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부르다 돌아가신 부모님… 유정아, 보고싶다" [잃어버린 가족찾기]
29년 전 영월서 사라진 30개월 변유정
친할머니 집에서 낮잠 자다 사라져
짱구 이마·처진 눈·우측 가마가 특징
"유정이가 감기를 많이 앓았는데 지금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입니다. 살아만 있다면 꼭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변영호씨는 29년 전 실종된 딸 변유정씨(현재 나이 31·사진)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생후 30개월이던 유정씨는 친할머니 집에서 지내던 중 갑자기 사라졌고, 변씨 부부는 여전히 애타게 딸을 찾고 있다.
유정씨는 1997년 4월 5일 전남 영암군 한 시골 마을에서 실종됐다. 당시 맞벌이를 하던 변씨 부부는 유정씨가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전까지 조부모에게 맡겨 키우고 있었다.
변씨에 따르면 실종 당일 오전 유정씨의 할아버지는 뒷산으로 일을 보러 가고, 집에는 할머니와 유정씨만 남아 있었다. 점심 무렵 함께 낮잠을 자던 중 할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자 할머니는 잠든 유정씨를 두고 잠시 산으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유정씨는 사라진 상태였다.
변씨는 "집이 마을과 떨어져 있는 외진 곳이었다"며 "아이가 잠에서 깨 혼자 밖으로 나왔는데 지나가던 누군가가 데려간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딸을 찾기 위한 부모의 노력은 수십년 동안 계속됐다. 변씨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를 돌며 전단지를 붙였고, 읍·면·동사무소에 수만장을 보내 게시를 부탁했다"며 "신문 광고를 내고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안 해본 일이 없다"고 전했다.
실종 이후 제보 전화가 다수 걸려왔으나 이는 대부분 허위제보이거나 장난전화였다고 한다. 변씨는 "제주도부터 강원도까지 전국에서 연락이 왔다. 주소를 알려주면 직접 찾아가거나 경찰과 함께 확인하러 갔지만 결국 아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딸의 실종은 가족 전체의 삶을 바꿔 놓았다. 김씨는 "우리 가족은 원래 화목했다"며 "하지만 딸이 실종된 이후 서로 미안한 마음이 커지면서 가족 관계도 많이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조부모는 평생 죄책감 속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 아버지가 손녀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늘 괴로워했다"며 "2008년에 아버지가, 2023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두 분 모두 마지막까지 유정이 얘기를 하다가 눈을 감으셨다"고 말했다.
유정씨는 실종 당시 나이가 어려 친부모를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변씨는 "맞벌이하느라 1년에 서너번만 겨우 봤고, 유정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더 따랐다"며 "지금도 혹시 본인에게 친부모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변씨는 실종아동 유전자 검사에 대한 홍보 확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종아동 당사자들이 무료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면 좋겠다"며 "혹시라도 딸이 관련 정보를 접하고 스스로 검사를 받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기억 속 유정씨는 아이스크림과 산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변씨는 "집 근처 산이나 들길을 손잡고 걸어가면 정말 좋아했다"며 "아이스크림을 특히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유정씨는 짱구 이마에 눈이 처지고 가마가 우측에 있는 신체특징을 갖고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