져서다. 자칫 논란이 발생하면 정부·여당 지지율 타격을 받아 국정동력이 저하될 수 있고,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권가도를 더욱 크게 열어주며 정권 재창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일단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세제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예고해왔던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와 보유세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7월 세제개편안에 담기더라도 논란이 일게 되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가로막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에 투기목적 다주택자 제재 방향은 유지하되, 실거주 1주택자와 실수요자 권익 보호에 더 주안점을 두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명이 당권을 잡고 당청협력이 원활해진다고 해도 국정동력 확보가 쉽지만은 않다. 제1야당 국민의힘의 위상이 이전과 달라서다. 최근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을 앞섰다. 단순히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부동산 정책에 한해서만 눈치를 보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때 여대야소를 활용해 개혁입법을 밀어붙였다가 정권을 뺏긴 경험이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특히 2028년 총선까지 고려하면 이재명 정부 뒷받침이라는 일념만으로 쟁점법안들을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돌파구는 인적쇄신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쟁점은 적으면서 국민 체감도는 높은 정책들을 우선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절차를 마치는 대로 대통령 참모진 개편과 개각을 단행하는 한편 여야 모두 반대하기 어려운 첨단산업 육성책에 힘을 쏟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산업 진흥이 있다. 청와대 정책라인은 AI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망, 제조업, 지역균형발전 등이 모두 결합된 국가전략 과제라는 점에서 방점을 찍고 있다. AI기본법 후속입법과 플랫폼기업 규제, 데이터센터 입지·전력 대책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지 여론을 키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주가 띄우기 입법을 앞세울 수도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상속·증여 시 비상장회사 방식인 자산과 수익 공정가치평가액 과세를 하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담은 이른바 '밸류업 공시'를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이다. 이어서 정년연장과 연금개혁, 행정개편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국정과제를 내세워 여야정이 머리를 맞대야 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여야정 협의체를 이 대통령 주도로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같은 과정 속에서 국정 동력을 키워 내년에 별러 온 개혁입법들을 관철한다는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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